참선 수행의 무량한 공덕 > 월간고경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월간 고경홈 > 월간고경 연재기사

월간고경

[지혜와 빛의 말씀]
참선 수행의 무량한 공덕


페이지 정보

성철스님  /  2024 년 10 월 [통권 제138호]  /     /  작성일24-10-05 14:27  /   조회1,173회  /   댓글0건

본문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설사 억천만겁 동안 나의 깊고 묘한 법문을 다 외운다 하더라도 단 하루 동안 도를 닦아 마음을 밝힘만 못하느니라.”

 

붓다의 참선과 아난의 글

 

또 말씀하셨다.

“내가 아난과 같이 멀고 먼 전생부터 같이 도에 들어왔다. 아난은 항상 글을 좋아하여 글 배우는 데만 힘썼기 때문에 여태껏 성불하지 못하였다. 나는 그와 반대로 참선에만 힘써 도를 닦았기 때문에 벌써 성불하였다.”

노자도 말씀하였다.

“배움의 길은 날마다 더하고, 도의 길은 날마다 덜어 간다. 덜고 또 덜어 아주 덜 것이 없는 곳에 이르면 참다운 자유를 얻는다.”

옛 도인이 말씀하였다.

 

사진 1. 선방에서 선정 삼매에 드신 성철스님. 사진: 주명덕.

 

“마음은 본래 깨끗하여 명경明鏡과 같이 밝다. 망상의 티끌이 쌓이고 쌓여 그 밝음을 잃고 캄캄하게 어두워서 생사의 고를 받게 된다. 모든 망상의 먼지를 다 털어 버리면 본래 깨끗한 밝음이 드러나 영원히 어두움을 벗어나서 대자유의 길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학문에 힘쓰는 것은 명경에 먼지를 자꾸 더하는 것이어서 생사고를 더 깊게 한다. 오직 참선하여야 먼지를 털게 되어 나중에는 생사고를 벗어나게 된다.” 

또 말씀하였다.

 

“학문으로써 얻은 지혜는 한정이 있어서 배운 그 범위 밖은 모른다. 그러나 참선하여 마음을 깨치면 그 지혜는 한이 없어, 그 지혜의 빛은 햇빛과 같고 학문으로 얻은 지혜의 빛은 반딧불과 같아서 도저히 비유도 안 된다.”

 

육조대사六祖大師는 나무장수로서 글자는 한 자도 몰랐다. 그러나 도를 깨친 까닭에 그 법문은 부처님과 다름없고, 천하없이 학문이 많은 사람도 절대로 따를 수 없었다.

천태天台스님이 도를 수행하다 크게 깨치니, 그 스승인 남악南岳스님이 칭찬하며 말했다.

 

“대장경을 다 외우는 아무리 큰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너의 한없는 법문은 당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그래서 천고에 큰 도인이 되었다.

역易선사는 고봉高峰선사의 법제자이다. 출가해서 심경心經을 배우는데, 3일간에 한 자도 기억하지 못하였다.

 

사진 2. 참선하는 수행자들을 독려하고 계시는 성철스님. 사진: 주명덕.

 

그 스승이 대단히 슬퍼하니, 누가 보고 “이 사람은 전생부터 참선하던 사람일 것이다.”라고 하여 참선을 시키니, 과연 남보다 뛰어나게 잘하였다. 그리하여 크게 깨쳐 그 당시 유명한 고봉선사의 제자가 되어 크게 법을 폈다. 99세에 입적하시어 화장을 하니, 연기는 조금도 나지 않고 사리가 무수히 쏟아져서 사람들을 더한층 놀라게 하였다.

 

공양 중의 최고 공양은 자성공양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방세계에 가득 차는 음식, 의복, 금은보화로써 시방세계의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천만년 예배를 드리면 그 공덕이 클 것이다. 그러나 이 많은 공덕도 고통 받는 중생을 잠깐 도와준 공덕에 비하면 천만 분의 일, 억만 분의 일도 못 된다.”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다.

부처님 제자로서 자기 생활을 위하여 부처님의 본의本意를 어기고 부처님 앞에만 ‘공양 올리라’ 한다면, 이는 불문佛門의 대역大逆이니 절대로 용서치 못할 것이다.

중생을 돕는 법공양을 버리면 광대무변한 부처님의 대자비는 어느 곳에서 찾겠는가? 탄식하고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 3. 성철대종사의 사리탑전에서 참선하는 해인사 수련회 참가자들.

 

그러나 이렇게 큰 법공양도 화두만 참구하는 자성공양自性供養에 비교하면 또 억만 분의 일도 못 된다. 참으로 자성공양을 하는 사람 앞에서는 백천 제불이 칭찬은 감히 꿈에도 못하고, 3천 리 밖으로 물러서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영명永明선사가 말씀하였다.

