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반야]
진광불휘,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페이지 정보
담계 이주용 / 2021 년 4 월 [통권 제96호] / / 작성일21-04-05 10:11 / 조회5,982회 / 댓글0건본문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 원나라 만송행수(萬松行秀, 1166-1246)가 편찬한 『종용록從容錄』에 나오는 말씀이다. 진정한 빛, 즉 광명光明은 명암明暗을 초월한 빛이기에 속된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 흔히 ‘진수무향眞水無香 진광불휘眞光不輝’라고 하는데, 참된 물은 향기가 없고 참된 빛은 반짝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조화造花는 색깔은 화려하나 향기가 없고 ‘진짜 꽃[生花]’은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가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마르지 않으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진짜 금은 도금할 필요가 없듯이[眞金不鍍], 깊이 있는 사람은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아도 숨김 속에서 아름다운 빛이 난다.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옛거울古鏡’, 본래면목 그대로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불면석佛面石 옆 단풍나무 잎새도 어느새 불그스레 물이 들어가는 계절입니다.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포행을 마치고 들어오니 책상 위에 2024년 10월호 『고경』(통권 …
원택스님 /
-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 속에 있다네
어렸을 때는 밤에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그 시절에 화장실은 집 안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있었거든요. 무덤 옆으로 지나갈 때는 대낮이라도 무서웠습니다. 산속에 있는 무덤 옆으로야 좀체 지나…
서종택 /
-
한마음이 나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없다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二由一有 一亦莫守 흔히들 둘은 버리고 하나를 취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두 가지 변견은 하나 때문에 나며 둘은 하나를 전…
성철스님 /
-
구루 린뽀체를 따라서 삼예사원으로
공땅라모를 넘어 설역고원雪域高原 강짼으로 현재 네팔과 티베트 땅을 가르는 고개 중에 ‘공땅라모(Gongtang Lamo, 孔唐拉姆)’라는 아주 높은 고개가 있다. ‘공땅’은 지명이니 ‘공땅…
김규현 /
-
법등을 활용하여 자등을 밝힌다
1. 『대승기신론』의 네 가지 믿음 [질문]스님, 제가 얼마 전 어느 스님의 법문을 녹취한 글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겨 이렇게 여쭙니다. 그 스님께서 법문하신 내용 중에 일심一心, 이문二…
일행스님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