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손가락 사이]
썼다가 지우고, 지웠다가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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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2020 년 10 월 [통권 제90호] / / 작성일20-10-21 10:33 / 조회9,282회 / 댓글0건본문
태풍은 또 올라오고 있는가
고요 속에 발을 숨기고
빙글빙글 놀이터를 돈다
아이들이 종일 모래 위에 그려놓은
얼굴을 피해
내 맨발은 극락으로도 지옥으로도
아슬아슬하다
비 내리면 금세 지워질 그림 위로
개미도 기어오고, 비둘기도 날아들고
바람도 오고, 가을도 오니
여래如來도 온다
그린 그림을 지우고 아이들은 떠나고,
여름도 가고, 나도 갈테니
여거如去도 간다
한번은 여래였다가
한번은 여거였다가
내 맨발은 고요 속에서
썼다가 지우고, 지웠다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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