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건강 기공]
臥龍登天-용이 깨어나 하늘로 오르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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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 2020 년 6 월 [통권 제86호] / / 작성일20-06-22 13:47 / 조회76,671회 / 댓글0건본문
사희수 : 한의학박사, 동의기공연구원장
만물에 대한 고마움, 인연, 서로간의 기氣·에너지 등을 알기 위해 불가기공을 수련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연의 어우러짐을 알면 고마움만 가슴에 남는다.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불가기공은 좌선과 다르지 않다. 좌선을 통해 호흡의 들숨과 날숨, 기의 움직임 등을 관觀해 알아차리는 것처럼 인체를 움직이며 동작 하나하나에서 기를 느끼고 만물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오감五感을 의식세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탁한 기운을 내뱉고 새로운 맑은 기운淸氣을 받아들인다. 맑은 기운을 청경상승淸輕上昇하는 것이다. 대자연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 중에 채기법(採氣法, 외부로부터 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있다. 나무나 바위에서 채기를 수련할 때에는 기가 가장 잘 흐르는 기공삼문氣功三門 중 하나인 손바닥 가운데 노궁혈勞宮穴로 기를 받아들이는데, 의념으로 숨을 들이쉴 때 기를 받는다.
명산의 기氣는 절에서 받는다
천하명산의 기풍수 터는 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생명수가 나오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명당에는 대체로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 명산대찰에 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심신이 허하고 기운이 없으면 절에 가면 된다. 나 역시 기를 충전하러 자주 절에 간다.
존경하는 스님이 대둔산 태고사에 주지 소임을 맡아 부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태고사는 내가 좋아하는 절이다. 전국 12승지의 하나인 태고사는 엄지 척,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절이다. 그 옛날 원효 대사께서 태고사 터를 발견하고 도인이 나올 땅이라며 3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 한다. 태고사에는 의상 대사가 도를 닦았던 의상대도 있다. 만해 한용운 스님이 “대둔산 태고사를 보지 않고 천하의 명승지를 논하지 말라.”고 하였을 만큼 천하명당이다.
6.25사변 때 불타 폐허가 된 사찰을 2011년 101세에 입적하신 도천道泉 스님에 의해 새롭게 중건되었다. 도천 스님은 금강산 마하연에서 출가하여 제방의 선원에서 정진하시고 이후 금강산 마하연과 닮은 태고사를 찾아, 50여 년간 태고사를 지금에 이르게 하였다.
태고사에는 깎아지를 듯한 벼랑 위에 세워 놓은 아름다운 종각이 있다. 도천 스님은 예전에 “대둔산은 용이 누워 있는 와룡臥龍 형상으로, 태고사의 종을 울리게 하여 그 공명으로 용이 깨어나 나라의 안위를 보살피고 국운이 창대해진다.”고 말씀하셨다. 또 신수神水를 간직한 용궁이 있다. 용궁 안에는 용천수龍泉水가 샘솟는데 물맛 또한 기가 막히게 좋다. 평생 손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거칠게 일만 하시면서 백수를 사셨던 도천 스님, 스님의 건강은 용궁의 용천수의 기운 덕분이 아닐까 싶었었다. 그래서 더욱 태고사로 향했다. 신령스러운 용의 기운이 가득한 태고사에서 불가기공 와룡등천의 용보를 촬영하고자 한걸음에 달려갔다.
불가기공은 명칭 하나하나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자 노력했다. 불가기공의 여덟 번째 연속동작은 용보(龍步, 용자세)이다.
그림 1~2 용보의 예비공법이다.
1. 우녹보(右鹿步: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어 180° 틀고 몸은 오른쪽으로 틀고 왼무릎을 구부린 자세)를 하고, 양팔은 사선으로 오른손이 위, 왼손이 아래로 교차한다.
2. 왼발을 당겨 오른쪽 다리 오금으로 가게 하고, 동시에 양팔을 위아래로 벌린다.
* 다리를 바꾸어 반복 연습한다.
3. 우호보(右虎步: 오른발을 앞으로 왼발을 뒤로 하고 구부린 자세) 합장을 한다.
4. 양팔을 벌리며 몸을 세워 상보象步를 이룬다.
5. 동시에 몸을 왼쪽으로 180° 돌린다.
6. 양팔을 감아 양장兩掌은 신장腎臟을 향한다.
7. 좌룡보(左龍步: 오른발등을 왼다리 오금에 붙인 자세)를 손바닥이 위로 가게하고 장문혈章門穴에 댄다.
8. 좌룡보합장(左龍步合掌: 오른발등을 왼다리 오금에 붙인 자세)을 한다.
9. 우룡보합장(右龍步合掌: 왼발등을 오른다리 오금에 붙인 자세) 전면.
* 바꿔서 전과 같은 동작을 한다.
위 기공 자세는 용천혈湧泉穴로 지기地氣를 받아 맑은 기운을 휘감아 상승시켜 양 손의 노궁勞宮으로 신장에 기를 불어넣는 동작이다. 호보합장虎步合掌에서 숨을 들이쉬며 손을 벌려 양장兩掌이 신장에 이르러 물소리인 ‘쉬~~~’ 소리를 내며 숨을 내쉰다. 의형수형意形隨形, 마음이 일어나면 몸도 따르는 것으로 정신일도가 되면 신체의 각 부분을 단련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정신이 상처 나면 건강을 잃는다
『황제내경·소문』 「소오과론」에 “고귀한 자리에 있다가 권세를 잃어버리게 되면 비록 사기邪氣에 들지 않더라도 정신精神이 내상內傷하게 되어 몸이 반드시 망가지게 되고, 부자로 살다가 가난하게 되면 비록 사기邪氣에 들지 않았더라도 위벽痿躄이 생겨 경련을 일으키고 근筋이 오그라져 피골이 상접해진다고 하였다.”고 나온다.
세상 살다보면 기가 꺽일 때가 있다. 기가 꺽이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몸의 중심인 허리가 상하고, 신장은 물론 방광 기능이 떨어져 오줌을 찔금찔금 흘리고, 행동이 거칠어지며 기氣가 흐트러져 건강을 놓치게 된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좋은 환경에서 음식과 잠을 조절하고, 산란한 마음을 정리하고, 호흡과 함께 정신을 고도로 집중하여 정신精神의 기氣를 잘 조절해야 한다. 불교의 수행은 불가사의하며, 최고의 진리를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진리를 찾아가는 삶 자체가 항상 신나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기氣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올바른 생명에너지 관리에 척도가 될 것이다. 그릇된 기가 세상에 난무하여 사람들을 미혹하게 만들고 사이비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 불가기공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한 정신으로 불자들이 접근한다면 불교 공부는 물론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이라는 두 마리 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도가 땅에 떨어지면 세상에 도가 난무한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도천 스님은 태고사에서 도를 세울 수 있는 도인 스님이 많이 나와야 온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어 줄 수 있다고 하시며 “음악은 할 때만 신나는데, 도를 이루면 항상 신난다.”고 도를 강조하셨다.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며 부처님의 공명이 온 나라에 울려 퍼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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