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을 생명보다 더 중하게 지킵시다 > 월간고경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월간 고경홈 > 월간고경 연재기사

월간고경

[지혜와 빛의 말씀]
계율을 생명보다 더 중하게 지킵시다


페이지 정보

성철스님  /  2022 년 3 월 [통권 제107호]  /     /  작성일22-03-04 11:26  /   조회4,806회  /   댓글0건

본문

계율을 생명보다 더 중하게 지킵시다. 

계율을 지킴은 영원한 자유해탈의 길이요, 

계율을 파함은 무한한 생사고통의 길입니다. 

계율을 지키다가 죽는 것은 참된 삶이요, 

계율을 파한 삶은 아주 죽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옛 스님들은 영원히 살기 위하여 

계율을 굳게 지켜 죽을지언정

계율을 파하고 살려 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1. 자장율사(590~658)의 진영眞影. 통도사 성보 박물관 소장(1804년 제작). 

 

신라 때 자장스님은 인품이 훌륭하여

나라에서 대신으로 모시려 하였으나 듣지 아니하므로 

임금이 크게 노하여 칼을 보내어 머리를 베어 오라 하였습니다.

자장스님은 기꺼이 목을 내밀어

“나는 계율을 지키며 하루를 살다 죽을지언정

계율을 파하고 백년 동안 살지 않겠노라”고 말하므로

임금도 탄복하여 크게 존경하였습니다.

자장스님은 중노릇을 잘하여 가장 큰스님이 되어

수많은 중생을 제도하여 만고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영원한 해탈을 성취해 무수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설사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계율을 굳게 지켜 나아갑시다.

│1981년 11월 6일, 해인사종합수계산림 회향식│

 

 

계戒를 청정하게 지키자

 

수계자受戒者 여러분!

천고선찰千古禪刹인 범어성지梵魚聖地에서 거룩하온 부처님의 깨끗한 계戒를 받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천리 길도 첫걸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 계를 받아 앞날이 크게 기대되는 여러분에게 부질없으나 몇 마디 할까 합니다. 

부처님께서 『능엄경楞嚴經』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음행淫行을 하면 반드시 마군魔群의 길에 떨어지니 그 마구니들도 떼를 지어서 각각 성불하였다고 하느니라. 말세에는 이런 많은 마구니들이 세상에 불꽃같이 일어나서 널리 음행을 하면서 선지식善知識이라 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菩提의 길을 잃게 한다.

 

만약 살생을 하면 반드시 귀신의 길에 떨어지니 그 귀신들도 떼를 지어서 성불하였다고 하느니라. 말세에는 이런 많은 귀신들이 세상에 불꽃같이 일어나서 고기를 먹어도 성불한다고 하니, 고기 먹은 사람은 모두 나살귀羅殺鬼(주1)요, 부처님 제자가 아니다. 이들은 서로 잡아먹기를 그치지 아니하거늘 어찌 삼계고해三界苦海를 벗어나리오.

 

만약 도적질을 하면 반드시 사도邪道에 떨어지니, 요사한 무리들도 떼를 지어 각각 성불하였다고 하느니라. 말세에는 이 요사한 무리가 세상에 불꽃같이 일어나서, 중생들을 잘못 가르쳐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지게 한다. 

 

사진 2. 1937년 범어사 금강계단에서 받은 성철스님의 금강계첩. 

 

만약 도道를 성취하지 못하고 성취했다고 거짓말을 하면 지견마知見魔에 떨어져서 부처님 종자種子를 잃어버리느니라. 이런 사람은 도를 깨치지 못하고 깨쳤다고 사람을 속여 대접받기를 좋아하다가 영원히 선근善根을 잃고 삼도고해三途苦海(주2)에 떨어지게 된다. 나의 이 법문法門과 같이 말하면 부처님 말씀[佛說]이요, 이와 같이 말하지 않으면 이는 마구니의 말[魔說]이다.”

 

또 『범망경梵網經』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술을 먹으면 한량없는 과실過失이 생기느니라. 술잔을 들어 사람에게 먹게 하여도 5백 생 동안 손이 없는 과보果報를 받거늘, 하물며 스스로 먹으리오. 모두 술을 먹지도 말며, 남에게 먹게 하지도 말아라.”

 

이상의 부처님 말씀은 우리 불교 만세萬世의 교훈이니, 부처님 말씀은 성불의 길이요, 마구니의 말은 지옥의 길입니다. 부처님 말씀에 어긋나는 것은 어느 누가 말하여도 마구니의 말이라고 부처님께서 단정하시어, 마구니의 말에 현혹되어 사도에 떨어지지 말라고 서릿발 같은 말씀으로 엄중히 훈계하셨습니다. 

