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
네 가지 근본 물질[四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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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스님 / 2022 년 6 월 [통권 제110호] / / 작성일22-06-07 09:44 / 조회4,404회 / 댓글0건본문
법수法數 18
사대四大(cattāri mahā-bhūtāni, Sk. catvāri mahā-bhūtāni)란 네 가지 근본 물질을 말한다. 원어의 뜻은 사대종四大種이지만 줄여서 사대四大라고 한다. 또한 이것을 사계四界(catasso dhātuyo)라고도 부른다. 사대는 원래 오온五蘊 가운데 색온色蘊을 설명하면서 색色은 사대四大와 사대소조四大所造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대의 의미도 점차 확대하여 해석되었다.
사대라는 용어의 등장과 「오전경」
「짜뚜다뚜 숫따(Catudhātu, 四界經)」(SN14:30)에서 “비구들이여, 네 가지 요소가 있다. 무엇이 넷인가? 땅의 요소[地界], 물의 요소[水界], 불의 요소[火界], 바람의 요소[風界]이다.”(주1)라고 설해져 있다.
주석서에서는 ‘땅의 요소[地界]’는 견고한 성질(patiṭṭha-dhātu)로, ‘물의 요소[水界]’는 점착하는 성질(ābandhana-dhātu)로, ‘불의 요소[火界]’는 익히는 성질(paripācana- dhātu)로, ‘바람의 요소[風界]’는 팽창하는 성질(vitthambhana-dhātu)로 설명한다.(주2) 이른바 네 가지 요소[四界]란 지대地大·수대水大·화대火大·풍대風大를 의미한다.
그런데 붓다의 최초 설법인 「담마짝까빠왓따나 숫따(Dhammacakkapavattana-sutta, 轉法輪經)」에서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설명하면서 오온에 대한 집착 자체가 괴로움이라는 ‘오취온고五取蘊苦(pañca-upādānakkhandhā-dukkha)’를 언급하고 있을 뿐,(주3) 오취온고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있다.
‘사대四大’라는 용어는 오취온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즉 「우빠다나빠리왓따 숫따(Upādānaparivaṭṭa-sutta, 取轉經)」(SN22:56)(주4)와 이에 대응하는 『잡아함경』 제3권 제41경 「오전경五轉經」(주5)에 사대가 언급되고 있다. 「우빠다나빠리왓따 숫따」에 따르면,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물질[色]인가? 네 가지 근본 물질[四大]과 네 가지 근본 물질에서 파생된 물질[四大所造], 이를 일러 물질[色]이라 한다.”(주6) 그런데 니까야에서는 파생된 물질[所造色, upādā-rūpa]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석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물질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은 논장論藏에 나타난다.(주7) 『아비담맛타 상가하(Abhidhammattha Saṅgaha)』에서는 네 가지 근본 물질과 스물네 가지 파생된 물질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주8)
『잡아함경』 제3권 제41경 「오전경五轉經」에서도 “어떻게 색色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존재하는 색은 모두가 사대四大이거나 사대로 만들어진 색[四大所造]으로서 이것을 색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색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주9)라고 했다. 오취온이란 색취온色取蘊, 수취온受取蘊, 상취온想取蘊, 행취온行取蘊, 식취온識取蘊이다. 색취온은 육체에 대한 집착을 말하는데, 이른바 사대四大와 사대소조四大所造가 그것이다. 사대란 인간의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네 가지 근본 물질, 즉 지地·수水·화火·풍風을 말하고, 사대소조란 사대에서 파생된 물질을 말한다.
또 「오전경五轉經」에서는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이 색에 대해서 사실 그대로 알고 사실 그대로 본다면, 그는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을 떠나며, 어떤 번뇌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할 것이다. 만일 마음이 해탈한다면 곧 순일하게 될 것이요, 순일하게 되면 곧 범행이 이루어질 것이며, 범행이 이루어지면 다른 것을 떠나 자재하게 될 것이니, 이것을 괴로움의 끝[苦邊]이라 한다. 수受·상想·행行·식識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주10)라고 했다.
