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건강 기공]
몸과 마음을 맑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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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희수 / 2019 년 7 월 [통권 제75호] / / 작성일20-06-26 12:16 / 조회6,350회 / 댓글0건본문
사희수 | 한의학박사 · 동의기공연구원장
내가 ‘신新불가기공’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각 기공의 제목이었다. 아니 각 기공 자세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기 위해 고민했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1식이 호흡, 즉 바람기운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꾀한 것이었다면 2식은 물 기운을 다스려서 몸과 마음을 맑히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물’을 떠올리자마자 아기 부처님이 탄생하실 때 아홉 마리 용이 하늘에서 천수를 내려 아기 부처님을 씻겨드린 내용이 떠올랐다. 신불가기공 2식 ‘구룡천수’는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때 룸비니동산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청정수로 싯다르타 태자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준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붙인 이름이다.
구룡천수九龍天水로 탐진치 삼독도 씻어내다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난 아기는 오른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사자처럼 당당하게 말하였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내 오직 존귀하나니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온통 괴로움에 휩싸인 삼계 내 마땅히 안온하게 하리라
[일체개고一切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
경전에서는 위와 같이 부처님 탄생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한 장면 한 장면 불교의 가르침을 상징하고 있는데, 나는 여기에서 일단 ‘구룡천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룡九龍은 물을 다스리는 수신水神이기 때문이다. 아기 부처님의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첫 일성一聲에 대한 견해가 분분한데, 나는 여기에서 아我는 부처님 당신 자신만을 뜻하는 게 아닌, 우리 인류, 보편적인 모든 중생을 뜻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 또한 아홉 마리의 용이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킬 때 육체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중생의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탐진치 삼독심도 씻어내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26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새벽마다 도량석에서 ‘도량청정무하예 삼보천룡강차지’를 외우는 것도,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각 사찰에서 초파일 봉축법회를 봉행하면서 석가모니 부처님 탄생불을 목욕시키는 관욕의식을 행하는 것도, 망자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천도재를 지낼 때 관욕을 하는 것도 다 구룡천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본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매우 중요하다. 불자라면 누구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아기 부처님의 일성을 되새기며 나와 남, 모든 중생의 존귀함을 배우고,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 주고 안온케 해 주겠다는 발원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구룡이 아기부처님을 씻겨주듯이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맑힌다면 건강이라는 결실은 당연히 얻어지기 마련이다.
『세수경洗手經』에서는 뼛속까지 청정하게 한다는 마음으로 몸을 씻어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닌지라 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먼저 몸을 깨끗하게 하고 건강하게 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으로 만든다고 하였다. 한 동작 한 동작을 취하면서도 마음을 집중하여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허심합도虛心合道는 마음에 잡념이 없어야 수양하는 이치에 맞는다. 음양의 이치가 비록 묘하지만 기운이 있는 데만 작용하고 기운이 없는 데는 작용하지 못한다. 온갖 생각이 어지럽게 떠올라도 의식이 있는 데만 작용하고 의식이 없는 데는 작용하지 못한다. 이렇게 이치를 수양한다는 것은 우선 그 몸을 단련시키는 것만 못하다. 몸을 단련하는 요령은 정신을 통일시키는 데 있다. 정신이 통일되면 기氣가 모이고 기가 모이면 단丹을 이루며, 단이 이루어지면 형체가 든든해지고 형체가 든든해지면 정신이 건전해진다. 본래 아무것도 없는데 어느 곳에 티끌인들 붙겠는가[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하처유진애何處有塵埃]라는 말이 이것을 말한 것이다.”
실제로 마음을 비우고 신체를 느슨하게 하면 근육의 긴장도 완화된다. 신불가기공 2식 구룡천수는 인체의 구공(구공九孔 : 안眼 2, 이耳 2, 비鼻 2, 구口 1, 항문肛門 1, 성기性器 1)을 세세하게 닦고 인체의 지수화풍 사대(지地는 뼈와 살, 수水는 피와 진액, 화火는 진기)를 맑고 깨끗하게 해 주는 동작이다.
수기水氣를 다스리는 신장을 의식 하고, 등줄기도 몸 안의 물 기운을 끌어올리듯 온 정성을 다해 동작을 취하면 막힌 기운도 뚫리기 마련이다. 양쪽 신장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다가 내림으로써 몸의 기혈을 돌게 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힘으로 온몸을 움직이게 하니 움직임은 부동에 있지 않고, 고요함은 고요함에 있지 않다.