 

사진 3. 해인사 백련암 불면석 앞에 서신 성철스님. 

 

이 말씀은 참으로 중생을 선도하시는 대자비大慈悲의 발현發現입니다. 그러므로 참다운 불자는 부처님 말씀을 자기 생명보다 더 소중히 하여 생명을 지푸라기같이 던지고, 우주를 다 가져와도 바꿀 수 없는 지극한 보배인 부처님 말씀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수계자 여러분!

우리는 항상 깎은 머리를 손으로 만져 보면서 살아갑시다.

우리는 엄연한 부처님 제자입니다. 만약 부처님 제자로서 마구니의 말에 속아 부처님 법에 어긋나 마구니가 된다면 이는 타락 중에 타락이니, 천추千秋의 한恨이 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수계자 여러분!

우리 불교를 파괴하는 마구니의 말을 만나거든 철저히 분쇄하고 영원한 진리인 부처님 계율을 끝까지 지켜, 중생들로 하여금 사도邪道에서 방황하지 않고 부처님 정도正道에 들어가 남김없이 성불케 합시다.

│1982년 9월, 범어사 합동수계식│

 

 

계성戒性이 본래 청정하다

 

계성戒性이 본래 청정하므로 계상戒相이 항상 무구無垢합니다. 

청정무구한 이 무상정계無上正戒는

대천세계를 부수어 가루를 만들지언정 추호도 파괴하지 못하며, 

무변허공無邊虛空을 붙잡아 단청을 그릴지언정

찰나도 전지傳持할 수 없습니다.

이는 개개箇箇가 원만하고 찰찰刹刹이 구족하여 연화대 위의 만덕존상萬德尊像이나 무간지옥의 극고중생極苦衆生이

호리毫釐도 차이가 없이 절대평등하여 담담적적湛湛寂寂하고, 

휘휘황황煇煇煌煌하니 참으로 신묘불가사의합니다.

이는 사방 제불이 일시에 출현하여

미래겁이 다하도록 설명하려 하여도 설명하지 못하며, 

다만 대사대활大死大活하여 통개洞開하여

심안心眼이 확연철증廓然徹證할 뿐입니다.

홀연히 크게 웃고 바라보니 철수鐵樹에 홍화紅花가 찬란하고 

빙산에 맹화猛火가 염염焰焰합니다.

이에 부처와 조사는 삼천리 밖에 물러서고

곤충과 미물이 겁외劫外의 풍광風光을 구가謳歌합니다. 

생사와 열반은 몽중작몽夢中作夢이며

정찰淨刹과 예토穢土는 안리공화眼裏空華이니 

오직 탕탕무애蕩蕩無礙한 일대활로一大活路에 

우유자재優遊自在할 뿐입니다.

우리 모두 충천沖天의 예기銳氣가 충일充溢하여 있습니다. 

각자各自 신명身命을 불고不顧하고 용맹정진하여 

심안을 활개하여 이 무상정계를 친증親證합시다.

│1981년 9월, 통도사 합동수계식│ 

 

사진 4. 1981년 2월 통도사에서 열린 제1회 단일계단. 사진 불교신문.  

 

주)

(주1) 인도 신화에 나오는 악귀惡鬼의 이름으로 범어 Rākşasī의 음사이다. 달리 ‘나찰귀羅刹鬼’, ‘나찰파羅刹婆’, ‘나차파羅叉婆’라고도 하며 줄여서 ‘나찰羅刹’이라고도 한다. 매우 난폭하고 악하기 때문에 ‘폭악暴惡’ 또는 두려운 악귀이므로 ‘가외可畏’라고도 한다. 『혜림의의慧琳意義』에 따르면 하늘을 날거나 땅속으로 다니며 사람의 피와 인육을 먹는 악귀라고 설명되어 있다.

(주2)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져 고통 받는 중생의 삶.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성철스님님의 모든글 보기

많이 본 뉴스

추천 0 비추천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우) 03150 서울 종로구 삼봉로 81, 두산위브파빌리온 1232호

발행인 겸 편집인 : 벽해원택발행처: 성철사상연구원

편집자문위원 : 원해, 원행, 원영, 원소, 원천, 원당 스님 편집 : 성철사상연구원

편집부 : 02-2198-5100, 영업부 : 02-2198-5375FAX : 050-5116-5374

이메일 : whitelotus100@daum.net

Copyright © 2020 월간고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