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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다도]
차도茶道를 화상으로 교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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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룡  /  2021 년 12 월 [통권 제104호]  /     /  작성일21-12-03 11:34  /   조회3,380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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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茶道 12 | 차도학 연수 

 

경상북도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

 

IT(주1)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자체가 경상북도이다. 구미 전자공단이 있어서일 뿐만 아니라 요즈음엔 일반화된 화상회의 시스템(주2)을 지자체 중 처음으로 갖추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13억 6400만 원을 투자하여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 도와 23개 시군을 연결하는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 시스템은 특히 울릉군 같은 섬에서 회의나 교육 등 출장으로 인한 행정업무 공백 방지와 예산 절감에 기여하는 선진행정의 구현으로 큰 실효를 거두었다. 

 

 

사진 1. 상주대학교 정문, 현 경북대학교 상주 켐퍼스. 

 

 

한편 상주대학교(주3)는 상주시와 관내 중소 제조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곶감, 감식초, 누에 제품 등 우수한 특산품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판매망을 확충하고자 산학관 지원협약을 체결하여 대상 업체별로 자문교수를 지정하고 정기적인 지도 상담과 정보화 교육을 통하여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구축, 운영해 오고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경상북도의 시스템과 상주대학교의 운영기술을 활용하고자 전산소와 협의하여 이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 차도茶道 교육을 해 보기로 하였다. 이 당시는 필자의 누님처럼 방학 때마다 직무 연수를 받으러 타지로 가서 숙박비를 내가면서 연수를 받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때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본인이 살고있는 시군 상황실에서 교육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일이었다. 결국 이러한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차도 교육을 화상으로 한 첫 케이스가 되었다.

 

교원 일반연수 차도학茶道學 과정의 특징

 

연수 기간은 2000년 8월 7일부터 8월 18일까지 9일간 모두 63시간의 과정이었다. 본 과정의 특징은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로 간략히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동양사상을 기초로 하여 차는 우아한 한복을 입고 조신한 손놀림으로 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목마를 때 물 마시듯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을 중심으로 제시한 연수이다.

 

 

사진 2. 두레차회를 하던 제2공학관 앞뜰.

 

 

둘째, 열린교육 평생교육 체제에 대비하기 위하여 1999년도부터 상주대학교와 경북도청 산하의 다자간 영상회의 시스템을 연계·구축한 원격 화상교육 시스템을 이용하는 연수이다.

 

셋째, 필요한 연수를 원거리에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여 가정에서 가까운 시·군청 영상강의실로 출석하여 연수할 수 있다.

 


 

넷째, 소속 학교에 상관없이 방학 기간을 맞이하여 필요한 지역에서 가까운 해당 영상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다섯째, 본 연수를 참석한 연수생들은 본 연수 내용을 비디오로 녹화하여 가정에서 복습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여 교육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 가능하게 하였다(<표1> 참조).

 

강사 구성

 

본 과정은 실기가 아니라 이론이 중심이므로 상주대학교 교수를 중심으로 가까이에 있는 경북대학교 교수, 스님, 목사, 중국 차인, 도예 명장, 특기가 있는 대구 경북 지역의 차회 회장님들로 구성되었다(<표2> 참조).

 


 

과정 연수내용 


차도학 연수는 상주대학교 총장의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주목해야 할 전통차 문화의 정신과 정서’에 관한 특강으로 시작하였다. 이어 각 분야 교수님들의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바라보는 차 세계에 관한 강의, 그리고 각 분야를 대표하는 단위 차회 회장님들의 행다 강의 및 두레차회 실습 등을 두루 공부하였다(<표3> 참조).

 

 

  사진 3. 차도학 과정 교재.

 

 

이상과 같이 18명의 강사가 23개 과목을 63시간 강의하였다. 교재는 무려 A4용지 212매에 달하였다. 참가한 수강생의 구성은 양호 교사 1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 교사였으며, 초등학교 교사가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교사 15명, 여고 교사가 10명, 유치원 교사가 2명이었다. 지역적으로는 54명의 수강생 중 상주가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시작하기 전 화상으로 수강하는 분들이 소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강사가 직접 강의하는 상주에서 출석한 수강생보다 화상으로 수강하는 다른 지역에서 질문이 더 많이 나오는 등 참여한 분 모두가 열성적이었다. 마지막 하루 출석 수업 때 두레차회를 준비한 54석의 찻자리는 너무도 적극적이고 훌륭한 찻자리를 준비하여 주셔서 아직도 그 고마움이 마음에 남아 있다. 21년 전의 일이라 그때의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 독자 여러분께 보여 드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도 아쉬워 제2 공학관 앞뜰 사진(사진 2)을 첨부한다.

 


 

 

 

사진 4. 단출한 손님 찻상. 

 

 

 

그러나 이렇게 멋진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존속하지 못한 이유는, 나중에 안 일이지만 연수 점수가 승진 점수와 연관되어 지나치게 점수에 집착하는 수강생 때문에 계속해서 운영할 수가 없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주> 

(주1) IT :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자로 정보기술이라 번역하고, 전기 통신, 방송, 정보처리 컴퓨터 관련 기술, 통신망 등 사회기반을 형성하는 유형 및 무형의 기술을 총망라하여 이르는 말.

(주2) 화상회의 시스템 : 실내에 설치된 모니터를 이용하여 같은 장소에 있지 않은 사람들끼리도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 

(주3) 상주대학교 : 1921년 상주공립농잠학교로 개교한 이래 여러 번 교명이 바뀌었는데, 1999년 국립 상주대학교가 되었고, 2008년 경북대학교와 통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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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룡
계간 《차생활》 편집인. (사)설가차문화연구원 이사장, (사)생명축산연구협회 협회장, (사)아시아-태평양 지구생명 환경개선협회 협회장, (사)한국茶명상협회 이사·감사. 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명예교수. 『차도학』(국립 상주대 출판부, 2005) 이외 저 역서 다수. 「차의 품질평가」 등 논문 및 연구보고서 100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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