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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듣는 가야산 사자후]
남전스님이 돌아가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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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  1997 년 6 월 [통권 제6호]  /     /  작성일20-05-06 08:32  /   조회9,761회  /   댓글0건

본문

수시
죽음 가운데 삶이 있음은 산 사람이 아니요
삶 가운데 죽음이 있음도 죽은 사람이 아니다.
죽음 가운데 항상 죽은 것이 참으로 산 사람이요
삶 가운데 항상 산 것이 참으로 죽은 사람이다.
이렇게 가면 삼세의 모든 부처님은 지옥의 찌꺼기요
일체 중생은 미묘하게 깨친 부처님이다.
역대의 조사와 천하 선지식이 어느 곳으로 갔는가?

(주장자 한 번 내려치고 말씀하셨다.)

 

저자에 들어가서 길게 휘파람 불고
집에 돌아와서 짧은 옷을 입는다.

 

해설

죽음 가운데 삶이 있다면 산 사람이 아니라고 함은 죽음 가운데 삶이 있으면 그 사람은 산 사람이지 죽은 사람이라 할 수 있냐는 것인데, 그런데 실제는 산 사람이 아니더라는 것입니다. 삶 가운데 죽음이 있다면 죽은 사람이 아니라고 함은 삶 가운데 죽음이 있으면 그것은 죽은 사람이지 산 사람이라 할 수 있냐는 것인데, 그런데 실제는 죽은 사람이 아니더라는 것입니다.

 

죽음 가운데 항상 죽어 있는 것이 참으로 산 사람이라는 것은 죽은 사람이 아주 영 죽어 있는데 그것이 어째서 참으로 산 사람이냐 하는 것입니다. 삶 가운데 항상 살아 있는 것이 참으로 죽은 사람이라는 것은 산 사람은 아주 영 살아 있는데 그것이 어째서 참으로 죽은 사람이냐 하는 것입니다. 보통 생각해 보면, 완전히 반대같이 생각되는데 이제 공부를 깊이 해서 확철히 자성을 깨치고 보면 이 도리를 분명히 알게 됩니다. 이 도리를 알면,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은 저 아비지옥에 빠져서 영원히 살아나지 못하는 지옥의 찌꺼기요, 일체 중생은 모두 다 구경각을 성취한 묘각세존들이라는 것입니다. 어째 서 모든 부처님은 지옥 찌꺼기이고, 일체 중생은 묘각세존이라고 또 거꾸로  말하느냐는 것입니다.
역대로 내려오는 조사나 천하의 오가칠종의 선지식들은 어느 곳을 향해 갔는가?

 

고칙
삼성스님이 수상좌를 시켜 장사 잠스님에게 묻게 하였다.
“남전스님이 돌아갔는데 어느 곳으로 갔습니까?”
“석두스님이 사미 시절에 육조스님을 뵈었느니라.”
“석두스님이 육조스님 뵈옵을 묻지 않았으니 남전이 돌아갔는데 어느 곳으로 갔습니까?”
“석두스님으로 하여금 행사스님을 찾아가게 하였느니라.”
“스님에게 천척의 찬 소나무는 있으나 땅 위에 솟아난 돌 죽순은 없습니다.”
장사스님이 말없이 묵묵하니, 수상좌 말하되,
“스님께서 대답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했으나, 장사스님이 또한 말없이 묵묵하였다.

 

해설 

육조 혜능대사가 살아계셨을 때, 어린 석두스님이 육조스님을 찾아뵈옵고 그 문하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 뒤 육조스님이 돌아가신 뒤에 다시 청원 행사스님을 찾아가서 그 밑에서 도를 깨쳤습니다. 이 고사를 들어 장사스님이 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전스님이 돌아가셨는데 그럼 돌아가셨으면 어느 곳으로 돌아가셨습니까. 죽어서 어느 곳으로 갔느냐고 물었는데 장사스님은 석두스님이 육조스님을 찾아가 뵈었다고 어떻게 말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에 참으로 깊은 뜻이 있습니다. 그 스님이 다시 석두스님의 일을 물은 것이 아니라 남전스님이 돌아가셔서 어느 곳으로 갔느냐고 묻고 있질 않느냐고 다그치니, 다시 석두스님으로 하여금 행사스님을 찾아가도록 했다고 답하니 앞의 답이나 뒤의 답이나 모두 석두스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묻기는 남전스님 돌아가신 곳을 물었는데 왜 석두스님의 일을 가지고 대답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두 할 일없이 하는 헛소리가 아닙니다. 깊은 뜻이 있어 하는 말입니다.

