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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는 지금]
미국 불교사에 발자취를 남긴 주요 사건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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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  2023 년 4 월 [통권 제120호]  /     /  작성일23-04-05 10:12  /   조회2,182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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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는 지금 4 |미국 ④ 

 

미국불교의 전개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미국 불교사에 발자취를 남긴 주요 사건들에 대해 연대기 순으로 전개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1965년 이민법 개정과 선禪 수행의 본격화

 

1960년대는 미국불교에서 매주 중요한 시점이다. 1965년 이민법 개정으로 아시아인들의 이민이 본격화되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내에는 백인 불교인들과 아시아 불교인들로 크게 구분되었다. 그리고 1960년대는 책이나 말에 의해 퍼지던 선禪이 지적인 차원에서 수행의 차원으로 전환된 시점으로 평가를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진 1. 개정 이민법에 서명하는 린든 존슨 대통령.

 

선과는 다른 ‘염불’을 수행방법으로 내세우는 일본의 일련정종(Nichiren Shoshu of America)도 이 시기에 미국에 상륙했다. 그러나 이 단체는 1991년 재가자로 구성된 ‘창가학회’가 스님 주도의 ‘일련정종’으로부터 파문당하였다. 이로 인해 일련정종(Nichiren Shoshu Temple)과 미국창가학회(Soka Gakkai International-usa)로 분리되었다.

 

미국 불교사에서 큰 영향을 미친 이민법 개정 상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65년 10월 4일 오후 뉴욕 항 남쪽 자유의 여신상이 서 있는 리버티 아일랜드에서 린든 존슨 대통령이 역사적인 개정 이민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발의된 것인데, 이 법이 개정됨으로써 아시아 이민자들이 대거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미국불교는 유럽계 백인들과 아시아 이민자들로 크게 구별되었다. 아시아 이민자의 급증은 새로운 아시아 이민 공동체 내에서 광범위한 불교 전통들이 뿌리내리기 시작하면서 미국불교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이것은 중국인들이 1850년대 샌프란시스코에 들어온 후 100년 만에 일어난 사건이다. 1960년대 들어 일본 스님들과 그의 제자들에 의해 미국의 유명한 선원들이 많이 세워졌다. 1960년대 미국불교 상황에 대해 리처드 휴지스 시거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진 2. 스즈키 순류鈴木俊降(1904~1971).

“대략 1963년부터 70년대 중엽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을 일반적으로 가리키는 용어인 ‘60년대’라는 말은 미국불교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대략 그 무렵에 미국의 주류 불교는 주로 선에 몰두해 있던 소수의 구도자 공동체로부터 대규모의 분화된 공동체로 성장했다. 급증하는 반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영적인 대안을 찾아 나섰다가 선, 니치렌, 티베트, 테라와다 등의 불교 형태에서 그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들은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들과 해외에서 스승을 찾아냈다. 이 기간 동안 오늘날 미국 백인불교의 활기찬 복합성의 토대를 만들었다.”

 

사진 3. 선화상인宣化上人(1918~1995).

 

시거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고, 이 시기를 잘 분석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시기에 미국 불교사에서 중요한 사람들이 아시아로부터 미국으로 대거 들어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에서는 서경보, 삼우, 고성, 숭산, 법안스님과 이한상 거사가 들어왔다. 나아가 중국의 선화선사, 스리랑카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스님, 티벳트 게쉐 훈덥 소파, 닝마파 타르탕 툴구 등이 있다. 

 

사진 4. 나로파대학교 메인 캠퍼스 전경.

 

특히 미국에 삼발라센터와 나로파대학교를 설립하여 미국불교의 공로자로 평가받는 티베트 카규파 출신의 쵸감 트룽파 린포체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1970년 미국으로 들어왔다. 또 1970년 태국 스님들이 신도들의 초청으로 로스엔젤레스에 도착하여 태국불교도 미국에서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1960년대, 잇따른 사찰과 선원 건립


◆ 1962년 뉴욕에 중국계 스님과 신자가 함께 ‘Eastern States Temple of America’를 설립했다. 주축은 James Ying과 그의 부인 Jin YUꠓtang이었다. 1971년에는 뉴욕주 북부의 케스킬에 대승사라는 안거 수행처를 열었다.

◆ 1966년 7월 샌프란시스코 부근에 스즈키 순류 스님이 타사하라 선원을 개원했다. 미국 최초의 정통 산중 수련원이다.

