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마당]
성철선사상연구원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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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 1998 년 6 월 [통권 제10호] / / 작성일20-07-14 18:28 / 조회10,150회 / 댓글0건본문
백련불교아카데미 지상중계
매달 넷째주 토요일 오후 2시, 강의실에는 더운 바람과 함께 긴장이 흐른다. 발표하시는 선생님의 얼굴에도 듣고 기뻐하는 분들의 얼굴에도 진지함이 배어난다. 각자의 위치가 다른 분들이 모여 한 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올 상반기 아카데미에서는 역경과 번역의 문제를 중심적으로 다루어 보았다.
제6회 백련불교아카데미
제목 : 한문 원전 번역에 관한 문제
발표자 : 은정희 교수(서울교대 윤리교육학)
일시 : 5월 23일(토) 오후 2시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된 불교가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데 큰 장애가 되는 것은 바로 불교 원전이 우리말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중국 불교의 역사가 인도 원전을 중국어로 번역한 역사와 등가(等價)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번역의 중요성은 최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서는 이러한 불교 원전의 번역을 위해 어떠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살피고자 한다.
번역 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을 언급한다면, 문체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주(註)의 설정 수준을 고려해야 하며, 내용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오역을 줄이기 위한 방안과 번역 이후의 재점검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번역을 위한 훈련은 문장을 통한 실습밖에 없다. 먼저 한문 독해력을 위한 장기간의 한문 연수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사서, 삼경을 포함한 중국의 제자백가서와 불교 서적이 포함된다. 이러한 독해 능력을 바탕으로 텍스트의 충분한 이해를 위하여 초기 불교에서 구사, 유식, 화엄, 선에 이르기까지 불교학의 기초 교리에대한 연구가 전제되어야 한다. 한문 독해력만으로는 내용의 완전하 이해가 불가능하고 자칫하면 불교의 고유 술어를 풀어서 번역하는 오류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불교 원전을 번역하기 위해서는 불교학뿐만 아니라 동양과 서양 철학 일반에 대한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철저한 주석과 번역 작업을 위해 번역 대상서와 관련된 전문 서적을 연구하여야 한다.
번역 작업이라는 것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충실한 번역과 꾸준한 학습을 위해서 윤독회 등의 팀을 구성하는 방법이 적절하다.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이점과 함께 집단 토의를 통해 오류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문원전의 번역을 위해서는 어디까지나 꾸준한 노력만이 첩경임을 늘 상기하여야 한다.
제7회 백련불교아카데미
제목 : 불교문헌 영역에 관한 제문제 - 『선문정로』의 경우를 중심으로
발표자 : 윤원철 교수(서울대 종교학과)
일시 : 6월 27일(토) 오후 2시
『선문정로』는 비록 한글로 쓰였지만 거기에 동원된 개념들은 거의 모두 한문투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문 원전을 다룰 때만큼의 한문 실력이 필요하며, 특히 불교의 한문 용어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이 요구된다.
번역된 영어 문장은 영어권 독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고급 수준이어야 한다. 기존의 한국학 자료 영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심각한 질적 하자가 바로 고급 영문을 구사하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이기 때문에 이는 특히 강조하고자 한다. 영어권에서는 고급 영어 문장의 수준이 뚜렷하게 서 있기 때문에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고, 수준 미달의 번역은 원전을 제대로 소개하기는커녕 오히려 원전에 누를 끼치는 역효과를 낳는다. 거의 비슷한 말이겠지만, 고급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사실과 더불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술술 잘 읽히는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불교 문헌뿐 아니라 어떤 자료라도 영역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급영어를 전문적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하며 아울러 그 분야의 소양을 충분히 갖춘 국제적인 사람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한국 불교 자료의 영역도 공동 작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학계 전반과 개개 학자의 고질적 습관인 폐쇄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산스크리트 원어의 한문 번역을 영역에서는 단순하게 다시 산스크리트 원어로 바꾸어버리는 관행에 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한문 특유의 의미내용, 그 개념의 한문 번역어가 산스크리트 원어와는 별도로 갖게 된 의미내용이 사장되어 버린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특히 같은 불교용어나 선 용어라도 돈오돈수론이라는 특수한 맥락에서 사용하는 예가 많은 『선문정로』를 번역하는 작업에서는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그런 것 하나하나마다 다 방대한 주석을 달아야 한다면 불교 개념들의 역사 전체가 동원되어야 하는 엄청난 일인데, 과연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 것인가가 『선문정로』뿐만 아니라 인도 밖에서 전개된 불교 사상의 문헌을 다루는 모든 번역자들의 고민일 것이다. 특히 『선문정로』와 같이 개념의 의미 파악에 존지 전개의 큰 비중을 두는 텍스트를 다룰 때에는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1998년도 성철선사상연구원 지원사업>
1998년도 학술연구비 지원 확정
1998년도 성철선사상연구원에서는 다음과 같이 연구 논문 및 불서 원전 윤독회를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1. 우수연구논문 지원(5편)
김명실 /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시간강사 <頓悟頓修와 頓悟漸修에 대한 唯識學的 고찰>
최정규 / 고려대학교 철학과 시간강사 <1과 2 그리고 3 – 현대적 敎判을 모색하며>
백승대 /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 <선불교사상에 대한 지식사회학적 해석>
황인규 /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시간강사 <麗末鮮初 禪師들의 系譜와 그 활동>
이동준 / 쌍계사 승가대학 중강 <『육조단경』에서의 見性의 의미>
2. 불교 원서 윤독회 지원(7팀)
불교경학연구회 『유마경통윤직소』 『조론』
부산대 불교독경회 『선원제전집도서』, 『중화전심지문지선문사자상습도』
구결학회 『능엄경』
남산윤독회 『아함경』, 『구사론』
동양사회사상연구회 『육조법보단경』
육조단경윤독회 『육조단경』
한국불교사연구회 『한국불교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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