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타]
대불정능엄신주의 공덕
페이지 정보
동진스님 / 1996 년 3 월 [통권 제1호] / / 작성일20-07-01 09:19 / 조회8,915회 / 댓글0건본문
처음 백련암을 찾은 사람들은 뒤켠에 서서 예불을 올리다가 고개를 갸웃거리기 일쑤다. 뭔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스님께 여쭤보기도 어렵고 해서 궁금증을 간직한 채 여러 차례 올라가 절이나 기도를 하다 보면 저절로 그 깊은 뜻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분도 더러 있는 것 같다. 여기에 그 특징 있는 의식 몇 가지를 선정하여 그 뜻을 살펴보고자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수행하는 것은 성불을 하기 위함이다. 이 오탁악세 중생들은 애욕과 명리, 허영과 재물에 집착하여 눈이 가리워져 어둡고 험한 길로 치달으며 나를 위해 남을 해쳐 불꽃 속을 헤매이니 흡사 지옥 아귀 벗을 삼듯 독사굴을 내 집같이 밤낮으로 드나들어 빠져나올 줄을 모른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지칠 줄 모르는 굳고 굳은 망상에 사로잡힌 무지한 중생들….
성인들께서 말씀하시길, 만약 이러한 죄업에 형태나 모양이 있다면 한 사람이 평생에 지은 업장으로 이 허공을 다 채우고도 남을 지경이라고 했다. 또 비유하시기를, 칠통같이 검은 업장이라 하시기도 하고, 혹은 무쇠 철판같이 무거운 업장이라고도 하시면서 수좌가 부처가 되고자 참선수행을 하는 것은 마치 모기가 침으로 무쇠 철판을 뚫고자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래서 중생이 다하고 중생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하고 허공이 다할지언정 부처를 이루고자 하는 나의 원은 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현보살님의 대원이 생겼을 것이다. 또 대원본존 지장보살님도 지옥중생이 다 성불하여 지옥이 비어야 내가 성불할 것이라는 원을 세웠을 것이고, 극락에 태어났더라도 극락세계에서 또 삼아승지겁을 닦아야 성불할 수 있다는 말도 생겼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자대비하신 세존께서는 중생들이 이러한 줄 아시면서도, 한 가닥 선근의 끄나풀을 휘어잡아 탐진치 삼독의 소굴에서 중생을 건져내고자 입이 쓰도록 무상심심미묘법을 베푸신 것이다. 이와 같은 불보살님의 대원력은 칠통 같고 철판 같은 무쇠업장을 뚫었으니 그 어찌 갸륵타 아니하겠는가.
“금생에 이 몸을 제도하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을 기약하여 이 몸을 제도하리오.”
이러한 서원이 이루어진 것은 중생들의 풍전등화 같은 한 가닥 선근의 발로에 의함인데, 하물며 백천만겁에 만나기 어려운 최상승의 미묘법을 만남에 있어서야….
금생에 이 몸을 제도할 수 있는 최상승 수행법 중의 하나가 바로 선문일송 가운데 있는 ‘대불정능엄신주’의 독송이다. 그렇다면 어떤 까닭으로 큰스님께서는 이 ‘대불정능엄신주’를 수지독송하게 하였을까?
