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교는 지금]
미국 ⑪ 책을 통해 만나는 미국의 여성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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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광 김형근 / 2023 년 12 월 [통권 제128호] / / 작성일23-12-04 14:14 / 조회1,784회 / 댓글0건본문
미국은 명상인구가 많고, 또 불교에 대한 책이 많이 출판된다. 이 책들이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는데, 나는 이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명상계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 중에는 미국인이거나 미국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교 출판이 많은 미국에서 미국 여성 불교인에 관한 책이나 여성 불교인들이 지은 저서도 또한 많다.
미국인의 정서적 욕구에 부응하는 불교 책
미국불교계는 1960년대에 자유주의 기풍이 많은 히피족들이 주요 세력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불교계에 성 윤리문제가 여기저기서 불거졌다. 1988년에 출판된 Turning The Wheel: American Women Creating the New Buddhism.(법륜을 굴리면서: 새로운 불교를 개척하는 미국 여성들) 저자 샌디 바우처(Sandy Boucher)는 여성의 영성은 남성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성과 여성의 영성이라는 논제에 숙달된 수행자들이 불교 비판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인의 정서적, 영적 욕구에 부응하는 불교의 성 해설서가 출간되었다. 그녀는 추문이 터져 나온 이후 여성들에게 중요해진 몇 가지의 논점들, 예를 들어 여성이 남자 선생을 대할 때의 문제, 여성이 추구하는 수행 및 가르침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방식과 스타일, 그리고 여성 주도의 수행센터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특징 등을 조목조목 제시하기 시작했다.” - 『미국불교』, 리차드 휴지스 시거.
미국불교의 여성문제와는 초점이 약간 다른 책이지만 여성 불교인에 의해 씌어진 재미있는 책이 있다. 불교 최초의 비구니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어떻게 해서 비구니가 되었을까? 어째서 그들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 흥미롭게 소개하는 책이 있다. 1991년 출판된 『최초의 여성 불자들(The First Buddhist Women by Susan Murcott)』은 이러한 의아심에 대해 명쾌하고 자상하게 대답해 준다.
“저자 수잔 머콧은 MIT 대학에서 가르치며 저개발국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깨끗한 음료수를 보급하는 일에 대한 권위자인데, 그녀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주목할 만하다. 머콧은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후반에 반전 평화운동에 참가하면서, 자신의 안전하고 안락한 삶과 전쟁으로 인하여 죄 없는 사람들이 죽고 고통받는 비참한 삶이 비교되고, 그 괴리乖離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일요일이면 의레 교회에 가서 예배하는 전형적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난 머콧은 기독교의 교리, 전통, 체제, 신앙의 핵심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머콧은 2600여 년 전, 최고의 사치와 향락을 누리던 왕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생로병사의 괴로움에 눈뜨게 되어 출가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하와이에서 불교사상과 선불교에 대해 공부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테리가타’의 영어 번역본을 읽고 나서 10여 년의 연구, 노력 끝에 그 시들을 현대인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영문으로 번역하였다.
‘테리가타’에 수록된 시는 73수. 오랫동안 구전口傳되어 오던 것을 기원 전 100년쯤에 처음으로 팔리어로 문자화되었으며, 불교 경전의 일부로 포함되어 있다. 종교적 체험을 시로 표현한 세계 최초의 종교시집이기도 하다.” - 《미주현대불교》 2017년 4월호, 윤시내의 「최초의 여성 불자들」 중.
미국 여성 불교인들을 소개한 책
미국에서 백인으로 태어나 출가한 여성, 불교학자, 명상지도자 등 여성들을 소개한 책들도 몇 권이 있다. 『주목할 만한 미국 여성 불교지도자들과의 만남(Meetings with Remarkable Women: Buddhist Teachers in America)』이 그것이다. 이 책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1950년 후반에 불교에 입문, 1960년대부터 명상수행을 하고 있는 심리치료사 레노어 프리드먼(Lenore Friedman)이 미국불교 발전에 큰 역할을 한 17명의 여성 수행자 겸 지도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첫 번째 인터뷰한 내용으로 1983년에 출간하였던 책을 그동안의 새로운 소식을 첨가해서 2000년에 재출간하였다. 여기에 소개된 사람을 몇 사람만 소개해 본다. 뉴욕 주에 ‘Springwater Center’를 설립했던 토니 팩커(Toni Packer, 1927~2013)는 뉴욕 로체스터 선원을 설립한 켈플로의 제자였다. 쵸감 트룽파의 제자로 1984년 캐나다에 위치한 미대륙 최초의 티베트불교 수도원인 감포 애비(Gampo Abbey)의 책임자로 있는 페마 쵸드런(Pema Chodron, 1936~), LA 선원을 창건한 마애즈미 스님의 제자인 샬롯 조코 벡(Charlotte Joko Beck, 1917~2011) 등이다.
특히 프러시아 출생으로 1956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LA에서 교편을 잡았던 루스 데니슨(Ruth Denison, 1922~2015)이 주목된다. 그녀는 버마에 가서 그곳의 저명한 위빠사나 지도자 우바 킨(U Ba Khin) 아래서 공부하고, 열심히 정진한 결과 1969년 우바 킨으로부터 법을 전수 받는 4명의 서양인 중 하나가 되었는데, 여자는 루스 한 명뿐이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에 담마 데나(Dhamma Dena)를 설립하여 교육에 힘썼다.
숭산스님의 제자로 법사 자격을 가지고 숭산스님의 뒤를 이어 프로비던스 선원을 이끄는 성향 법사(Bobby Rhodes, 1948~)도 소개되었다. 카루나 달마(Karuna=자비 Dharma, 1940~2014)와 샤론 셀즈버그(Sharon Salzberg, 1952~)도 소개되어 있다.
