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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건강 기공]
제17식. 공구회전空球回轉 : 반야般若의 공空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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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  2020 년 10 월 [통권 제90호]  /     /  작성일20-10-21 10:03  /   조회8,062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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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는 지·수·화·풍 4대로 이루어졌다. 단순한 물질덩어리가 아니다. 일종의 그릇이다. 그릇이 없으면 물건을 담을 수 없다. 설혹 담더라도 부실하면 물건을 온전하게 보존하지 못한다. 담을 물건이 없다면 그릇 또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병약한 몸으로는 수행이라는 난행難行을 감당하기 어렵고, 보리심菩提心이 깃들이지 않은 육신은 자칫 흉기가 되기 쉽다. 불가기공은 법을 담는 그릇인 육체를 강건하게 하여 불퇴전의 용맹정진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하여 마음을 정련精鍊하여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불가기공을 통해 부처님 법을 전하고자 하는 원력이 싹튼 곳, 오늘은 내 삶의 가장 전성기가 된 30대 후반과 40대 초반 8년간을 근무와 수행을 병행하던 계룡산 갑사로 향했다. 계룡산은 오악산五嶽山으로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명산 중의 명산이다. 그곳에 만물의 소생을 알리는 으뜸 ‘갑甲’의 천하 ‘갑사’가 자리하고 있다.

 


갑사 석조약사여래입상. 

 

 갑사는 백제시대 420년 아도 화상이 창건한 이래 679년 신라 화엄십찰華嚴十刹의 하나였으며, 조선 임진왜란 당시에는 영규 대사가 800여 명의 승병을 조직하여 나라를 구하는 데 커다란 공훈을 세워 호국 사찰로도 유명하다. 그곳에서 나는 템플스테이에서 불교무술을 지도할 수 있는 인연을 가졌다. 또한 절을 찾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줄 수 있는 불가기공을 정리할 수 있었다. 불가기공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조기調氣하여 몸을 역근易筋하고 기를 돌려 체질을 바꾸는 기공이다. 신체적 활동을 위주로 하는 강권은 물론 정적인 동작과 함께 의념 호흡을 중심으로 강유상제剛柔相濟하는 것이다. 

 

 한편 불가기공을 수련하는 데 있어 장소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천하명산의 기 터를 찾는 것이다. 갑사 또한 기가 강한 곳과 기가 부드러운 곳이 있다. 기가 강한 곳으로는 갑사 석조약사여래입상(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50호, 사진 1)이 자리한 곳이다. 주위에 갑사구곡甲寺九曲 중의 하나인 명월담明月潭의 물과 나무, 그리고 석조약사여래입상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바위에 강한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 

 

 약사여래 부처님의 가피로 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의 치유 받은 사례가 아주 많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예를 소개하자면, 독일의 퀼른 대학의 종교철학자로 유명한 캠멜 교수의 일화다. 그는 평생을 소아마비로 고통 받는 중에 갑사의 약사부처님 전에서 통증이 멈추는 체험을 했다고 한다. 그는 5년 후 다시 아내와 같이 갑사에 찾아와 보름간 머물다 간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궁금증이 불가기공 수련에 한걸음 한걸음씩 더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황제내경』 「소문」과 「영추」에 “시이가견視而可見, 시지불견視之不見”이라는 구절이 있다. “보아야 볼 수 있고, 보아도 볼 수 없다.”는 말은 곱씹을 만하다. 사물에 나타나야 증명되는 것도 있지만, 수행자라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제17식 공구회전空球回轉은 기가 부드럽고 양명한 갑사의 금당 터인 대적전에 있는 갑사 부도(보물 제257호) 앞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공구 회전은 불교의 깨달음인 반야를 상징하는 공사상을 담은 불가기공이다. 공구空球로 기공삼문氣功三門 중 하나인 노궁勞宮으로 기를 모으고 기감氣感을 가장 많이 느끼는 동작이다.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과 중단전인 단중膻中의 기를 돌리는 것이다. 이 동작은 특히 심장을 둘러싸는 심포의 심기心氣를 길러 가슴이 아프거나 화병으로 잘 놀라고 긴장하는 것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화병 환자가 가장 많다고 한다. 특히 여성들 가운데 화병이 많다고 하는데 이 동작을 익혀서 화병을 자가 치유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

 

  『身形篇』 「신형」 편에 “사대가 모양을 만든다. 불교는 ‘지地·수水·화火·풍風이 화합하여 사람이 된다. 근육·힘줄·뼈·살은 모두 지에 속하고, 정·혈·진액은 모두 수에 속하며, 호흡과 체온은 모두 화에 속하고, 영적인 정신의 활동은 모두 풍에 속한다. 그러므로 풍이 멎으면 기氣가 끊어지고, 화火가 없어지면 몸이 싸늘하며, 수水가 마르면 혈血이 없어지고, 토土가 흩어지면 몸은 상한다.’고 말한다.”라고 나온다. 