「상적유경」의 설명
그러나 『중아함경』 제7권 제30경 「상적유경象跡喩經」에서는 사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현자들이여, 어떤 것을 색성음色盛陰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색이 있는 것으로서 그 일체는 사대와 사대로 이루어진 것이다.”(주11) 색성음은 색온色蘊을 말하는데, 색온은 사대와 사대소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에서는 사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어떤 것을 사대四大라고 하는가? 이른바 지계地界·수계水界·화계火界·풍계風界가 그것이다. 어떤 것을 지계地界라고 하는가? 지계에 두 가지가 있으니, 내지계內地界가 있고 외지계外地界가 있다. 어떤 것을 내지계라 하는가? 이른바 몸속에 있는 것이니 몸에 내포된 단단한 성질의 것들로서, 몸 안에 수용된 것들이다. 그것은 어떤 것들인가? 이른바 머리털·털·손톱·이·거칠고 고운 피부·살·근육·뼈·염통·콩팥·간·허파·지라·창자·밥통·똥 등 이와 같은 것들로서, 몸 안에 들어 있어 몸에 내포된 단단한 성질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니, 이것을 내지계라 한다. 현자들이여, 외지계란 무엇인가? 이른바 큰 것이 그것이요, 깨끗한 것이 그것이며, 미워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주12)
어떤 것을 수계水界라고 하는가? 이른바 수계에 두 가지가 있으니, 내수계內水界와 외수계外水界가 그것이다. 어떤 것이 내수계인가? 몸속에 있으며 몸에 포함된 물로서 그 물의 성질은 촉촉하며, 몸 안에 수용된 것들이다. 그것은 어떤 것들인가? 이른바 골 뇌수·눈물·땀·콧물·가래침·고름·피·기름 덩이·골수·침·가래·오줌, 이와 같은 것들로서 몸속에 들어 있는 것들이다. 몸에 내포된 물로서 그 물의 성질은 촉촉하며 몸 안에 받은 것이니 현자들이여, 이것을 내수계라 한다. 또 외수계란 무엇인가? 이른바 큰 것이 그것이요, 깨끗한 것이 그것이며, 미워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주13)
어떤 것이 화계火界인가? 이른바 화계에 두 가지가 있으니, 내화계內火界가 있고 외화계外火界가 있다. 어떤 것이 내화계인가? 이른바 몸속에 있으며 몸에 내포된 불로서 그 불의 성질은 뜨거우며 몸 안에 수용된 것들이다. 그것은 어떤 것들인가? 이른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몸을 뜨겁게 하며, 번민을 일으키게 하고 체온을 따뜻하게 하여 건강하게 하며, 음식을 소화하는, 이와 같은 것들이다. 몸 안에 있으며 몸속에 내포된 불로서 그 불의 성질은 뜨거우며 몸 안에 수용된 것들이다. 바로 이것을 내화계라 한다. 또 외화계란 무엇인가? 이른바 큰 것이 그것이요, 깨끗한 것이 그것이며, 미워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주14)
어떤 것이 풍계風界인가? 풍계에 두 가지가 있으니, 내풍계內風界가 있고 외풍계外風界가 있다. 어떤 것이 내풍계인가? 이른바 몸속에 있으며 몸속에 내포된 바람으로서 그 바람의 성질은 움직이는 것으로서 몸 안에 수용된 것들이다. 그것은 어떤 것들인가? 이른바 위로 부는 바람·밑으로 부는 바람·뱃속의 바람·움직이는 바람·끌어당기는 바람·칼바람·오르는 바람·정상적이지 않은 바람·뼈마디의 바람·내쉬는 바람·들이쉬는 바람, 이와 같은 것들로서 몸속에 있으며 몸에 내포된 바람으로 그 바람의 성질은 움직이는 것으로서 몸 안에 수용된 것들이다. 이것을 내풍계라고 한다. 외풍계란 무엇인가? 이른바 큰 것이 그것이요, 깨끗한 것이 그것이며, 미워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주15)
