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추모 기사]
창간법어 - 법계중생의 등불이 되기를 바라며
페이지 정보
혜암 / 1996 년 3 월 [통권 제1호] / / 작성일20-07-01 09:01 / 조회11,659회 / 댓글0건본문
혜암慧菴 스님/해인총림 방장
伽倻峯巒에 群鶴이 飛翔하고
紅流溪谷에 獅子가 哮吼로다
万年碧岩은 屹立蒼天하고
千秋老松은 高聳白雲이로다
戒行嚴然은 僧家에 師表요
淸白家風은 道人支柱로다
活句說通은 珠玉熱辯이니
法界衆生의 無盡法燈이로다
提接學道는 與奪自在하고
棒喝柱杖은 縱橫無盡하며
天眞無垢는 人天에 福田이요
理事無碍는 諸佛之祖로다
生不生兮여 呑却天地하고
死不死兮여 獨步法界로다
釋迦不出하고 達磨不來라도
佛法編在하여 日月放光이로다
가야의 산봉우리에 뭇 학이 훨훨 날고
홍류계곡에 사자가 으르렁거리도다
만년의 푸른 바위는 푸른 하늘에 우뚝 섰고
천년의 늙은 소나무는 흰 구름에 솟았도다
계행이 엄중함은 승단(僧團)에 청정한 사표요
가풍이 청백함은 도인의 지주로다
산 법문의 설통은 주옥과 같은 열렬한 변론이니
법계중생의 다함이 없는 법의 등불이로다
도 배우는 사람을 이끌되 주고 빼앗음이 자재하고
방할(棒喝)의 수단과 주장자 살림에 종횡무진하며
아무 흠이 없이 천진하니 인천(人天)에 복밭이요
이치와 사(事)에 막힘이 없으니 모든 부처님의 스승이로다
나도 나지 않음이여, 천지를 삼키고
죽어도 죽지 않음이여, 법계에 홀로 걷도다
석가가 나오지 않고 달마가 오지 않았더라도
불법은 두루 있어 해와 달이 방광을 하네
성철 대종사께서는 무량겁(無量劫)으로부터 일체중생의 본심(本心)이 본디 부처라는 절대성을 가르쳐 주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모든 중생의 절대성은 부처님이 오시기 전이나 오신 뒤에라도 추호도 변함이 없는 진리이며 우주의 근본원리입니다.
스님께서는 중생들이 이 무한한 절대성의 보물을 모르고 속아 살고 있기에 각자의 천진불(天眞佛)을 가르쳐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이 절대성의 본심은 평등하여 승속, 남녀노소, 부귀빈천, 유식무식할 것 없이 회광반조의 이 뭣고? 하는 참선을 하면 깨닫게 됩니다.
스님께서는 아무리 악하고 선한 중생이라도 부처님과 부모와 스승과 국왕과 집안 어른과 마을 어른과 같이 섬기며 공경하며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서로 싸우고 침해하고 너니 나니 하는 것은 본연의 절대성 원칙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본연성(本然性)을 알고 보면 싸우라고 해도 싸울 수 없고 해치라고 해도 해칠 수 없는 지상낙원이 됩니다.
스님의 수행정신과 삶을 널리 알리고 사리탑 건립 불사를 원만히 이루기 위해 『고경』을 창간한다고 하니, 이 불사에 법계중생은 물론 윗집 꼬꼬닭도 아랫집 캉캉 컹컹 짖는 개도 우리 절 목석(木石)들도 모두 함께 동참하여 시작부터 끝까지 아무 어려움없이 원만히 성취하기를 바랍니다.
본래부터 모든 부처님과 일체중생은 마치 허공에 이것과 저것의 걸림이 없는 것과 같이 평등합니다. 그러나 제불은 번뇌를 다하여 원명(圓明)한 성품바다에 한가롭게 노닐면서 자유자재하기에 도피안(到彼岸)이라고 하는 것이요, 중생들은 그와 반대로 깨달음을 등지고 탐진치 삼독의 더러운 진흙 속에 빠져 헤매고 얽혀 모두 속아서 생사고해에 윤회하기에 화택(火宅)의 차안(此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일체중생의 다생부모(多生父母)가 밤낮으로 끝없는 고통을 받고 있으니 속히 성불하여 중생계가 다하도록 제도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합시다.
남아가 가는 곳마다 고향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객지 근심에 젖었던고
한 번 할하는 소리로 삼천세계를 다 깨고 보니
눈 속의 매화꽃이 낱낱이 붉었더라
男兒到處是故鄕이어
幾人長在客愁中고
一聲喝破三千界하니
雪裡梅花片片紅이로다
喝 一喝
불기 2540년 1월 4일
海印叢林 方丈 慧 菴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네팔 유일의 자따까 성지 나모붓다 사리탑
카트만두에서 남동쪽으로 52km 떨어진 바그마띠(Bagmati)주의 까브레빠란 삼거리(Kavrepalan-Chowk)에 위치한 ‘나모붓다탑(Namo Buddha Stupa)’은 붓다의 진신사리를 모…
김규현 /
-
햇살 속에서 익어가는 시간, 발효의 기적
8월은 발효의 계절입니다. 찌는 듯 무더운 날씨 가운데 발효는 우리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발효가 되어 가는 향기를 맡으며 발효를 이야기해 봅니다.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을 경험…
박성희 /
-
초의선사의 다법과 육우의 병차 만들기
거연심우소요 58_ 대흥사 ❻ 초의선사의 다법을 보면, 찻잎을 따서 뜨거운 솥에 덖어서 밀실에서 건조시킨 다음, 이를 잣나무로 만든 틀에 넣어 일정한 형태로 찍어내고 대나무 껍질…
정종섭 /
-
인도 동북부 수해 지역 찾아 구호물품과 보시금 전달
연등글로벌네트워크 회원들은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州 마이뜨리뿌리 지역의 사찰과 마을을 찾아 수해복구를 위한 보시금과 구호물품 등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이 지역은 지난 6월 초…
편집부 /
-
운문종의 법계와 설숭의 유불융합
중국선 이야기 53_ 운문종 ❽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문명을 구가하던 당조唐朝가 멸망하고, 중국은 북방의 오대五代와 남방의 십국十國으로 분열되었다. 이 시기에 북방의…
김진무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