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교는 지금]
미국 ⓴ / 미국의 주요 사찰과 명상센터
페이지 정보
덕광 김형근 / 2024 년 9 월 [통권 제137호] / / 작성일24-09-05 10:26 / 조회735회 / 댓글0건본문
미국의 불교 전파를 보면 동부에는 1844년에 보스톤 지역의 초월주의자들에 의해 미국 주류사회에 불교가 소개되었고, 서부에는 골드러시 시기에 이민 온 중국인들에 의해 불교신앙이 시작되었다.
미국에 들어선 각국의 사찰과 명상센터
첫 번째 등장한 사찰은 1852년 샌프란시스코에 ‘틴 하우 사원Tin How Temple’이 중국인들에 의해 설립되었고, 지금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있다. 이 당시 중국 스님들이 주로 관혼상제와 사찰 관리 일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캘리포니아 해변을 따라 크고 작은 사찰이 대략 400개 정도가 들어섰다. 그러나 1882년 미국에서 중국인들의 이민을 금지함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사찰들이 사라졌다. 그 뒤를 이어서는 미국 본토가 아닌 하와이에 일본 사찰들이 들어섰다. 하와이에 이민 온 일본인들의 요구로 1896년 정토진종을 시작으로 조동종, 진언종, 일련종 등 일본의 주요 종단이 1904년까지 하와이에 포교당을 세웠다.
이 글에서는 하와이가 아닌 미국 본토 사찰을 소개하려고 한다. 현재 미국의 사찰 숫자는 정확한 통계가 없다. 한국 사찰은 대략 100개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일본 불교는 비교적 정확한 통계가 있다. 가장 역사가 긴 정토진종 서본원사파의 경우는 하와이에 법당이 많지만 신도 감소로 운영되지 않는 법당이 많이 생기고 있다. 미국 본토에는 대략 70개 정도가 있다.
테라바다 불교 전통의 위빠사나 수행처는 20〜30평 정도의 공간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파악이 어렵다. 태국이 대략 120여 개(태국 신흥종단인 담마카야 계열이 20개), 라오스는 100개 정도 있다. 스리랑카도 정확한 통계는 없는데 100개 이상으로 주로 캘리포니아에 많이 있다. 대만 불광사 계열은 30개 정도 미국과 캐나다에 있다. 베트남 계열은 캘리포니아에 많이 있는데 전 미주에는 400개 정도라고 한다.
중국인의 이민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미국불교는 일본인들이 주도하기 시작하였다. 1922년 일본 임제종 스님 센자키는 미국으로 온 지 17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적인 불교활동을 시작하였다. 20달러로 강연장을 빌렸다고 한다. 돈이 모이면 강연장을 빌렸는데, 이를 ‘떠다니는 선방(floating zendo)’이라고 불렀다.
미국불교사에 일찍 나타나는 사찰 몇 개를 역사적인 순서로 보면 다음과 같다.
1922년 일본 조동종 호세 이소베 스님이 로스앤젤레스에 젠 슈지(Zenshuji) 설립했다.
1930년 일본인 임제종 소케이안 스님이 주축이 되어 뉴욕에서 ‘미국 불교도협회(Buddhist Society of America)’라는 법인체를 설립했다. 이는 선을 가르치기 위한 최초의 불교기관 중 하나이다. 그 후 이름을 미국 제일선원(First Zen Institute of America)으로 바꾸었다. 현재는 뉴욕시 맨하탄에 있는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선방이다.
1934년 일본 조동종 호센 이소베 스님이 샌프란시스코 소코지(소코는 샌프란시스코, 지는 사찰이라는 뜻)를 건립했다.
1958년 티베트 갤루파 몽고인 스님 게셰 완걀Geshe wangyal에 의해 뉴저지에 티베트 불교 교육센터(Tibet Buddhist Learning Center)가 설립됐다.
1966년 워싱턴D.C에 스리랑카 불교사원(Washington Buddhist Vihara)이 개원됐다.
1973년 1월 28일 《불교신문》 사장을 지낸 이한상 거사에 의해 북가주 카멜에 삼보사가 낙성되었다. 한국에서 운허스님, 구산스님, 정달스님이 행사를 위해 삼보사에 와서 성대한 낙성식을 가졌다.
미국불교의 대명사 샴발라센터(Shambhala Center)
샴발라Shambhala는 티베트 불교의 전설에서 내륙 아시아의 어디엔가 있다고 전해지는 가공의 왕국이다. 이 왕국은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도시에는 황금 불상들이 줄지어 서 있고 아름다운 꽃들이 항상 피어 있다고 한다. 샴발라는 연꽃이 활짝 피어 있는 듯한 지형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샴발라의 왕이 사는 카라바 궁전이 있다. 카라바 궁전을 둘러싸고 있는 연꽃의 꽃잎은 모두 여덟 장인데, 꽃잎에 해당하는 각 영토에는 1,000만 개의 도시를 가진 12개의 나라가 있고, 작은 왕들이 다스리고 있다. 샴발라 사람들은 병에 걸리지도 않고 굶주리지도 않으며 결코 싸우는 법이 없다고 한다.
