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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세계]
부처님의 위엄 표현한 상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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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  2021 년 8 월 [통권 제100호]  /     /  작성일21-08-04 14:49  /   조회4,056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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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의 세계 20. 불화의 광배光背

 

부처님 위의威儀를 조형화할 때 광배光背는 매우 중요하다. 교리적 상징과 조형적 의미를 함께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배는 불신佛身, 대좌臺座와 더불어 ‘지혜의 빛’과 ‘자비 광명’의 화신인 부처님의 상相을 구성하는 3대 요소다. 광배는 후광後光, 원광圓光이라고도 한다. 불보살의 광명을 상징하며 일반적으로 불상의 뒤에 배치된다.  

 

두광頭光, 신광身光, 거신광擧身光으로 나뉜다. 두광은 원래 미간 백호白毫에서 나오는 광명으로 측면도에서도 둥글게 그린다. 간다라와 마투라 등에서도 불상 조성과 관련해 아름다운 선 모양의 원광이 형성되어 있었다. 가는 윤곽의 윤광輪光, 원 둘레의 불꽃이 타올라 정형이 된 보주광寶珠光, 방사형의 가는 줄로 빛살을 표현한 방사광放射光, 산후광傘後光 등이 그것이다.

 

 

사진 1. 삼화령 석조 미륵삼존(국립경주박물관장).

 

 

간다라 불상 초기의 광배 형태는 불두佛頭를 감싸는 정도의 크기로 단순한 원형 두광의 표현을 통해 32상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투라 불상은 다양한 문양으로 장엄莊嚴하는데, 굽타왕조에서부터 교의적 상징과 조형성이 조화를 이뤄 화려하고 장엄하게 나타난다. 밀교가 유행한 시기에는 다양한 교학적 내용과 의궤들이 불상이나 불화의 광배를 통해 등장했다.

 

두광은 간다라 불상에서부터 유행한 것으로 처음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원판 모양이었다가 차차 무늬와 장식이 가해지는 형태로 변한다. 초기 양식에는 아무런 장식 없는 원판으로부터 시작하여 주변부에 보리수 잎을 장식하기도 하고, 화불의 선구를 이루는 보살상을 장식하기도 하다가 4세기경에 이르러 연화문蓮華紋이나 화염문火焰紋 장식이 보태졌다.

 


사진 2. 상원사 사불회탱. 

 

마투라 불상에서도 두광은 처음엔 겨우 형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원판이었다. 2세기 초에 이르러 격식을 갖춘 두광이 등장한다. 간다라식과는 달리 처음부터 어깨 넓이만큼이나 큰 두원광頭圓光이 만들어지고 그 둘레에 반원에 가까운 ‘호형弧形 돌기’를 넣어 장식했다. 이것은 후일 굽타시대의 화려하고 거대한 초화문草花文 장식의 두원광 양식의 기초가 된다. 쿠산왕조 후기부터 간다라 불상 양식의 영향을 받아오던 마투라 조각 양식이 점차 간다라 조각의 특징을 소화, 흡수하는 현상을 보이다가 굽타 시대에 이르러서는 마투라적인 전통을 근간으로 하면서 간다라적인 특징을 마투라식의 조형감각으로 변형시킨 양식이 등장한다.  

 

 

사진 3. 무위사 극락보전 아미타후불벽화. 

 

 

우리나라의 두원광 양식은 삼국시대 불상에 속하는 경주 배리 삼체석불의 보살상이나 삼화령 미륵삼존불의 두광(사진 1)에서도 볼 수 있다. 삼화령 미륵 삼존석불이 『삼국유사』에 보이는 생의사生義寺 미륵불임이 밝혀지면서 그 조성 시기를 선덕여왕대로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 가운데 본존은 원형 두광에 연화문이 표현되었으며 양 협시의 두광은 원형으로 조성됐다. 이후 통일신라시대가 되면 『대일경』과 『금강정경』에 의한 중기밀교의 도상이 전해지며 보주형 등의 다채로운 변화양식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 4. 통도사 영산전 석가모니불탱. 