◆ 1966년 워싱턴 D.C.에 스리랑카 불교사원(Washington Buddhist Vihara)이 개원됐다.

◆ 1966년 필립 카플로가 뉴욕주 로체스터에 로체스터 선원을 개원했다. 필립 카플로도 일본 임제종 계열에서 수행을 하였다.

 

사진 5. 메사추세츠 소재 ‘Insight Meditation Society(IMS)’ 건물.

 

 

◆ 1967년 마에즈미 스님이 LA에 ‘부신지(Buddhist Essence Temple, Bussinji)’를 설립했다.

◆ 1969년 스즈키 순류 스님이 샌프란시스코 선원을 개원했다.

◆ 1971년 12월 태국 불교계가 로스엔젤레스에 테라바다 불교센터 ‘왓 타이 LA’를 출범했다.

◆ 1974년 Naropa Institute가 여름학기를 시작했다. 교수로는 초감 트룽파 린포체, 람 다스(Ram Dass), 허버트 구엔터(Herbert Guenther), 시인 알렌 긴스버그, 작곡가 존 케이지(John Cage) 등이 참여했다. 

◆ 1975년 샤론 실즈버그, 잭 콘필드, 조셉 골드스타인 등이 메사추세츠 베어리에 ‘Insight Meditation Society(IMS)’를 설립했다.

 

사진 6. 젊은 시절의 초감 트룽파 린포제(1939~1987).

 

사찰과 선원이 여러 곳에 생겨나고, 다양한 불교기관들이 등장하면서 1960년대 말부터 미국인들이 불교수행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의 영적 풍경에 갑자기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사진 7. 헤네폴라 구나라타나(1927~) 스님.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1970년대에 미국불교를 확장시킨 사람은 티베트인 초감 트룽파 린포체라고 본다. 그는 1969년 버클리에서 샴발라출판사를 설립한 샘 버콜즈의 초청으로 미국에 오게 되었다. 그가 미국에 온 후 불교와 동양 종교에 관심이 깊은 지식인들을 비롯하여, 영성 수행에 관심이 많은 수피 수행자 등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지도에 관심을 갖고 따랐다.

 

트룽파 린포체, 만불사를 건립한 중국인 선화스님, 아직도 살아서 활동하는 바바나협회(Bhavana Socisty)를 설립한 스리랑카 출신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스님도 이 시기부터 미국에서 불교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 세 사람과 1971년 입적한 스즈키 순류 스님 등 네 사람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와서 큰 원력을 세우고 그 원을 성취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내 한국불교계의 활성화

 

1965년 이민법으로 많은 아시아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부터 미주 한국 불교계를 비롯한 이민자 불교계는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삼우, 고성, 숭산, 법안, 도안, 대원스님과 이 한상 거사 등이 이 시기에 들어와 사찰을 건립하면서 미주 한인사회에 한국불교가 양적 팽창을 이루게 되었다. 

 

이때에 시작하여 성실하게 운영하여 10년 정도가 지나면 큰 건물에 많은 신도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1980년대부터는 아시아 국가에서 이민온 불교인들이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일리노이, 워싱턴 D.C. 등 여러 지역에서 번창했다. 미주 한국불교계는 1980년대, 1990년대에 수십 명의 스님들이 미국에 들어왔고, 수십 개의 사찰들이 건립되었다. 

 

사진 8. 숭산崇山 스님(1927~2004).

 

이와 더불어 미국 내에서도 의미 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즉 휴지스 시거에 따르면 “미국에서 나고 자란 미국인 세대가 학자 또는 법사로 공동체의 지도자로 두각을 나타나면서 미국 불교인들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의 주류 문화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적합한 불법을 창안하기 위해 진지하게 탐구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 들어 본토박이 선생 1세대가 출현한 것은 불교공동체가 성년기로 진입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8, 90년대, 성 평등 운동과 불교

 

전통적인 아시아 불교권이나 한국 불교계에서 성 평등 이슈는 어쩌면 생소한 문제일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불교계에서는 이 문제가 1980년대에 들어 크게 부상하였고, 지금도 가끔 문제가 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온 지도자와 제자인 서양 여성 사이에 부적절한 성 문제가 1980년대를 전후하여 미국 사회나 불교계 내부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1970년대부터 누적된 문제가 터진 것이다.

 

사진 9. 샤론 살즈버그(Sharon Salzberg, 1953~).