미국불교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 나로빠대학교와 샴발라센터는 티베트 출신 초감 트릉파 린포체(1939〜1987)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1970년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미국으로 왔다. 미국에 명상, 마음, 불교심리학을 소개했다고 평가를 받으며 동양에서 온 불교 지도자 중에서 통역 없이 영어로 불교를 강의한 첫 번째 사람이다. 북미주에 대략 100여 개의 샴발라센터가 있고, 샴발라 수행을 진지하게 하는 사람이 최소 1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센터 숫자가 전에 비해 줄었는데, 캘리포니아주 8개, 뉴욕주와 콜로라도주 각각 6개,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11개 등이 있다.
종교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트룽파는 미국 사회의 영적인 상태를 통찰하여 서양인들의 문화와 전통, 눈높이를 고려한 맞춤형으로 미국인들에 맞는 티베트 불교인 샴발라 불교를 구상하였다. 그는 샴발라센터를 통해 명상과 교육에 초점을 두었다. 그는 보살도를 강조한 생활종교, 더 나아가 깨어있는 사회(Enlightened Society)를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맞춘 샴발라의 수행 과정을 미국인들에게 실험하였다. 이를 통해 불교라는 종교적인 모습보다는 생활에 지혜를 주는 가르침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예, 활쏘기, 말타기, 불교 예술, 드라마, 연극, 꽃꽂이와 더불어 도르제 카성(Dorje Kasung) 수련을 위해 샴발라 군대까지 조직하며 제식훈련을 하는 등 다양한 수행의 방편들을 개발했다.
그의 이런 구상과 실천은 그의 책 『샴발라, 성스런 전사의 길(Shambhala The Sacred path of the warrior)』에 잘 나타나 있다. 샴발라 교육은 트룽파가 종교라는 틀에 들어가지 않고도 깨달은 사람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한 프로그램이다. 이 교육은 세 가지 기본적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1.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하다(기독교 원조와 대비되는 관점). 2. 이 세상은 기본적으로 성스럽다. 3. 이 세상의 종교 전통은 사회적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한국에서 온 일부 스님들이 샴발라센터를 방문하고는 샴발라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라며 트룽파의 방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햄버거이다. 그중에서 아마도 맥도날드 햄버거가 가장 많이 팔릴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샴발라식 불교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서 들어온 많은 종류의 불교가 있다. 샴발라 불교는 음식으로 비유하면 맥도날드 햄버거처럼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불교라고 생각한다.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주의 뉴욕 등 대도시에 100여 개 샴발라센터가 있다. 이 중에서 중요 센터는 덴버 공항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콜로라도에 있는 록키마운틴센터와 나로빠대학이 있는 볼더 시내에 있는 볼더센터, 트룽파 린포체의 유골이 묻혀 있는 버먼트주에 있는 카메쵸링, 그리고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의 샴발라센터와 페마 쵸드론 스님이 주지로 있는 대서양 연안의 케이프 브레튼(Cape Breton)에 있는 감포 사원(Gampo Abbey) 등이다. 이 중에서 핼리팩스에 있는 샴발라센터가 전세계 샴발라센터의 본부이고, 록키마운틴센터는 북미주 센터의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매년 수백 개의 다양한 명상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샴발라마운틴센터는 요가와 같이 몸 수련을 돕는 과정, 마음챙김 명상, MBSR 프로그램, 예술 활동을 이용한 수행 프로그램과 더불어 샴발라 불교만의 체계적이고 엄격한 수행체계를 갖고 있다. 샴발라 불교의 교육과정은 초급에서부터 전문가 육성을 위한 고급과정까지 마치 계단을 오르듯이 한 과정을 통과해야 다음 단계를 공부할 수 있다. 이러한 샴발라의 교육과정은 산스트리트어로 ‘스승’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차리아(Acharya)들이 담당한다. 나로빠대학의 교수를 겸직하고 있기도 한 이들은 미국 전역의 샴발라센터를 돌며 워크샵과 샴발라 불교의 교육과 수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 《미주현대불교》 2018년 10월호 홍성미 글.
전 세계 샴발라 본부 사무실은 캐나다 핼리팩스 다운타운에 있다. 2019년에는 이곳에 10여 명이 상근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샴발라센터의 본부격인 샴발라 인스티튜트(Shambhala Institute)가 크지 않은 건물에 있다. 이 건물에 법당과 명상 수련 장소, 회의실과 사무실이 있다.