위 한역 「상적유경」에서는 사대를 각각 둘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대에서 파생된 물질에 대한 설명은 없다. 『아비담맛타 상가하(Abhidhammattha Saṅgaha)』에 따르면, 근본 물질은 네 가지이고, 파생된 물질은 사대에서 파생되었거나 사대를 의지해서 생긴 물질의 현상이다. 이들은 모두 스물네 가지이다. 따라서 물질은 모두 스물여덟 가지이다. 비유하면 사대는 땅과 같고 파생된 물질은 땅에서 자라는 나무나 넝쿨과 같다.(주16) 이 스물여덟 가지 물질은 크게 열한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중에서 구체적인 물질(nipphanna-rūpa)은 일곱 가지인데, 이들은 고유한 성질(sabhāva)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위빳사나로써 주시하고 통찰할 수 있다. 나머지 네 가지 부류는 그 성질상 아주 추상적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물질(anipphanna-rūpa)이라 부른다.(주17)
한편 『아비달마구사론』에서는 사대종四大種을 “지·수·화·풍은 능히 자상自相과 소조색所造色을 갖고 있어서 ‘계界(dhātu)’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사계四界 또한 ‘대종大種(mahābhūta)’이라고도 부른다. … 그 자성은 어떠한가? 견고성·습윤성·온난성·운동성을 그 본질로 한다. 지계地界는 견고한 성질[堅性]이며, 수계水界는 축축한 성질[濕性]이며, 화계火界는 따뜻한 성질[煖性]이며, 풍계風界는 운동의 성질[動性]이다.”(주18)라고 했다. 이처럼 아비달마 시대에 이르러 사대도 점차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각주>
(주1) SN.Ⅱ.169, “catasso imā bhikkave dhātuyo. katamā catasso? paṭhavīdhātu, āpodhātu, tejodhātu, vāyodhātu.”
(주2) SA.Ⅱ.152; 각묵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2권, 초기불전연구원, 2009, p.426, n.468.
(주3) SN.Ⅴ.420.
(주4) SN.Ⅲ.58-61.
(주5) 『雜阿含經』 제3권 제41경 「五轉經」(T2, pp.9b-10a).
(주6) SN.Ⅲ.59, “Katamañca bhikkhve rūpaṃ. Cattāro ca mahābhūtā catunnṃ ca mahābhūtānam
upādāya rūpaṃ idaṃ vuccati bhikkhave rūpaṃ.”
(주7) 각묵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3권, p.220, n.173.
(주8) 대림·각묵, 『아비담마 길라잡이』 하권, 초기불전연구원, 2002, pp.525-550 참조.
(주9) 『雜阿含經』 제3권 제41경 「五轉經」(T2, pp.9b), “云何色如實知? 諸所有色, 一切四大及四大所造, 是名色, 如是色如實知.”
(주10) 『雜阿含經』 제3권 제41경 「五轉經」(T2, p.10a).
(주11) 『中阿含經』 제7권 제30경 「象跡喩經」(T1, p.464a), “諸賢! 云何色盛陰? 謂有色, 彼一切四大及四大造.”
(주12) 『中阿含經』 제7권 제30경 「象跡喩經」(T1, p.464a), “諸賢! 云何四大? 謂地界, 水·火·風界. 諸賢! 云何地界? 諸賢! 謂地界有二, 有內地界, 有外地界. 諸賢! 云何內地界? 謂內身中在, 內所攝堅, 堅性住, 內之所受. 此爲云何? 謂髮·毛·爪·齒·麤細皮膚, 肌肉·筋·骨·心·腎·肝·肺·脾·腸·胃·糞, 如是比此身中餘在, 內所攝, 堅性住, 內之所受, 諸賢! 是謂內地界. 諸賢! 外地界者, 謂大是, 淨是, 不憎惡是.”
(주13) 『中阿含經』 제7권 제30경 「象跡喩經」(T1, p.465ab).
(주14) 『中阿含經』 제7권 제30경 「象跡喩經」(T1, p.466b).
(주15) 『中阿含經』 제7권 제30경 「象跡喩經」(T1, p.466b).
(주16) 대림·각묵, 『아비담마 길라잡이』 하권, p.528.
(주17) 대림·각묵, 『아비담마 길라잡이』 하권, p.528.
(주18) 『阿毘達磨俱舍論』 제1권(T29, p.3b), “地水火風能持自相及所造色. 故名爲界. 如是四界亦名大種. …… 自性云何? 如其次第卽用堅濕煖動爲性. 地界堅性, 水界濕性, 火界煖性, 風界動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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