첫째는 중국에서 불조 혜명의 대를 잇기 위해 수백 수천 명의 스님들이 모여 총림을 이루고 수행하는 가운데, 그 생활의 일과 중에 능엄주의 독송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관음도량으로 유명한 중국 보타낙가산 총림의 주지이신 진헐 대화상 밑에 사천명 청청비구 대중이 정진하고 있었다. 어느 날 피부 돌림병이 발생하여 온 대중이 병마에 휩쓸리게 되었다. 진헐스님은 부전을 시켜 병의 쾌유를 비는 백일 관음기도를 시켰다. 백일기도 회향 날, 주지스님 꿈에 관음보살이 화현하여 “주지스님이시여, 무엇 때문에 나를 찾으시오!” 하셨다. 주지스님은 “대성이시여, 보시는 바와 같이 총림대중이 돌림병에 걸려 수행에 지장이 있사오니 대의왕이신 대성의 위신력으로 대중의 병을 거두어 주소서” 하시니 관음보살님은 “주지스님이시여, 처처대중의 병고는 이 관음의 힘으로써는 거둘 재간이 없사옵니다. 오직 대불정능엄신주의 위력만이 이 청정대중의 병고를 거둘 수 있사옵니다”라고 하셨다. 다음날부터 진헐스님의 분부로 대중스님들이 대불정능엄신주를 수지독송한지 불과 몇 주만에 온 총림 대중의 병이 일시에 완쾌되었다.
당시 진헐스님께서 능엄주 독송의 공덕을 회향했던 글이 예불참회문에도 실려 있다.
둘째로는 이 대불정능엄신주를 수지독송함으로써 얻는 영험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능엄주를 독송하면 온갖 죄업이 남김없이 사라져 청청한 본래 근본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즉 계를 얻지 못하더라도 계를 얻게 되며, 계를 파하더라도 도로 계가 청정으로 되돌아서며, 정진을 하지 못하는 이라도 정진을 하게 되며, 지혜가 없는 이라도 지혜를 얻게 되며, 재계를 갖지 못한 이라도 재계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불정능엄신주의 맨 첫머리를 보자.
스타타가토스니삼 시타타파트람 아파라지탐 프라듕기람 다라니
이 주문의 신비한 말은 오직 지극히 염송하여야 아는 것이지만, 그 말뜻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대여래께서 정수리의 육계상에서 그 어떤 자도 능히 미칠 수 없는 대지혜광명을 놓으시어 광명의 큰 우산을 만드시어 그 우산 안으로 끌어안으셨습니다.”
즉 이 말은, 여래께서 이 다라니를 수지독송하는 수행자를 보호하시되 안팎으로 이들을 방해하는 모든 장애를 완전히 조복시켜서 어떠한 위신력이나 신통력도 미치지 않아 일체의 방해를 안 받도록 보호하여 주신다는 뜻이다.
그 다음은 능엄신주 전체를 5회로 나눌 수 있는데, 각 회의 내용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회의 내용은 “나마 사르바붇다보디사트베뱌~쿠르반투 마마샤”까지이다. 시방에 계시는 부처님, 보살, 아라한, 천신, 그 밖의 모든 선지식과 성현들에게 귀의, 정례, 공양, 기원을 해서 수호하여 줄 것을 발원하는 부분이다.
둘째, 2회의 내용은 “옴 리시가나~옴 스바스티르바바투 마마”까지이다. 제1회에서 귀의, 정례, 공양, 기원을 올린 시방 부처님, 보살, 아라한, 천신, 성현, 선지식들께서 나에 대하여 좋은 일이 있게 해달라고 발원하는 부분이다.
셋째, 3회의 내용은 “라쟈바야~락사락사맘”까지이다. 시방세계 및 삼계에서 나의 수행을 방해하려고 오는 모든 ‘고난’과 ‘재앙’과 ‘주력의 힘’을 거룩하신 세존의 불정계 대지혜 광명으로써 금지시키고 차단시키고 파괴해서 나에게 방해가 되지 못하게 해줄 것을 발원하는 부분이다.
넷째, 4회의 내용은 “바가밤 시타타파트라~예케칱타 사트바 마마”까지이다. 백산개 아래 세존에게 귀의함으로써 백광이 분명하고 빛이 밝고 밝아 석가모니 부처님 이외의 모든 부처님, 보살, 신장, 아라한, 천신, 선지식 등이 사용하는 ‘다른 주력’의 힘을 파괴하여 주기를 기원하는 부분이다.
