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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사이]
사월역(沙月驛)*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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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2020 년 3 월 [통권 제83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6,198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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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낙타가 되어 

모래 위를 걷는다

죽기 전 부처를 찾아 서녘으로 간 

당신을 태우고

 

히말라야 산정을 넘는 

철새에 매달려  

당신은 우수수 꽃처럼 지는데

모래를 비추는 달빛 위로  

달빛이 지는데

 

이제 그만 돌아오세요

큰 코 다쳐요

부처를 버리고 그냥 오세요

어차피 꽃도 모래고, 부처도 모래자나요

모래를 밟고 모래를 넘어오세요

이래도 한 송이, 저래도 한 송이  

당신이 당신을 사랑해야 피는 꽃에게 

백팔배, 삼천배를 하세요 

 

오늘 막차를 타고

낙타가 사월역에 내린다

그리울수록 그리운 자가 자꾸 사라지는  

사막 위를 

당신이 당신을 찾아 걷는다







* 대구 수성구의 지하철 역 이름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최재목
영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영남대 철학과 졸업,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 취득. 전공은 양명학・동아시아철학사상・문화비교. 동경대, 하버드대,북경대, 라이덴대(네덜란드) 객원연구원 및 방문학자. 한국양명학회장 · 한국일본사상 사학회장 역임했다. 저서로 『노자』,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일본판, 대만판, 중국판, 한국판),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상상의 불교학』 등 30여 권이 있고, 논문으로 「원효와 왕양명」, 「릴케와 붓다」 등 200여 편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6권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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