“널리 세상에 참선을 권하노니, 설사 듣고 믿지 않더라도 성불의 종자는 심었고, 공부를 하다가 성취를 못하여도 인간과 천상의 복은 훨씬 지나간다.”

이러한 말씀들은 내 말이 아니라 시방제불과 조사들이 함께 말씀하신 것이다.

 

악은 물론 버리지만 선도 생각하면 안 된다. 선·악이 모두 생사법生死法이어서 세간의 윤회법이지 출세간의 절대법은 아니다. 선·악을 버려서 생각지 말고 오직 화두 하나만 의심하는 것이 참다운 수도인이다.

그러므로 옛 조사가 말씀하였다.

 

“대자비심으로 육도만행, 곧 남을 돕는 큰 불사를 지어 공부를 성취하려는 사람은 송장을 타고 큰 바다를 건너려는 사람과 같느니라.”

조주趙州스님이 말씀하였다.

“너희들은 총림에 있으면서 10년, 20년 말하지 않고 공부하여라. 그래도 너희를 벙어리라 하지 않으리라. 이렇게 공부하여도 성취 못 하거든 노승의 머리를 베어 가라.”

 

사진 4. 조주종심趙州從諗 선사.

 

과연 그렇다. 공부하는 사람은 입을 열어 말을 하게 되면 그 순간이 공부가 끊기는 때이니,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는 천만년 하여도 소용없다. 오직 항상 계속해서 간단間斷이 없어야 한다.

일본의 도겐(道元)선사는 일본에 처음으로 선을 전한 사람이다. 중국 송나라에서 공부를 성취하고 환국하여 처음으로 외쳤다.

“일본은 불법이 들어온 지 벌써 8백 년이 되어 각종 각파가 전국에 크게 흥성하지마는 불법은 없다. 고려는 조금 불법을 들었고, 중국은 불법이 있다.”

이 무슨 말인가?

팔만대장경으로써 온 우주를 장엄하여도 그 가운데 자성을 깨친 도인이 없으면, 그것은 죽은 송장의 단장에 불과한 것이다. 모든 법의 생명이 자성을 깨치는 데 달렸기 때문이다.

 

오직 자성을 닦는 것이 정법

 

자성을 밝히는 선문에서 볼 때에는 염불도 마구니이며, 일체 경전을 다 외워도 외도이며, 대자비심으로써 일체중생을 도와 큰 불사를 하여도 지옥귀신이다. 모두 다 생사법이지 생사를 벗어나는 길은 되지 못하니, 필경 송장 단장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오직 자성을 밝히는 길만이 살길이다.

그러므로 앙산仰山스님이 말씀하였다.

 

“『열반경』 40권이 모두 마설魔說이니라.”

『열반경』은 최상승경인데, 이것을 마설이라고 하면 일체경이 전부 마설이 아닐 수 없다. 오직 자성만 믿고 닦아야 한다.

동산洞山스님이 말씀하였다.

“부처와 조사 보기를 원수같이 하여야만 바야흐로 공부하게 된다.”

또 옛 조사가 말씀하였다.

“비로자나의 머리 위에 있는 사람이 되어라. 아니, 누구나 다 비로자나 부처님의 머리 위에 앉아 있지 않은 사람이 없느니라.”

또 말씀하였다.

 

“장부 스스로 하늘을 찌르는 기운이 있거니, 어찌 부처의 가는 길을 가리오. 올빼미는 다 크면 그 어미를 잡아먹나니, 공부인도 필경은 이와 같아야 한다.”

곧 부처와 조사를 다 잡아먹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때가 부처님의 은혜를 갚게 되는 때이다.

그러므로 적수단도赤手單刀로 살불살조殺佛殺祖라 한다. 이것이 대낙오자大落伍者의 일상생활이며 대우치인大愚痴人의 수단방법이다. 

 

- 성철스님의 법어집 『자기를 바로 봅시다』(장경각, 2014)에서 발췌.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성철스님님의 모든글 보기

많이 본 뉴스

추천 0 비추천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우) 03150 서울 종로구 삼봉로 81, 두산위브파빌리온 1232호

발행인 겸 편집인 : 벽해원택발행처: 성철사상연구원

편집자문위원 : 원해, 원행, 원영, 원소, 원천, 원당 스님 편집 : 성철사상연구원

편집부 : 02-2198-5100, 영업부 : 02-2198-5375FAX : 050-5116-5374

이메일 : whitelotus100@daum.net

Copyright © 2020 월간고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