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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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수 / 2021 년 12 월 [통권 제104호] / / 작성일21-12-03 09:58 / 조회4,017회 / 댓글0건본문
각자반야刻字般若 10 | 不垢不淨 不增不減불구부정 부증불감
不垢不淨 不增不減
불구부정 부증불감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어남도 없고 줄어듦도 없다.
중생의 눈으로 보면 똥은 더러운 것이고, 샘물은 맑아 보입니다. 하지만 더러운 똥이 있어 한 포기의 민들레가 자라나 꽃을 피울 수 있고, 맑은 샘물이 있어 생명을 살아가게 합니다. 연기緣起의 눈으로 보면 모든 존재는 각자의 역할이 있기에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더불어 공空의 세계에서 보면 잎이 핀다고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꽃잎이 진다고 줄어드는 것도 없습니다. 늘어난 다거나 줄어든다는 것은 중생들이 가진 변견일 뿐입니다.
인문印文은 한인漢印과 와당문瓦當文의 해학諧謔적인 요소要素를 더하여 마치 문자가 웃음을 자아내는 듯 표현하였고, 부분적으로는 조충전鳥蟲篆의 느낌을 더하여 자획의 굵기 변화로 인한 소밀疎密의 묘妙를 더했습니다. 낱개로 한 자씩 6푼(1.8×1.8cm) 크기의 돌에 새겨 작은 공간 안에서의 광활廣闊함과 세밀細密함이 동시에 나타나는 우연적 조형성造形性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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