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손가락 사이]
그늘의 법석法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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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 2020 년 11 월 [통권 제91호] / / 작성일20-11-25 10:28 / 조회6,362회 / 댓글0건본문
따스한 남쪽은 잊어라
깜깜한 방구석에만 쳐 박혀 있지마라
마음속의 칼은 시퍼렇게 갈아 푸른 바다에 던져버려라
붓다가 아난에게 묻는다
새벽은,
마음이 가장 어두운 자에게 먼저 온다고 생각하는가?
- 아닙니다 붓다여!
늦가을 산정에서 홀로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답게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 아닙니다 붓다여!
제가 먼저 열반에 들면
더 이상 지상엔 아무도 없습니다
붓다께서는 山上山下唯我獨尊,
홀로 법석을 열어야 합니다
그러면 붓다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조용히 뱃살이 늘어가듯
툭 삐져나온 영취산 밑으로 그늘이 쌓일 무렵,
뼈만 앙상한 붓다가 홀로 맨발로 걸어 내려온다
아난이 가고,
마지막으로 붓다가 떠나갔다
그늘이 홀로 어둠을 위해 법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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