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판화]
티베트 불교판화: 출가. 고행. 성불 세밀하게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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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 2021 년 2 월 [통권 제94호] / / 작성일21-02-05 10:33 / 조회7,196회 / 댓글0건본문
제3 머리 깎고 출가하다[체도출가剃度出家. 사진 1]
팔상도의 설산수도상에 해당되는 부분이며, 한국의 ‘설산수도상’에서는 보통 여섯 장면이 묘사된다. 첫째 태자가 삭발하고 사문의 옷으로 갈아입는 장면, 둘째 찬다카가 돌아가는 장면, 셋째 정반왕이 교진여 등을 보내어 태자에게 왕궁으로 돌아갈 것을 설득하는 장면, 넷째 환궁을 거절하자 양식을 실어 보내는 장면, 다섯째 목녀牧女가 우유를 석가에게 바치는 장면, 여섯째 모든 스승을 찾는 모습 등이다. 티베트 델게인경원의 ‘체도출가도’는 첫 번째 부분과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부분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장면들이 표현되고 있다. 삭도로 스스로 삭발하는 모습, 제석천이 씻는 물을 대령하고 갈아입을 옷을 바치는 모습 등이 화면 중앙 우측에서 상단 중앙으로 순서대로 표현되어 있다. 하단 우측에서 중앙까지는 마가다로 이동하시는 부처님께 목녀와 사천왕들이 우유를 끓여 바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으며, 화면 우측 하단에는 수행할 때 쓸 길상초를 마련하는 장면이 표현되고 있다. 화면의 좌측 상단에는 오비구들과 함께 수행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으며, 오른쪽 상단에는 니련선하 보리수 아래 수행하고 있는 싯다르타 태자를 마을 주민들이 귀에 대고 큰소리를 지르고, 귀를 파는 등 수행을 방해하는 장면이 표현되고 있다.
[사진 1] ‘체도출가’. 티벳 델게인경원, 죽파보포 그림. 18C 판각, 근대 인출, 71.0x44.0㎝.
제4 선정에 들어 마귀를 항복시켜 성불하다[수행입정修行入定·항마성불降魔成佛. 사진 2]
팔상도 중 ‘수하항마상’에 해당되는 부분이며, 델게인경원의 불화판화는 화면의 중앙부에 금강좌에 앉아 결가부좌하시고 결연하게 입정에 드신 모습이 표현되어 있으며, 금강좌 밑 좌측에는 한 손에 활과 한 손에 화살촉을 들고 걸어가는 마왕의 모습이 보이고, 금강좌 밑 중앙에는 신모가 실달타가 부처를 이룰 수 있음을 증언하고 있으며, 오른 편에는 마녀가 유혹하나 흔들리지 않는 붓다에 의해 마녀가 늙은 무희로 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왕이 데려온 수천만의 마병들이 거대한 철석을 들고, 대륙과 수미산을 들고 던지고, 검을 겨누고 공격했으나 보살은 기본을 확고히 지키며 화살 탄을 던지면 꽃비가 되게 하는 등 악마의 각종 법을 좌절시키는 장면이 중앙의 금강좌 위에 계신 부처님 주변 원형으로 표현되어 있다. 화면 좌측 하단에는 진마 대탑이 표현되어 있으며, 하단 중앙에는 성불 후 태자는 자비로운 법력으로 악마와 번뇌를 정복하여 시방의 억만 불국토를 감동시킨 장면으로, 동방의 환희 불을 비롯하여 시방의 불·보살이 찬탄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화면의 중앙 상단에는 보리수 아래 무량수불이 나투시고 있으며, 좌측과 우측에는 꽃과 명주를 바치고 목욕시키는 신들이 표현되어 있다.

[사진 2] 수행입정·항마성불. 티벳 델게인경원, 죽파보포 그림. 18C 판각, 근대 인출, 71.5x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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