콜로라도주에 있는 샴발라 로키마운틴센터는 73만 평으로 매우 넓다. 해발 약 8,000피트의 고산지대에 있고, 주변에는 여러 산들이 병풍처럼 센터를 둘러싸고 있다. 시설물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하얀색의 거대한 천막들이다. 주로 여름에 이용되고 있는 이 여름 회의 텐트(Summer Conference Tent)는 식당과 주방 그리고 다양한 행사장 역할을 한다. 2층으로 지어진 Sacred Studies Hall은 샴발라 마운틴센터의 주 건물로 150명의 프로그램 참가들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샴발라 마운틴센터의 숙박시설로는 콘도 형태의 릭덴 숙소(Rigden Lodge)에서부터 작은 오두막(Cabin)들과 센터 곳곳에 수많은 개인용 텐트가 있다.
이 센터와 더불어 중요한 센터인 버몬트주 카메쵸링은 85만 평 대지에 대형 텐트와 개인용 텐트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카메쵸링에서 트룽파 장례식을 하였으며 산 위에 트룽파 린포체의 조그만 부도가 있다.
샴발라 사람들은 인사할 때 합장을 하지 않는다. 대신 양손을 양쪽 허리 앞쪽에 댄 상태에서 마치 일본 무사가 인사를 하듯 고개를 숙여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고, 서로와도 같은 방법으로 인사를 나눈다. 또 샴발라에는 교가나 한 나라의 애국가처럼 샴발라 노래(Shambhala Anthem)가 있다.
버몬트주에 있는 카메쵸링의 직원들은 아침 9시와 저녁 6시 하루 2번,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과 일과를 마친 후 함께 모여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명상과 교리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 2016년에 카메쵸링에는 약 43명의 상근(Full-Time) 직원과 계절 운영요원(Seasonal Staffs),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샴발라 록키마운틴센터 역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일을 돕고 있다.
이곳에 있는 대탑을 건설할 때 안식년을 맞이한 교수는 1년 내내 이곳에서 자원봉사 일을 하였다. 자원봉사자들은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등록 업무에서부터 시설관리, 청소, 요리와 식당 보조업무 등 샴발라 마운틴센터를 관리하는 모든 일을 담당하는데, 방학을 맞은 대학생부터 직업을 바꾸기 위한 인생의 전환기를 보내는 사람 등 다양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한 달에서 길게는 수개월 동안 센터에 머물며, 일이 없는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청강할 수도 있다.
미국불교의 상징적인 샴발라센터와 나로빠대학교는 윤리적인 문제로 2018년에 수개월 간 매일 콜로라도 지역의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었다. 이후로 홈페이지에서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콩 미팜 린포체(Sakyung Mipham Rinpoche)는 쵸감 트룽파 린포체의 아들로 샴발라센터의 수장이었고, 나로빠대학교 재단 이사였는데 이 사태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그 여파인지 시류 탓인지 전에 비해 미국 내 샴발라센터 숫자가 줄었다.
샴발라의 홈페이지에는 그들의 역사와 성과에 대해 설명한 뒤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사회와 문화 전체에는 그림자도 있었습니다. 알코올중독, 여성혐오, 가부장제, 계급차별, 인종차별 등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 역사의 일부였던 윤리적 위기에 대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중에서 내 경험으로는 쵸감 트룽파를 따르는 백인 핵심 제자들은 중·상류층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에게서 분명 인종차별적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불세출의 딴뜨라 요기 밀라레빠 수행 이야기
안나뿌르나 써키트(Annapurna Circuit)는 안나 산군山群을 크게 한 바퀴 도는 트레킹 루트이다. 토롱라Thorong La(5,416m)라는 아주 높은 고개를 넘어야 하고 또한 힌두교의 8…
김규현 /
-
말로 하고자 하나, 이미 말을 잊었네
파계사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면 대비암과 성전암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갈림길에서 조금 가면 대비암이 나오고 성전암까지는 1km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그냥 다녔는데 오늘 가보니 예상외로 경사가…
서종택 /
-
기도하는 이의 마음가짐
❶ 여러 가지 기도를 하는데 괜찮은지요? 질문 스님, 안녕하세요. 집에서 기도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과 순서를 알고 싶습니다. 『천수경』을 읽고 108배, 법신진언, 정근 후 발…
일행스님 /
-
인과의 도리가 분명하니 계율로써 스승을 삼으라
만사가 인과의 법칙을 벗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어, 무슨 결과든지 그 원인에 정비례한다.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이 우주의 원칙이다.콩 심은 데 팥 나는 법 없고, 팥 심은 데 …
성철스님 /
-
한식예술장인 제28호 사찰음식 찬품장
‘지구를 살리는 사찰음식’을 2년여 동안 연재하면서 불가의 식생활 문화가 얼마나 지혜롭고 이로운 삶인지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리법만을 쫓아서 비법이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한 이 시대에 사찰…
박성희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