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무너지지 않고 언어문자 초월
페이지 정보
송현수 / 2021 년 5 월 [통권 제97호] / / 작성일21-05-04 14:04 / 조회5,559회 / 댓글0건본문
‘직접적인 원인[因]’과 ‘간접적인 조건[緣]’의 결합으로 나타난 모든 존재[諸法, 사물·관념]는 반드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철저하게 체득體得한 지혜가 반야입니다. 인연因緣으로 생겨난 세상의 모든 존재는 결국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허무하게 살라는 것’도, ‘체념하고 살라는 것’도, ‘노력해도 소용없으니 마음대로 살라는 것’도 아닙니다.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이기에 더 바르게,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더 집중해 살 때 영원永遠으로 이어지는 삶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반야에 들어 있습니다. 반야의 의미를 실천하는 삶이 지혜로운 삶이자 참다운 삶입니다. 『종경록宗鏡錄』 제2권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般若無壞相
過一切言語
반야에는 무너지는 모습이 없고
모든 언어를 초월한 것이 반야다.
인문印文의 ‘반般’자는 갑골문甲骨文과 팔분八分 예서隸書가 융합된 새로운 조형으로 굵기에 큰 변화를 이루고 끝 획을 파임의 형태로 취해 파격적인 조합을 이뤄 보았습니다. ‘야若’자는 전예篆隸가 복합된 모습으로 획과 획이 떨어져 있으나 마치 이어진 듯 고전의 형태를 행서行書 필의筆意로 생기발랄하게 표현해 기운차고 생동감을 자아내도록 했습니다.
반야般若 * 가로9cm 세로18cm, 해남석.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성을 실현할 때
생명이 약동하는 봄의 기운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음력 2월 19일은 성철 종정예하의 탄신일입니다. 큰스님께서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시고 난 다음 해, 큰스님 탄신일을 맞이하여 자리를 함께한 사형사제 …
원택스님 /
-
김천 송학사 주호스님의 사찰음식
경전의 꽃이라 불리는 『화엄경』을 수행 속 화두로 삼아 정진하고 있는 도량이 있습니다. 바로 김천 지례마을의 대휴사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비구니 도량으로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492호인 목조보살 좌상…
박성희 /
-
티베트 불교의 학문적 고향 비크라마실라 사원
인도불교의 황금기에 빛났던 ‘마하비하라(Maha-Viharas)’, 즉 종합수도원 중에서 불교사적으로 특히 3개 사원을 중요한 곳으로 꼽는다. 물론 나란다(Nalanda)를 비롯하여 비크라마실라 그…
김규현 /
-
향상일로, 한 길로 올곧게
수행 방법은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도수행을 하시는 분들이 상황에 따라 어떤 때는 이 기도를 하고 어떤 때는 저 기도를 합니다. 기도 방법이 다양하게 있는 만큼, 한 사람이 하는 기도의 종…
일행스님 /
-
갈등 해결과 전쟁 방지를 위한 불교적 해법
이 순간에도 세상의 어디에선가는 크고 작은 다툼과 폭력이 일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반인륜적인 잔학행위와 문명파괴 행위가 끊임없이 자행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불살생계不殺生戒를 강조하…
허남결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