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무너지지 않고 언어문자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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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수 / 2021 년 5 월 [통권 제97호] / / 작성일21-05-04 14:04 / 조회4,092회 / 댓글0건본문
‘직접적인 원인[因]’과 ‘간접적인 조건[緣]’의 결합으로 나타난 모든 존재[諸法, 사물·관념]는 반드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철저하게 체득體得한 지혜가 반야입니다. 인연因緣으로 생겨난 세상의 모든 존재는 결국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허무하게 살라는 것’도, ‘체념하고 살라는 것’도, ‘노력해도 소용없으니 마음대로 살라는 것’도 아닙니다.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이기에 더 바르게,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더 집중해 살 때 영원永遠으로 이어지는 삶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반야에 들어 있습니다. 반야의 의미를 실천하는 삶이 지혜로운 삶이자 참다운 삶입니다. 『종경록宗鏡錄』 제2권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般若無壞相
過一切言語
반야에는 무너지는 모습이 없고
모든 언어를 초월한 것이 반야다.
인문印文의 ‘반般’자는 갑골문甲骨文과 팔분八分 예서隸書가 융합된 새로운 조형으로 굵기에 큰 변화를 이루고 끝 획을 파임의 형태로 취해 파격적인 조합을 이뤄 보았습니다. ‘야若’자는 전예篆隸가 복합된 모습으로 획과 획이 떨어져 있으나 마치 이어진 듯 고전의 형태를 행서行書 필의筆意로 생기발랄하게 표현해 기운차고 생동감을 자아내도록 했습니다.
반야般若 * 가로9cm 세로18cm, 해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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