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손가락 사이]
그늘의 법석法席
페이지 정보
최재목 / 2020 년 11 월 [통권 제91호] / / 작성일20-11-25 10:28 / 조회8,575회 / 댓글0건본문
따스한 남쪽은 잊어라
깜깜한 방구석에만 쳐 박혀 있지마라
마음속의 칼은 시퍼렇게 갈아 푸른 바다에 던져버려라
붓다가 아난에게 묻는다
새벽은,
마음이 가장 어두운 자에게 먼저 온다고 생각하는가?
- 아닙니다 붓다여!
늦가을 산정에서 홀로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답게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 아닙니다 붓다여!
제가 먼저 열반에 들면
더 이상 지상엔 아무도 없습니다
붓다께서는 山上山下唯我獨尊,
홀로 법석을 열어야 합니다
그러면 붓다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조용히 뱃살이 늘어가듯
툭 삐져나온 영취산 밑으로 그늘이 쌓일 무렵,
뼈만 앙상한 붓다가 홀로 맨발로 걸어 내려온다
아난이 가고,
마지막으로 붓다가 떠나갔다
그늘이 홀로 어둠을 위해 법석을 연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비운의 제6대 달라이 라마를 아시나요?
정말로 잠양갸초의 고향집은 인도 동북부 끝자락의 따왕사원 아래에 있었는데, 지금은 자그마한 사원인 우르겔링 곰빠(Urgyeling G.)로 변해 있었다. 제6대 달라이 라마, 잠양갸초의 고…
김규현 /
-
불교의 법적 지위 획득에 노력한 함부르크불교협회
세계불교는 지금 26_ 독일 ❷ 글_ 툽텐 잠빠 번역_ 운산 함부르크불교협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모든 불교전통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공통…
고경 필자 /
-
당하즉시와 본래현성
중국선 이야기 48_ 운문종 ❸ 운문종은 후기 조사선 오가五家 가운데 네 번째로 출현하였으며, 오가는 모두 육조혜능을 계승했다고 표방하고 있다. 그러한 까닭에 운문종의 선사상은 『육조단경』…
김진무 /
-
대흥사로 가는 길은 봄도 좋고 겨울도 좋다
거연심우소요 53_ 대흥사 ❶ 대흥사大興寺는 한반도 땅 남쪽 끝자락에 있는 두륜산頭輪山(=頭流山=大芚山)에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이다.…
정종섭 /
-
시비분별,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상태
질문 1. 시비[옳고 그름]를 나눔에 대해스님, 제가 어떤 일을 겪고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인지를 가려야 되겠지요? 일을 당할 때마다 시是와 비非를 가리려…
일행스님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