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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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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  2022 년 1 월 [통권 제105호]  /     /  작성일22-01-05 10:20  /   조회4,821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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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판화 13 | ‘관경 만다라’ 이야기⑥

 

지난 호에 이어 산선의散善義(15-16)를 살펴본다. 제15 중배관은 중품상생, 중품중생, 하품하생으로 나누어져 있고, 중품상생과 중품중생은 소승의 근기로서 소승선을 닦아서 극락에 왕생함을 말하며, 중품하생은 세간의 근기로서 세간선을 닦아서 극락에 왕생함을 말한다.  

 

사진 1. 제15관 중품상생도.

 

산선의 중 제15관을 그려놓은 첫 번째인 중품상생도 (사진 1)을 보면 “청정한 계율을 지키고 오역죄를 범하지 않고 아무런 허물이 없는 수행 자가 목숨을 마치려 할 때 아미타불이 여러 비구들과 권속들에 둘러싸여 금색 광명을 발하며, 그 사람 앞에 나투시느니라.” 상배관에서 래영하는 보살들은 빠지고 비구권속들로 채워져 있다(사진 2). 

 

중품상생도의 화면의 오른쪽에는 임종 때 아미타불의 설법을 듣고 환희하는 가운데 저절로 연화대 위에 올라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중품중생도 (사진 3)에는 극락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아미타불 뒤에 두 비구가 있으며, 부처님과 비구사이에는 연꽃이 보이고, 수행자가 들어있는 모습이다. 

 

 

사진 2. 제15관 중품상생아미타래영도.

 

 

중품하생도 (사진 4)에 있는 발은 아미타불의 자비 본원을 깊이 믿고 진심으로 정토왕생을 비는 염불하는 뜻을 나타내는 것이며, 집 위의 부처님과 비구는 염불행자가 정토와 인접되어 가는 모습이다. 목숨이 끝나려 할 때 곁에 있는 사람의 권유를 받아 염불을 하거나 염불할 수 없다면 대신 곁에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염불을 들려 주어야 하며, 장례 때나 임종 시에 아미타경을 읽는 풍습도 임종 때 선지식에게서 법장보살의 48원의 설법을 듣고 숨을 거두면 즉시로 극락에 태어난다는 『관무량수경』의 중품하생의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사진 3. 제15관 중품중생도.  

 

사진 4. 제15관 중품하생도. 

 

제16 하배관은 하품상생, 하품중생과 하품하생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 하배관은 선행을 닦은 일이 없는 악인이라도 오직 지성으로 염불하면 극락왕생 할 수 있다는 것을 관하는 것이다.

 

모든 경전에는 악을 엄하게 다 스리는데, 『관무량수경』에서는 염불을 하면 오십억 겁의 생사죄를 멸하는 것은, 악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것이 미타 본원임을 설하고 있다. 하품상생도 (사진 5)에는 악에 물들어 사는 중생이 임종 때 선지 식의 권유에 따라 지금까지의 행동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합장하여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니 화신불과 관음세지와 함께 행자 앞에 와서 죄인에게 “우리가 와서 너를 극락으로 맞이하겠다.”는 내영의 모습과 제불의 뒤로 보수지가 생기고 칠칠일이 지나 꽃이 피고, 십 소겁이 지난 초지에 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 5. 제16관 하품상생도.  

 

사진 6. 제16관 하품중생도. 

 

하품중생도 (사진 6)에는 소나무 두 그루가 그려져 있는데 선과 악을 나타내고 있으며, 선과 악에 관계없이 극락에 왕생하는 데 변함이 없음을 소나무로 표현하고 있다. 머리위에 천개가 덮여 있는 것은 죄 많은 우리의 머리 위에 아미타불의 자비가 덮여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생명이 끝나는 때에 일시에 지옥의 맹화가 밀려와서 화염에 휩싸일 때, 위기에 처한 악인에게 아미타불은 자비로써 선지식을 보내어 지금까지 지은 수많은 죄업의 불길이 바뀌어 맑은 바람이 되어 연꽃이 비 오듯 흩날리게 한다.

 

떨어지는 연꽃잎과 함께 아미타불은 화보살을 써서 극락으로 데려오시는 모습을 나무 위로 내영의 모습을 나타내시고 있다. 좌측의 집은 일상의 생활을 보여주고, 그 가옥 위에 있는 내영은 평생 일상생활 속에서의 믿음, 마음가짐을 나타내고 있으며, 내영은 임종 때만 아니라 평상시의 생활 속에서도 왕생이 있는 것임을 일러주고 있다. 산선의 마지막 그림은 하품하생도 (사진 7)이다. 오역과 십악을 범했고, 그 밖의 여러 가지 불선의 결과 삼악도에 빠지는 대죄인을 그린 하품하생이다. 

 

 

사진 7. 제16관 하품하생도. 

 

그림의 왼쪽 아래 여인을 꽁꽁 묶고 있는 상은 어머니를 죽이는 상, 출가승이 목에 칼을 차고 있는 것은 아라한을 죽이고 화합승단을 깨뜨린 형벌을 받는 상, 불상의 광배에 사슴고기를 올려놓고 설교대 위에서 고기를 자르고, 생선을 굽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에는 대 죄인이 임종에 들 때, 출가승이 염불하고 있는 모습과 둥근 원 속에 연꽃이 핀 모습이 보인다. 이는 다음과 같은 『관무량수경』의 말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즉, 경에는 “‘그대가 만약 부처님을 생각할 수 없다면, 그저 아미타부처님만을 염불하라. 그래서 이 사람은 지성으로 멈추지 않고 아미타부처님을 열 번만 온전히 부르면, 그 공덕으로 이 사람은 염불하는 동안에 80억 겁 동안 생사에 헤매는 무거운 죄업을 없애느니라. 그래서 그는 순간에 바로 보배연꽃 속에 태어나느리라.”고 되어 있다.

 

이상의 구품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아미타불의 대원은 오직 범부의 구제, 죄업 중생을 구제하는 일임을 잊지 말고 오로지 노는 입에 나무아미타불 염불소리를 끊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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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학
동국대학교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낙산사에서 출가, 국방부 법당 주지 등 15년 간 군법사로 활동한 후 1998년 치악산 명주사를 창건했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물관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명주사 주지, 한국고판화학회, 한국박물관교육학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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