다섯째, 5회의 내용은 “두스타칱타~반트라파다 스바하”까지이다. 시방세계 내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나쁜 씀씀이와 모든 귀신(악귀, 선귀, 일체의 귀신)의 장난으로 일어나는 고난과 재앙, 재난 그리고 병고를 백산개 아래 ‘대금강불정계’가 자연히 조복 후퇴시키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재난, 고난, 재앙, 병고’ 등의 장애를 하나도 빠짐없이 샅샅이 들쳐 내어 대불정계 백산개 대지혜광명의 위신력으로 소멸시키는 부분이다. 그리하여 아무리 무쇠철판 같이 두터운 업장일지라도 뚫리지 않을 수 없으며, 아무리 검은 칠통일지라도 희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용수보살 말씀에, “정법 500년, 상법 1000년을 지난 말법시대에 사는 중생들에게는 자력신앙은 뗏목을 만들어서 타고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를 건너서 저 언덕인 피안에 이르고자 하는 것과 같고, 타력신앙은 순풍에 돛단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서 저 언덕인 피안에 오르고자 하는 것과 같다. 말법시대에는 자력의 고승도 불보살의 애민보호를 입지 않으면 뗏목을 만들어 타고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를 건너고자 하는 것과 같도다.” 하셨다.
그러므로 큰스님께서는 미망에 허덕이는 우리 불자들에게 이 능엄주를 매일의 일과로써 수지독송하도록 시키신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도 ‘인연 없는 중생은 구제하기가 어렵다’ 하시면서, 말에게 물을 먹이기 위하여 냇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으나 말이 물을 먹지 않으면 도리가 없는 법’이라고 하셨다.
부처님 말씀 중에 뭇 중생의 업장을 면하지 못하게 하는 경전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많은 경전이나 다라니 중에서도 유독 이 대불정능엄신주의 위신력은 그 어떤 경전이나 다라니에 비할 바 없이 위대하고 완벽한 것이다. 진심으로 믿고 수지독송하면 외마(外魔)가 장애를 주기 위해 전후, 좌우, 사방, 팔방, 상하에서 종횡무진 침범을 해와도 부처님, 보살, 아라한, 천신 등 모든 성현들이 올리는 귀의, 정례, 공양, 기원이 완벽하게 짜여져서 철통같은 수비로 막아주기 때문에 그들을 완전히 조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불자들은 큰스님의 깊은 뜻을 헤아려서 매일 진심으로 수지독송하여 몸과 마음을 말고 깨끗하게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 속에 있다네
어렸을 때는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그 시절에 화장실은 집 안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있었거든요. 무덤 옆으로 지나갈 때는 대낮이라도 무서웠습니다. 산속에 있는 무덤 옆으로야 좀체 지나…
서종택 /
-
‘옛거울古鏡’, 본래면목 그대로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불면석佛面石 옆 단풍나무 잎새도 어느새 불그스레 물이 들어가는 계절입니다.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포행을 마치고 들어오니 책상 위에 2024년 10월호 『고경』(통권 …
원택스님 /
-
한마음이 나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없다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二由一有 一亦莫守 흔히들 둘은 버리고 하나를 취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두 가지 변견은 하나 때문에 나며 둘은 하나를 전…
성철스님 /
-
구루 린뽀체를 따라서 삼예사원으로
공땅라모를 넘어 설역고원雪域高原 강짼으로 현재 네팔과 티베트 땅을 가르는 고개 중에 ‘공땅라모(Gongtang Lamo, 孔唐拉姆)’라는 아주 높은 고개가 있다. ‘공땅’은 지명이니 ‘공땅…
김규현 /
-
법등을 활용하여 자등을 밝힌다
1. 『대승기신론』의 네 가지 믿음 [질문]스님, 제가 얼마 전 어느 스님의 법문을 녹취한 글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겨 이렇게 여쭙니다. 그 스님께서 법문하신 내용 중에 일심一心, 이문二…
일행스님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