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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건강 기공]
삼수전각三獸轉脚 - 세 마리 짐승의 다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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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  2020 년 9 월 [통권 제89호]  /     /  작성일20-09-21 11:36  /   조회8,694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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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가서 노보살님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경외심이 생긴다. 절하는 모습, 합장한 손 끝에 맺혀있는 깊은 신심과 간절한 마음 등에 감동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얼굴에 세월의 흔적인 주름살은 깊게 파여 있으나 웃는 얼굴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노보살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의 미래를 가늠해 본 적도 있다.  

 

 곱게 늙는다는 것,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간직할 수 있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지는 게 아니다. 부처님 말씀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있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건강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노보살님들의 건강함은 젊어서부터 절에 다니며 신심을 닦고 열심히 수행한 결과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존경심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 역시 아름다운 노보살님들과 같은 미래를 꿈꾸며 시간 나는 대로 사찰에 가 기도하고 있다.

  

 강원도 철원 도피안사 가는 길, 한강을 지나 포천에서부터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을 볼 수 있다. 포천에서 철원으로 이어진 한탄강 주상절리 길을 따라가는 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둘기낭폭포, 삼부연폭포, 고석정을 지난다. 현무암 협곡으로 이루어진 한탄강의 비경이 아름다워 감탄사가 절로 난다. 비경을 보며 강 건너편에 서면 어떠한 감정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찌 보면 누구에게나 자기만이 건너야 하는 강이 있다. 자신이 스스로 체득하며 건너야 하는 강, 부처님과 여러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받기도 하고, 그 중 자신의 근기에 맞는 길을 선택해 강을 건너고, 바른 방법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생각으로 불가기공을 연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1. 도피안사 철불. 

 

 그런 상념 속에 운전하다 보니 어느덧 도피안, 피안에 이를 수 있는 화개산花開山 도피안사到彼岸寺에 도착했다. 『유점사본말사지楡岾寺本末寺誌』에 수록되어 있는 사적기에 의하면, 도피안사는 865년(신라 경문왕 5)에 도선道詵 국사國師가 철조비로자나불상(국보 제63호, 사진 1)을 조성하여 철원의 안양사安養寺에 봉안하려고 하였으나, 운반 도중 불상이 없어져서 찾았더니 지금의 도피안사에 있어 그 자리에 절을 세우고 불상을 모셨다고 한다. 또한 도선 국사는 이 절을 800곳에 달하는 비보국찰裨補國刹의 하나로 삼았다. 풍수에 능했던 도선 국사는 화개산이 마치 연꽃이 물에 떠 있는 연약한 형국이어서 석탑과 철불로 산세의 약점을 보완하고 비보裨補함으로써 국가의 내실을 굳게 다지고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였다고 한다.

 

 천년의 세월에 중건과 중수를 거치며 많은 전설을 지니고 있는 도피안사는 강원도의 높은 산악지형과 다르게 그리 높지 않은 화개산에 있어, 절을 찾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그곳에 천년의 세월을 나라의 안위를 위해 비보裨補로 조성된 철조비로자나 부처님은 그곳에 강인한 염원을 가진 채 지금도 앉아 계신다. 비로자나 부처님이 모셔진 대적광전 앞 3층석탑(보물 제223호) 앞에서 불가기공 제16식 삼수전각三獸轉脚을 촬영했다.

   

 경전에 토끼 · 말 · 코끼리가 강을 건너가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삼수도하三獸渡河라고 한다. 토끼는 수면水面으로 헤엄쳐 건너가고, 말은 물에 잠겨 발이 밑에 닿기도 하고 닿지 않기도 하여 떠서 건너가며, 코끼리는 물속 바닥을 디디고 건너간다. 성문 · 연각 · 보살을 비유하는 한편 토끼처럼 겉핥기식으로 공부하지 말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코끼리의 발바닥이 강바닥까지 닿아 강을 건너듯, 부처님의 미묘법을 깨우치라는 것을 비유하는 내용이다. 