 

성에 대한 개방성은 히피세대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 “아시아인의 위계질서와 미국인의 방종이 사제관계를 왜곡하여 불건전하게 결합한 현상”으로 비판받는 성 문제는 티베트계, 일본계, 한국계, 유럽계 미국인 등 광범위하게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은 달랐다. 공개적으로 논의를 한 집단도 있었고, 덮기에만 급급한 집단도 있었다. 그리하여 이런 부적절한 사건 때문에 1980년대와 90년대에 불교인들은 성 평등 운동이 지속되었는데, 이에 대해 리처드 휴지스 시거는 다음과 같이 바라본다.

 

“이것은 환각제, 섹스, 명상을 통한 초월을 추구하면서 정신건강과 의무감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불교인들에게 자성의 계기가 되었다. 60년대부터 물려받은 자유의 기풍, 스캔들에 대한 대응 그리고 더 넓은 사회에서 전개되던 페미니즘의 힘이 1980년대에 하나로 모아지면서 성 평등은 개종자 공동체에서 제1의 의제로 떠올랐다. 1980년대 추문은 반문화시대에 불교와 무절제를 결합하고자 했던 비트세대의 유산을 종식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1990년 무렵에 성 평등은 미국불교의 특징으로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런 점은 수행하는 여성들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샤론 살즈버그, 조안 핼리팩스, 페마 초드론처럼 공인된 선생들이 중요해졌다는 점에서도 입증되었다.

 

1990년대, 티베트 불교와 가장 미국적인 불교의 등장

 

1980년대에 연속적으로 닥쳐왔던 문제들을 잘 극복한 미국 불교계는 아시아 불교보다 더 평등하고, 민주적이며, 사회참여성이 강화되고, 여성에게 개방적인 불교로 변모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초전법륜 이후의 또 한 번의 법륜法輪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미국적인 불교를 주창하기 시작했다고 평가받는 이 시기에 대두한 첨예한 이슈는 동성애였다. 미국 불교계에서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사진 10. 달라이 라마(1935~).

 

1990년대는 달라이 라마의 활동과 티베트 사태에 대한 할리우드의 관심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큰 영향을 받았다. 미국에 티베트 전통문화를 보전하려는 티베트인들의 노력으로 티베트 불교가 대세가 된 시기였다. 그러나 한 세대가 흐른 지금 미국 불교계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티베트 불교계열의 행사장에 가 보면 더 이상 구름 관중은 볼 수가 없다. 더 이상 티베트 불교가 미국에서 대세는 아니고 이제는 위빠사나 전통이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마음챙김(mindfulness)의 부상

 

리처드 휴지스 시거는 『미국불교(Buddhism in America)』에서 “미국불교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중적인 면모는 마음챙김 명상운동(mindfulness movement)이라고 본다. 이것은 넓고도 다채로우며 서구화되고 세속화된 발전상이며, 1970년대의 불교대중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풀이한다.

그는 마음챙김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부상한 시기에 대해 2005년부터 2009년으로 본다. 2010년에 이르러 마음챙김은 유럽계 미국인 불교 공동체 내외에서 중요한 가치와 수행으로 부상했다. 존 카밧진으로 대표되는 마음챙김은 새로운 불법의 담론 속에서 중심적인 사업이 되었다. 불과 이십년 만에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란 말은 주류 불교 공동체들의 내부와 주변에서 의미 있는 유행어로리처드 부상했으며 사회적으로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사진 11. 존 카밧진(Jon Kabat-Zinn, 1944~).

 

일반적으로 미국불교에서 ‘마음챙김’이란 용어는 마음, 몸, 환경의 상호연관성을 인지하는 것, 그리고 영적 수행과 사회적 행동에서 그러한 인지를 닦는 명상기법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마음챙김’이 불교수행인지에 대한 논의도 존재한다. 비판적인 사람들은 불교수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불교는 1840년대 미국의 지식인들의 대안적 영성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50년 후에는 시카고 종교회의 때문에 미국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 다시 약 50년 후 비트세대에 이르러 이선불교가 널리 받아들여졌다. 비트세대와 1960년대 히피세대에 불교에 들어온 사람들이 미국불교의 중심적인 인물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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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미주현대불교 편집인 및 발행인. 전북 김제가 고향으로 전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1989년 뉴욕에서 월간 잡지 『미주현대불교』를 창간하여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사단법인 ‘korean Cultural Heritage Foundation’을 설립하여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남북불교교류 활동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북한사찰순례단을 조직하여 2005 년부터 4차례에 걸쳐 단체로 북한사찰순례를 하면서 북한불교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정부의 북한 여행 금지로 인해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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