손을 높이 올리면 호흡이 깊어지며 깨끗한 에너지가 몸으로 들어온다. 한편 손을 내리는 것은 기氣를 내리는 것이다. 『장부론臟腑論』에서는 장기臟器가 속[이裏]이 되고, 피부가 겉[표表]이 된다고 하였다. 인체의 표리 관계를 논하면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속[裏]이 되고, 근골피모육筋骨皮毛肉이 겉[表]이 된다. 경락상經絡上에서 표리를 구분하면 떠서 움직이는 것은 표, 안쪽으로 통하는 것은 리다. 기화氣化 작용 중에서도 들숨은 리가 되고, 날숨은 표가 된다. 사람은 코와 입, 피부로 호흡하면서 기가 운행되는데, 가장 기가 많이 드나드는 삼문〔三門: 백회百會(머리), 용천혈湧泉穴(발바닥), 노궁勞宮(손바닥)〕 중 하나인 노궁은 손바닥 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며 사람과 사물의 기를 주고받는 역할을 한다. 흔히 기가 막힌다는 말을 하는데, 이 또한 삼문이 막혀 기절하거나 기운이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기가 막힌 상황에 직면한다 할지라도 심호흡을 하고, 자세와 호흡은 하나가 되어야 하고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몸 전체를 씻어 내리는 듯한 신불가기공 2식을 9번 이상 반복한다.
구룡천수의 실제
1. 맨 처음 손바닥은 대퇴부를, 손끝[수첨手尖]은 땅을 향하고, 어깨 넓이로 다리를 벌리고 선다. 선 자세는 발끝[각첨脚尖]으로 땅을 움켜쥐듯이 하고 용천혈(湧泉穴, 기공삼문氣功三門 중 하나)로 땅의 기운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2. 시선은 두 눈은 수평[이목평시二目平視]으로 하고, 반으로 가늘게 뜬다[반개반폐半開半閉]. 혀[설舌]는 들숨 시에는 입천장에 대고, 날숨 시에는 아랫니의 안쪽에 댄다. 턱은 당겨서 중단전[전중膻中]을 향한다. 어깨[평견平肩, 침견沈肩]는 수평으로 가라앉히고, 가슴[함흉含胸]은 머금고 온몸을 느슨[방송放鬆]하게 이완시킨다.
3. 의념意念이 매우 중요하다. 마음을 가다듬어 수기水氣를 다스리는 신장腎臟을 의식하고 등줄기로 수승水乘시킨다.
4. 코로 들숨을 하면서 손바닥[양장陽掌]은 전면을 향하고, 좌우로 손을 벌려 노궁으로 양기陽氣를 받으면서 머리 위로 올린다.
5. 호흡을 멈추고 손을 뒤로 돌린 후 세수하듯 손끝[수첨手尖 : 기공삼첨氣功三尖 중 하나]을 코끝[비첨鼻尖 : 기공삼첨氣功三尖 중 하나]까지 내리며 무릎을 구부리며 미려중정[미려중정尾閭中正] 한다.
6. 호흡은 입으로 쉬~~~[수水] 물소리를 내며 날숨을 쉰다. 팔꿈치를 어깨높이로 올리면서 손바닥[음장陰掌]을 땅을 향해 내리면서 무릎을 편다.
7. 같은 동작으로 9번 반복하는데 구룡이 천수를 내려 싯다르타 태자를 씻어주듯 내 몸과 온 천지를 씻어주는 마음으로 한다.
6의 호흡 시 ‘쉬 ~~~’ 소리는 신장이 동動하는 소리이다. 어린아이들 오줌을 잘 누게 하려고 ‘쉬 ~~~’ 소리를 냈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될 것이다.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이 무심코 했던 행동이 사실 알고 보면 수천 년 동안 축적되어 온 지혜의 소산이다. 한편 『동의보감』에서의 육자 기결 역시 신장이 동하는 소리이다. 취吹 소리를 내며 웅크린 자세로 엉덩이를 들고 앉아서 무릎을 껴안아서 평평平平하게 한다. 이 자세를 꾸준히 하면 신장병, 요통, 귀 울림에 치료 효과가 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불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 하단전에서 구하여 수화기제[水火旣濟 :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이 동작은 양손을 벌려 기를 끌어 올리고 내리며 사지를 크게 늘리는 동작으로 12경근을 소통시킨다. 특히 신장의 수기를 끌어 올려 심장의 안정과 양팔을 벌려 폐 기능을 향상시켜 호흡기 질환은 물론 견비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지난 가을 우리 어머니(83세)의 신장 수치는 10이었다. 우리 집에 모시고 와서 몇 달 되지 않아 신장 수치가 16로 올라갔다. 담당의사는 신기한 일이라고 연신 고개를 갸우뚱했다. 신장은 낫지 않는 병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을 터, 게다가 더 이상 좋아질 리 없는 노인의 수치가 점점 더 좋아지고 건강해지는 것을 보았으니 의아했을 것이다. 이러한 일을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는데, 기공을 제대로 연마하면 이와 같은 일은 기적이 아닌 다반사가 되리라 생각한다. 다음 호에는 제3식 백마유성白馬踰城, 부처님의 출가와 관련된 기공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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