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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빛의 말씀]
마음이 물들지 않으면 지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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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  2024 년 8 월 [통권 제136호]  /     /  작성일24-08-05 10:54  /   조회85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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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있는가 없는가? 

 

“지옥이 있습니까, 지옥이 없습니까?”

“있기도 하고 또한 없기도 하느니라[亦有亦無].”

“어째서 있기도 하고 또한 없기도 합니까?”

“마음을 따라 짓는 바 일체 악업[隨心所造 一切惡業]이 곧 지옥이 있음이요, 만약 마음이 물들지 않으면[若心無染] 자성이 공한 까닭에 곧 지옥이 없느니라.”

 

마음이 일체 망념을 따라 모든 악업을 지으면 분명히 지옥이 있고, 마음이 일체 망념을 다 끊어서 청정하면 자성이 공하여 일체 상대를 찾아볼 수 없으니 지옥이 없습니다. 우리가 공부를 성취해서 자성을 완전히 깨치고 보면 지옥이 없고 중생이 망념으로 엎치락뒤치락 업만 지으면 지옥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진 1. 성철스님(1912~1993).

 

중생과 불성의 차이

 

“죄를 지은 중생도 불성이 있습니까?”

“또한 불성이 있느니라.”

“이미 불성이 있을진댄 바로 지옥에 들어갈 때에 불성도 함께 들어갑니까?”

“함께 들어가지 않느니라.”

“바로 지옥에 들어갈 때에 불성은 다시 어느 곳에 있습니까?”

“또한 함께 가지고 들어가느니라.”

“이미 함께 들어갈진댄 지옥에 들어갈 때 중생이 죄를 받음에 불성도 또한 함께 죄를 받습니까?”

“불성이 비록 중생을 따라 함께 지옥에 들어가지만[雖隨衆生同入] 중생이 스스로 죄의 고통을 받는 것이요[自受罪苦], 불성은 원래 고통을 받지 않느니라[佛性元來不受].”

 

지옥·천당은 중생의 업연業緣으로 지옥·천당이 있는 것이지 자성에 있어서는 지옥·천당이 없습니다. 중생이 아무리 자기 업연으로 지옥에 가고 지옥고를 받는다 해도 지옥고는 업이 업으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자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천당에 있다 해도 불성은 천상락을 받지 않는 것이고 아무리 지옥에 있다 해도 불성은 지옥고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당이니 지옥이니 하는 것은 중생 업연의 환幻이지 실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진 2. 해인사 운양대 성철스님 사리탑.

 

“이미 함께 지옥에 들어갔을진댄 무엇 때문에 지옥고를 받지 않습니까?”

“중생이란 모양이 있음[有相]이니 모양이 있는 것은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있음이요, 불성佛性이란 모양이 없음[無相]이니 모양이 없는 것은 곧 공한 성품이니라[卽是空性也]. 그러므로 진공의 성품은 무너짐이 없는 것이니라[眞空之性 無有壞者].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허공에 땔나무를 쌓으면 땔나무는 스스로 무너지나 허공은 무너지지 않음과 같으니 허공은 불성에 비유하고 땔나무는 중생에 비유한 것이니, 그러므로 함께 들어가나 함께 받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모양[相]이란 업연이며, 이루어지고 무너짐[成壞]이란 생멸입니다. 그러므로 중생은 업연이 있으므로 생멸이 있고 불성은 업연이 없으므로 생멸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생이 지옥에 들어가면 중생업으로 인해 모양이 있으므로 무너지고 이루어짐이 있어서 지옥고를 받으나, 중생의 불성은 모양이 없으므로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없어서 거기에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사진 3.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좋아하셨던 성철스님.

 

중생의 업이란 생멸이 있어 시작이 있고 끝이 있으니 천당에 가서 낙을 받기도 하고 지옥에 가서 고를 받기도 하지만, 불성, 근본자성은 생멸이 없어 시작이 없고 끝이 없으니 천당에 가서 낙을 받아도 아무 영향이 없고 지옥에 가서 고를 받아도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들어갔으나 같이 받지 않는다고 한 것이니, 같이 받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설사 고를 받는다 해도 중생업이 받는 것이지 불성이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 두 갈래가 나는 것 같지만 이것은 중생을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확철히 깨쳐서 ‘무명의 실다운 성품이 곧 불성이요 허깨비 같은 빈 몸이 법신[無明實性卽佛性이요 幻化空身卽法身]’이라는 것을 바로 알면 이것은 일종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입니다.

- 성철스님의 『돈오입도요문론 강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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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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