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빛의 말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자
페이지 정보
성철스님 / 2022 년 4 월 [통권 제108호] / / 작성일22-04-04 12:14 / 조회6,689회 / 댓글0건본문
평화가 넘쳐흐르는 세계
허공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고 깨끗한 우리들의 마음속에
둥근 해가 높이 떠올라 삼라만상을 밝게 비추니,
거룩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황금으로 성을 쌓고 백옥으로 땅을 덮어
기화요초奇花搖草가 만발한데
진금이수珍禽異獸들이 즐겁게 춤을 춥니다.
평화와 자유로써 모든 세계 장엄하여,
고통은 아주 없고 행복만이 꽉 찼으니
극락, 천당 빛을 잃고 부처님들도 할 말이 없습니다.
개개個個가 영원이며 물물이 무한하고,
탕탕무애자재하여 시공時空을 초월하고 시공을 포함하니,
신비한 이 세계를 무어라 형용할지 말문이 막힙니다.
푸른 물결 속에 붉은 불기둥 솟아나며, 험한 바위 달아나고,
나무 장승 노래하니 참으로 장관입니다.
성인과 악마는 부질없는 이름이니,
공자와 도척이 손을 맞잡고 태평성세를 축복합니다.
이는 허황한 환상이 아니요, 일체의 참모습이니
눈을 감고 앉아서 어둡다고 탄식하는 사람들이여!
광명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대립과 투쟁은 영원히 사라지고 평화만이 넘쳐흐르는
이 세계를 눈을 들어 역력히 바라보며 함께 찬양합시다.
│1985년 1월 1일, 신년법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자
행복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미소를 머금은 행복이 당신의 문을 두드립니다.
삼계三界가 두루 열리고 작약과 수련 활짝 핀 앞뜰에
벌과 나비가 춤추고, 건너 산에서 꾀꼬리 소리 요란한데,
어찌 몽환夢幻 속에 피는 공화空華를 혼자서 잡으려 애를 씁니까.
더불어 재미있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높이 떠올랐던 화살도 기운이 다하면 땅에 떨어지고,
피었던 잎도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갑니다.
이를 들어 연緣이니라, 윤회輪廻니라, 인과因果니라 합니다.
만물은 원래부터 한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시비선악是非善惡도 본래 하나에서 시작된 것이어서
이를 가른다는 것은 마음속에 타오르는 불기둥을 끄려고
대해수大海水를 다 마시려는 것과 같습니다.
사바에 사는 모든 사람들도 원래가 하나요,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비선악의 분별심이 없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사바의 참모습은 수억만 년 동안 비춰주는 해와 같고
티없이 맑은 창공과 같아 청정한 것인데
분별심을 일으키는 마음에서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고,
그로써 욕심과 고통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웃을 나로 보고 내가 이웃이 되고, 열이 하나가 되고,
백도 하나가 되는 융화融化의 중도中道를 바로 보고
분별의 고집을 버립시다.
모두가 분별심을 버리고 더불어 하나가 되어
삼대처럼 많이 누워 있는 병든 사람을 일으키고
본래 청정한 사바세계를 이룹시다.
공자·맹자·예수·부처 거룩한 이름에 시비是非를 논하지 말고,
부처님 생신날 다 함께 스스로 자축自祝합시다.
│1993년 음 4월 8일, 초파일법어│

천지는 나와 같은 뿌리요
천지는 나와 같은 뿌리요 만물은 나와 같은 몸입니다.
천지 사이에 만물이 많이 있지만은 나 외엔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남을 도우는 것은 나를 도우는 것이며,
남을 해치는 것은 나를 해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해치고자 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 이치를 깊이 깨달아 나를 위하여 끝없이 남을 도웁시다.
바위 틈 돌호랑이 일어서서 소리치니
허공이 무너지고 바닷물이 말라버렸네.
크게 웃고 돌아서서 먼 곳을 바라보니
붉은 산호가지마다 달빛이 찬란하다.
│1981년 6월 28일, 정초우 총무원장 취임식│

저작권자(©) 월간 고경.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많이 본 뉴스
-
지리산 무쇠소 사찰음식 일기
지리산 무쇠소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입니다. 소처럼 묵묵히 땅을 일구는 성실함, 무쇠처럼 꺾이지 않는 의지, 지리산처럼 깊고 넉넉한 품이 그 안에 깃들어 있습니다. 그 이름은 수행자의 …
박성희 /
-
동안상찰 선사 『십현담』 강설⑥ - 환향곡還鄕曲
성철스님의 미공개 법문 10 환향곡還鄕曲이라. 불교에서는 대개 본래 자기의 근본 마음을 고향이라 합니다. 그래서 환향은 본 고향에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타향에서 타향살이 하고 …
성철스님 /
-
현대불교가 잃어버린 사문 전통의 메아리
베트남의 거리 수행자 틱민뚜에[釋明慧]가 남긴 질문들 어느 종단에도 소속되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 걷고, 탁발하는 모습을 통해 대중에게 발견된 한 수행자가 베트남 불교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
유권준 /
-
화엄학적 사유를 받아들여 일체현성의 선리 제창
중국선 이야기 55_ 법안종 ❷ 중국이 오대·십국으로 남방과 북방으로 분열된 시기에 조사선 오가五家 가운데 마지막인 법안종이 문익에 의하여 출현하였다. 법안종의 명칭…
김진무 /
-
성철스님, 인공지능 기술로 새롭게 나투시다
백련암에서조차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던 날도 잠깐, 어느새 가을을 품은 솔바람이 환적대를 넘어와 염화실 마루를 쓸고 지나갑니다. 며칠 전 끝난 백중 아비라기도의 열기도 아직은 백련암 뜨락을 넘어서지 …
원택스님 /
※ 로그인 하시면 추천과 댓글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