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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  /  1998 년 6 월 [통권 제10호]  /     /  작성일20-05-06 08:33  /   조회10,971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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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안락여자중학교 2학년)

 

‘내가 다시 백련암 수련법회에 참가하면 사람이 아니다.’

지난 여름 백련암 수련법회에 참석하여 난생 처음 3천배와 아비라 기도를 하고서는 무척이나 힘이 들었던 내가 내 자신에게 푸념으로 했던 말이다. 그리고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들면 이 말을 생각하곤 했다.


그러므로 지금 난 사람이 아니다. 다시 백련암 수련법회에 참석하였기 때문이다. 안 오겠다는 다짐을 하였지만, 백련암 수련법회의 알 수 없는 어떤 매력이 다시 백련암으로 오게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수련법회는 여름처럼 쉽지 않았다. 삼천배를 하면서 너무 힘들어 울기도 하였지만, 어머니와의 약속­이번엔 삼천배를 한 번도 쉬지 않고 할께요­때문에 다리가 아파도 참고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만 했다. 이 순간 어머니께 달려가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어머니 어머니, 이 딸이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켰어요.”
삼천배가 끝나고서는 이제 더 어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자신과의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아비라 기도와 아침 저녁으로 모시는 예불 그리고 참선, 줄어든 잠자는 시간 등 또 다른 내 자신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것을 다 이겨내고 스스로 생각해도 장한 모습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스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부모님의 고마움과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에 남 몰래 눈물을 닦기도 했고, 촛불 의식을 하면서는 곧 헤어지게 될 친구들에 대한 슬픔과 다시 만나게 될 부모님에 대한 기쁨에 모두 다 눈물을 흘렸다.

 

백련암 수련법회에서 내가 배운 가장 큰 것은 인내와 사랑이다. 나 자신과 싸워서 이기고, 서로를 위해 주는 그것, 인내와 사랑은 수련법회가 끝나도 영원히 내 가슴 속에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이번엔 또 다른 다짐을 했다. ‘내가 다시 백련암 수련법회 참가하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 여름처럼 말하고서 다시 내가 이곳에 오게 되면 정말 사람이 못될 테니까.

 

끝으로 우리들이 3박4일 동안 잘 지낼 수 있도록 많은 힘을 써 주신 스님들과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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