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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사이]
마음에 연등을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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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2020 년 6 월 [통권 제86호]  /     /  작성일20-06-22 15:38  /   조회7,06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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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을 잊어야만  

저 산이 내 속에 있다 해서

그냥 길만 걷습니다

 

마음속에 등불이 있어야

등불을 단 것이고

마음속에 꽃이 피어야 

꽃을 심은 것이라,

조심스레 눈길을 가슴에다 묻고  

산을 내려옵니다

 

등불을 쳐다만 보면

등불로부터 멀어지고

꽃을 바라만 보면 

꽃으로부터 멀어진 것이라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나는 

당신에게 버림받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당신과 내가 

항상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최재목
영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영남대 철학과 졸업,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 취득. 전공은 양명학・동아시아철학사상・문화비교. 동경대, 하버드대,북경대, 라이덴대(네덜란드) 객원연구원 및 방문학자. 한국양명학회장 · 한국일본사상 사학회장 역임했다. 저서로 『노자』,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일본판, 대만판, 중국판, 한국판),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상상의 불교학』 등 30여 권이 있고, 논문으로 「원효와 왕양명」, 「릴케와 붓다」 등 200여 편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6권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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