 

고칙

수상좌가 삼성스님에게 가서 말하니 삼성스님이,
“만약 그렇다면 임제스님보다 일곱 걸음이나 더 낫다. 비록 그러나 또한 내가 다시 시험해 볼 테니 기다려라” 하였다.
그 이튿날 삼성스님이 가서 장사스님에게 말하되,
“어제 스님의 남전스님 돌아가신 법문 대답을 전해 들으니 앞에도 없고 뒤에도 없이 뛰어나며 지금이나 옛날이나 듣기 드문 바입니다” 하니,
장사스님이 또한 말없이 묵묵하였다.

 

해설

수상좌가 평가해도 말없이 묵묵하였고, 이튿날 삼성스님이 와서 극찬을 했어도 말없이 묵묵하였습니다. 이것은 장사스님이 두 분 스님들 말에 대답을 못해서 아무 말도 안한 것이 아닙니다. 말없이 묵묵하게 있은 그 뜻을 알아야 합니다.

 

착어

개 한 마리가 잘못 짓으니 원숭이 천 마리는 정말로 울부짓네.

 

해설

개 한 마리가 헛되게 쓸데없이 짖으나 원숭이들은 진짜로 알아듣고 깜짝 놀라 울부짖는다고 하는 이것이 앞에 법문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하고 혹 생각이 들런지 모르지만 이 뜻을 바로 알면은 앞의 모든 법을 다 알 수 있습니다.

 

결어

대중들이여, 장사가 묵묵히 있음에 임제가 물러서니, 삼성은 높은 절벽에서 거꾸로 구르고, 천하의 대종사가 몸 숨길 곳이 없다. 남전스님이 돌아가신 것은 묻지 않겠으니 말해 보라. 오늘 영가가 어느 곳으로 갔는가?

(한참 묵묵한 후에 말씀하셨다.)

 

위음왕불 밖을 멀리 뛰어나 벗어났거늘
부질없이 한 다리만 세우고 저사불(底沙佛)을 찬탄한다.

 

해설

금일 영가가 간 곳을 알면 저 과거불 최초 성불한 위음왕 밖을 뛰어났는데 석가모니는 쓸데없이 일주일 동안 한 쪽 발을 들고 지극정성으로 저사불을 찬탄하더라는 것입니다.

 

 

 

<사자후 원문: 南泉遷化>

 

수시
死中有活이 未是活人이요 活中有死는 未是死人이니 死中常死가 正是活人이요 活中常活이 正是死人이니라 恁麽去하면 便會得三世諸佛은 地獄滓요 一切衆生은 妙覺尊이라 歷代祖師와 天下善知識이 向什麽處去오
(卓柱杖一下 云)

 


入市에 能長嘯하고 歸家에 着短衣로다

 

고칙
三聖이 令秀上座問長沙岑云 南泉이 遷化에 向什麽處去오 沙云 石頭沙彌時에 參見六祖니라 秀云 不問石頭見六祖니 南泉이 遷化에 向什麽處去오 沙云 敎伊尋思去니라 秀云 和尙이 雖有千尺寒松이나 且無抽條石筍이로다 沙 黙然하니 秀云 謝師答話하노이다 沙亦黙然하니라 秀擧似三聖한대 聖이 云 若恁麽면 猶勝臨濟七步로다 然雖如是나 且待我更驗看하라 至明日에 三聖이 上問云 承聞和尙이 昨日에 答南泉遷化一則語하니 可謂光前絶後요 今古罕聞이로다 沙亦黙然하니

 

착어
師云 一犬이 吠虛에 千猱嘊實이로다

 

결어
大衆아 長沙黙然에 臨濟退步하니 三聖小 兒는 懸崖에 倒轉이라 天下大宗師無避身處로다 南泉遷化는 卽不問이어니와  且道하라 今日靈駕가 向什麽處去오
 (良久云)

 


超然逈出威音外어늘 翹足徒勞讚底沙로다
(喝一喝하고 下座하시다)

 

주)

1) 장서 경잠(長沙景岑) : 생몰연대는 알 수 없음.남전 보원의 법제자.
2) 석두 희천(石頭希遷 : 700~790) : 청원 행사의 법제자.
3) 청원 행사(靑原行思 : ?~740) : 육조 혜능의 법제자. 후에 그의 문하에서 운문종․조동종․법안종이 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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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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