 

 나는 이 경전 말씀 덕분에 불가기공 16식을 만들 수 있었다. 발목은 토끼, 무릎은 말, 다리 전체를 움직이는 고관절은 코끼리가 강을 건너는 것으로 배치시켜 보았다. 또한 의념으로는 기의 움직임을 관하고, 한쪽 다리를 들어 중심을 잡는 기공 동작으로 정중유동靜中有動이 되어 고요한 가운데 움직여야 한다. 코끼리의 코처럼 손을 들어 기氣를 운용함해 대장大腸과 심장心臟을 강화시키고, 하지의 관절을 편안하게 돌리는 기공 동작으로 발목, 무릎, 고관절을 움직여 인대의 이완을 돕고 근육을 강화하면, 좌골신경통은 물론 슬관절염, 발목관절염 등의 하지관절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림 1-6은 삼수전각의 공법이다.

 

1.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는 곧게 세우고 엄지와 약지를 붙이고 오른쪽 머리 위로 서서히 들어 올려 손등이 몸 쪽으로 향하게 한다. 왼손은 검지와 중지는 곧게 세우고 엄지와 약지를 붙이고 손바닥이 아래를 향하고 허리 옆에 둔다. 

다리는 좌후보左猴步(몸의 중심은 오른 뒷다리를 구부려 앉은 자세를 하고 왼 앞다리는 힘을 빼고 앞으로 내밀어 발끝만 땅에 댄다). 자세에서 발목을 서서히 밖으로 8회 돌린 후 다시 안쪽으로 8회 돌린다. 

 

2. 이어서 손동작은 그대로 멈춘 자세에서 다리를 90°로 들어 올려 발을 밖으로 8회 돌린 후 안쪽으로 8회 돌려 무릎을 연동시킨다. 

 

3. 이어서 손동작은 그대로 멈춘 자세에서 무릎을 복부 높이로 최대한 들어 올려 고관절을 밖으로 8회, 안쪽으로 8회 돌린다. 

 

4. 5와 6은 반대 방향으로 자세를 바꾸어 반복한다. 

 

 


 

 

 간장은 간장혈肝藏血이라 해, 간은 혈액을 저장하고 혈액량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황제내경·영추』 「구침론」에 “간주근肝主筋이라 하며 간은 근육을 주관한다.”고 했다. 『황제내경·소문』 「오장생성」편에는 “족수혈이능보足受血而能步라 하여, 발이 혈액을 받으면 걸을 수 있다.”고 했다. 다리에 기혈이 잘 통할 수 있는 삼수전각 기공동작으로 다리 관절의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 건강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은 다리가 튼튼하면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다.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사람의 다리는 엔진과 같다. 엔진이 망가지면 자동차가 굴러갈 수 없어 폐차시켜야 한다. 사람도 나이가 들어 다리가 망가지면 점차 걸어 다닐 수 없고, 건강이 악화되어 마침내 저승을 예약하게 된다. 

 

 쇠를 단련해야 강해지듯이 다리 역시 단련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다리 건강에 가장 기본적인 것은 걷기다. 산사에 자주 걸어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부처님께 참배를 하고 스님의 설법을 듣는 것은, 복덕과 지혜를 증장시키고 육체의 건강과 장수를 이루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 거기다 불가기공 제16식을 단련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다리가 건강해야 인생의 행로를 즐길 수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은 시간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몸과 마음을 닦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사찰에 가서 부처님께 참배하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고, 불가기공을 단련하여 도피안에 이르는 불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도피안사 산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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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원광대 대학원에서 「단전 수련丹田修練과 정기신精氣神에 관한 연구」로 한 의학박사학위(2009)를 취득했다. 84년 격투기 한국무술 최강자, 85년 대한 킥복싱 챔피언, 2006년 일본 공수도 공심회 60 주년 기념대회 한국대표 감독, 2008년 국기원 특별위원회 태권도남북교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전광역시 카라테 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펴낸 책으로는 『활력기공』(예광출판사,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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