 

  『東醫寶鑑』 「身形篇」 - “四大成形. 釋氏論曰: ‘地水火風和合成人, 筋骨肌肉皆屬乎地; 精血津液皆屬乎水; 呼吸溫煖皆屬乎火; 靈明活動皆屬乎風, 是以風止則氣絶, 火去則身冷, 水竭則無血, 土散則身裂.’” 

 

 의념意念과 호흡과 동작으로 삼합三合이 이루어져 기감을 돌리는 것은 육신과 정신 건강의 초석이 된다. 살아가면서 활기活氣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기력, 기색, 원기, 기운 등 보통 어떤 분위기나 느낌, 힘의 정도 그 외에 여러 가지 표현 속에 ‘기’라는 말이 숨어있는데 이 기를 모이고 돌리는 의미를 담아 반야般若의 공구空球로 바꾸어 보았다. 

 

 명칭 하나하나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자 노력한 불가기공의 열일곱 번째 동작인 공구회전空球回轉(반야의 공돌리기)의 공법을 소개한다. 

 

* 그림 1~3 공구회전空球回轉의 예비공법이다. 

 


 

 

1. 어깨넓이로 서서 마보馬步를 한다. 척추를 바로세우고, 꼬리뼈는 땅을 향하고, 가슴을 머금고 어깨는 가라앉게 하여 좌우의 편차 없이 중심을 잡는다. 양손은 앞으로 내밀어 노궁勞宮을 마주하고, 중단전인 단중膻中과 높이를 같게 하고 팔꿈치는 아래로 늘어뜨려 포구장抱球狀(공을 껴안은 형상)을 한다. 근기에 맞게 기감을 느끼며 시간을 조절한다.

2. 양손은 서서히 공을 굴리듯이 돌려 왼손은 아래로 내리고, 오른손은 위로 올려 포구장抱球狀을 한다.

3. 반대로 양손을 돌려 포구장抱球狀을 한다.

4. 그림 1보다 보폭을 넓게 하여 마보馬步를 한다. 양손은 중단전인 단중膻中을 중심으로 하여 포구장抱球狀을 한다. 

5. 양손은 서서히 공을 굴리듯이 돌려 왼손은 아래로 내리고, 오른손은 위로 올려 포구장抱球狀을 한다.

6. 이어서 몸을 왼쪽으로 돌리며 서서히 포구장을 왼쪽으로 이동한다.

7. 포구장은 왼쪽 측면에 이르러 왼손을 위로 오른손을 아래로 서서히 돌린다.

8.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며 서서히 포구장을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9. 포구장을 서서히 굴리듯이 돌려 오른손을 위로 왼손을 아래로 내린다.

 

* 자연 호흡으로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반복한다.

  

 사람의 몸에는 기가 있다. 불보살님의 두광과 광배와 같이 빛을 발하듯 양손 안에 진공묘유眞空妙有의 공구空球를 만들어 수련하면 진기를 발현할 수 있다. 원망성취怨望成就의 어둡고 부정적인 것을 없앤다는 공상空相의 공구인데, 악을 제거하고 탁수를 맑게 하며 허물을 없애는 공덕이 있다. 수행의 힘은 새의 양 날개처럼 수레의 두 바퀴처럼 기에 정신과 신체 건강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 특히 불가기공은 정신을 맑게 하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는 최고 건강법이라 자신한다. 불가기공을 통해 몸 건강과 아울러 자신감과 삶의 여유를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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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원광대 대학원에서 「단전 수련丹田修練과 정기신精氣神에 관한 연구」로 한 의학박사학위(2009)를 취득했다. 84년 격투기 한국무술 최강자, 85년 대한 킥복싱 챔피언, 2006년 일본 공수도 공심회 60 주년 기념대회 한국대표 감독, 2008년 국기원 특별위원회 태권도남북교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전광역시 카라테 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펴낸 책으로는 『활력기공』(예광출판사,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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