『가장자리에 서 있는 서구 여성 불자들의 현대적 시각들(Buddhist Women on the Edge:
Contemporary Perspectives from the Western Frontier)』은 메리안 드레서(Marianne Dresser)가 삼십 명의 서구 여성 불교 수행자들이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삼십 명의 여성 필자들 각각의 삶의 이력을 드러내기 보다는 본래의 여성성 안에서는 불교가 어떻게 이해되고 수행되었으며, 또한 그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불교의 가르침, 철학, 윤리, 심리, 종교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
편집인 매리안 드레서(Marianne Dresser)의 선불교 수행은 1986년 시월에 방문한 일본, 동경에 있는 작은 절에서 방문 그룹의 좌선을 지도하던 미국계 비구니 지호(Jiho) 스님과 후지산에 위치한 절에서 다이교 모리야마 선사(Daigyo Moriyama Roshi)의 제자로 수행하는 프랑스계 비구니 조신 바쇼 스님과의 만남을 통해서 시작되었다. 매리안은 여성성을 포함한 인간성에 관한 이슈는 개인적인 경험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차원을 형성하고 있는 사회, 문화, 그리고 그 집단의 심리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의문과 통찰로부터 이해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맥락에서 그녀는 질문을 던진다. “서양에서 여성 불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불교의 발전과 변화에 어떠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내용을 토론하는 장이다. 미국 여성 수행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관심들을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성별, 인종, 계급 등의 이슈들; 문벌, 전통, 권위에 대한 불교의 제도와 틀; 승가와 재가의 수행, 심리적 관점들과 감정들의 역할; 그리고 각 문화 간의 적응과 전용 등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미란다 쇼와 더불어 이 책의 다른 필자들도 여성 불자들이 불교수행을 통해서 그러한 목표를 다져가야 한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제안하고 있다. 매리안은 이 책의 목표는 불교의 가장 핵심에서 여성의 정당한 자리를 되찾는 것이라고 끝을 맺는다. 《미주현대불교》 2018년 5월호, 주현 글.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 미국 여성 불교인 저서들
미국에서 출판된 여성불교에 관련된 책이 한국에서 번역되어 출판된 책이 여러 권이 보인다.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리타 그로스(Rita Gross)의 책이 일찍부터 소개되었다. 1999년에 『페미니즘과 종교』라는 이름으로 청년사에서 출판되었다. 최근에는 리타 그로스의 유명한 책으로 1993년에 출판된 『가부장제 이후의 불교(Buddhim after Patriachy)』가 종교와 젠더연구소 옥복연 소장의 번역으로 2020년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리처드 휴저스 시거에 의하면 “그로스가 발견한 바에 의하면 불교는 시대를 따라 내려가면서 대다수의 아시아 사회에서 발견되는 가부장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최초의 승가공동체에 여성이 들어오는 것을 붓다가 마지못해 허용했다는 데서 잘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불교에는 여성들에게 많은 유리한 점들이 있다는 것을 그로스는 발견했다. 불교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영향력 있는 여성과 여성 보살과 불법 수호자들이 있는데, 그로스는 이 여성들을 여성 영성계발의 본보기라고 보았다.”라고 설명하면서 그로스의 초기 저작은 학자들의 광범위한 후속 연구나 학문적인 글에 전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했다.
현재 예일대학교 종교센터의 불교 지도법사로 있는 수미 런던 김의 책은 『청바지를 입은 부처』를 시작으로 『붓다 그 첫 만남』, 『수미, 일미를 만나다』, 『수미 런던의 가족을 위한 명상』(2권) 등 가장 많은 책이 번역되어 있다.
이것은 수미 런던의 남편 예일대 교수인 일미스님과의 인연으로 한국에 인연 있는 사람이 많은 까닭도 있지만 그녀가 원래 불교공동체에서 자란 사람이면서 미국에서 주목받는 명상지도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사람들이 번역하였지만 주로 임진숙 씨가 번역을 많이 하였다. 『청바지를 입은 부처(Blue Jean Buddha)』는 2002년에 해바라기에서 출판되었다. 10대에서 30대 초반에 걸친 서양의 젊은 현대판 부처님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실화이다. 불교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 무엇인지,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 바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서양의 젊은이들이 누리고 있는 작은 깨달음의 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붓다 그 첫 만남(The Buddha's Apprentices)』은 임진숙 번역으로 무우수에서 2009년에 출판되었고, 『수미, 일미를 만나다』는 2011년 클리어 마인드에서 출판되었다. 이 책은 샴발라 선과 이스턴 호라이즌(Eastern Horizen)에 기고한 글과 2005년에 위즈덤에서 발행된 그의 책 『붓다 그 첫 만남』의 원고를 모은 것을 임진숙 씨가 번역한 책이다. 그리고 『수미 런던의 가족을 위한 명상(Sitting Together_ a family-centered curriculum on mindfulness, meditation, and Buddhist teachings)』이 위즈덤에서 출판된 것을 김미옥 번역으로 2018년 담앤북스에서 출판하였다.이 밖에도 『불교와 일반 시스템 이론(Mutual Causality in Buddhism and General Systems Theory)』은 상호인과율, 인식, 몸과 마음, 윤리, 개인과 사회변화의 변증법에 대한 책이다. 조애너 메이시의 저서로 이중표 교수가 번역했다. 또 『미국 UCLA 명상수업(The Mindful Child)』은 수잔 카이저 그린랜드의 저서로 이종복이 번역하였고, 『행복을 위한 혁명적 기술, 자애(Loving Kindness)』는 김재성 교수가 번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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