 

두광은 일반적으로 원광圓光의 형태를 지니며, 원의 중심은 백호白毫가 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불화가 상원사 사불회탱四佛會幀(사진 2)이다. 상원사 사불회탱은 1562년 중종의 다섯 번째 아들인 덕양군의 장남 이종린(1536-1611)이 발원해 조성한 것이다. 이종린은 외조부의 삼년상을 치르고 외조부 고향에 위치한 함창 상원사에 이 불화를 봉안했다. 기법과 도상 등은 조선중기 불화를 대표한다. 보물 제1326호로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불회탱을 살펴보면 아미타불·약사불·석가모니불·미륵불의 두광과 신광이 모두 원광으로 표현되어 있고, 주위의 협시 보살과 사천왕 등도 모두 원형 두광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기에도 두 가지 표현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즉 ①하나는 두광과 신광만을 표현한 경우다. ②다른 하나는 두광과 신광을 포함하며 불신佛身 뒤쪽에 마치 감실 모양의 구조물로 불상을 감싸 불신 전체에서 화염광이 빛나는 형태로 표현되는 것이다. 무위사 극락보전의 아미타후불벽화(사진 3)는 ②의 형태다. 화기畵記에 의해 1476년 조성된 것으로 확인된 무위사 아미타후불벽화는 고려불화의 요소에다 조선 초기 불화의 새로운 특징들까지 묘사된 작품이다. 불꽃의 형태가 위쪽으로 모아 올라가며 두광과 신광의 형상이 ‘키’와 같다고 ‘키형 광배’라고 불리는 양식으로 이런 광배는 조선 불화 광배의 주요한 특징이다. 

 

통도사 영산전의 석가모니후불탱(사진 4) 역시 이런 특징을 보여준다. 통도사 영산전의 석가모니후불탱의 신광 안에는 빛살을 방사형放射形으로 표현한 방사광放射光이 잘 나타나 있는데 대체로 조선시대 불화에 이런 표현의 신광身光이 보인다. 물론 키형 광배이면서 두광과 신광이 하나로 표현된 특이한 경우도 있다. 파계사 원통전의 석가모니후불탱(사진 5)이 대표적인 예다. 1707년에 조성된 파계사 석가모니후불탱은 단아한 색채에 보존상태도 양호하여 현재 보물 제121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띠를 두른 이중 구조에 화염문이 표현된 독특한 형태의 광배를 보여준다. 

 

 

사진 5. 파계사 원통전 석가모니후불탱. 

 

광배光背는, 불신·대좌와 함께 불상조상의궤佛像彫像儀軌의 한 규범이 되는 32상 80종호 가운데 보이는, ‘항상 몸에서 나는 빛이 한 길이다[身常光一尋]’는 내용에 바탕을 두고 형상화된다. 부처님은 온 몸에서 골고루 빛을 낸다. 이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함에는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따른다. 온 몸에서 나오는 빛을 표현하기 위해 태양광이나 불꽃에서 취한 이미지를 빌린 것이다. 불꽃모양이 즐겨 사용되다 빛과 직접 관련 없는 다른 무늬가 등장하게 된다. 연꽃·당초문·인동문 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불교와 관련이 있거나, 또는 외래적 문양들이 ‘장엄’의 의미와 결합되며 광배에 수용되었다. 

 


사진 6. 표충사 삼세불탱 중의 아미타불. 

 

광배에는 화불化佛이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의 예에서는 3불, 5불, 7불 등의 예가 많으나 경전에는 한량없는 화불의 존재를 설하고 있다. 『관무량수경』에 “부처님의 원광은 백억의 삼천대천세계와 같고, 원광 속에 백억 나유타 항하사의 화불이 있다. 하나하나의 화불 또한 무수한 화보살로서 시자를 삼는다.”고 나온다. 부처님이나 보살의 신통력에 의해 화작化作된 부처님이 화불化佛인데 모두 다 중생을 위한 자비심의 상징적 표현이다. 화불에 대한 이런 경전의 내용을 극대화시켜 표현한 것으로 표충사 대광전의 삼세불탱이 주목된다. 삼세불 탱화는 중앙의 석가모니불, 좌측의 동방 만월세계 약사유리광불, 우측의 서방 극락세계 아미타불을 말하는데 이 가운데 아미타불회도(사진 6)에는 6개의 원상 안에 800여 위位의 화불이 있어 『관무량수경』의 내용이 장대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불화는 근대기에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전국적으로 불사를 했던 예운 스님이 그린 작품이다. 

광배의 형식을 간략이 살펴보았는데 대략 세 가지 형태가 있다. ①두광만 표현되는 경우 ②두광과 신광이 같이 표현되는 경우 ③두광과 신광이 하나의 거신광으로 표현되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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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위덕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철학박사). 김해시청 벽화공모전, 전통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미술실기 전서-산수화의 이해와 실기(공저)
사)한국미술협회 한국화 분과위원, 삼성현미술대전 초대작가. 국내외 개인전 11회, 단체 및 그룹전 300여 회.
다수의 불사에 동참하였으며 현재는 미술 이론과 실기 특히, 한국 불화의 현대성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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