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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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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2020 년 7 월 [통권 제87호]  /     /  작성일20-07-20 15:02  /   조회9,454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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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외로울 땐  

해 보고 달 보고 살아왔듯

해도 달도 외로울 땐 

부처보고 사는 거라 

생각했다

 

부처가 없다면 

해가 부처고 달이 부처라고 

생각했다

 

오늘따라 해도 달도 뜨지 않으니

천상천하 오직 어둠만이 고독히 존재하여

아, 나는 그 무명이라도 부여잡고 

살아갈까 생각한다

 

日面佛, 月面佛

 

해도 면불하고, 달도 면불하고

아니,  

해님도 부처고, 달님도 부처

아니 아니, 

모든 어둠마저도 다 부처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최재목
영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영남대 철학과 졸업,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 취득. 전공은 양명학・동아시아철학사상・문화비교. 동경대, 하버드대,북경대, 라이덴대(네덜란드) 객원연구원 및 방문학자. 한국양명학회장 · 한국일본사상 사학회장 역임했다. 저서로 『노자』,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일본판, 대만판, 중국판, 한국판),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상상의 불교학』 등 30여 권이 있고, 논문으로 「원효와 왕양명」, 「릴케와 붓다」 등 200여 편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6권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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