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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빛의 말씀]
동안상찰 선사 『십현담』 강설 ⑦ 파환향곡破還鄕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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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  2025 년 11 월 [통권 제151호]  /     /  작성일25-11-05 11:23  /   조회9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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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의 미공개 법문 11

 

파환향곡破還鄕曲이라. 앞에서 환향곡還鄕曲이라 해서 지금 고향으로 돌아오는 판인데, 이번에는 고향에 돌아오는 것을 부숴 버린다는 것입니다. 고향에 돌아온다고 하니까 환향還鄕하는 거기에서 사람이 어리석어지거든? 그래서 그런 마음마저도 부숴 버립니다. 입파자재立破自在라고, 세우는 것도 내 마음대로 하고 부수는 것도 내 마음대로 합니다. 거기에서 참말로 자재自在해야지, 뭐 고향에 돌아오면 돌아온다고 집착하고, 부숴 버린다고 하면 부숴 버리는 데 집착하면 안 됩니다. 냉난자지冷暖自知라고, 자기가 실지로 밥을 먹어 보고 물을 마셔 보아서 차고 더운지 알듯이, 어떡하든지 자기가 실지로 깨쳐 봐야 아는 것이지 말로만 해서는 모른다는 말입니다.

 

반본환원사이차返本還源事已差

 

반본환원返本還源 한다는 이것도 이미 어긋났다는 것입니다. 사실 안 맞는 말이다 그 말입니다. 반본환원한다니까 참말로 무슨 반본환원을 하는가 생각하는데, 여기에서 보면 이 말도 틀렸다는 말입니다. 중생이 성불한다고 할 때, 이것은 몽중불과夢中佛果이지 실제 깨친 사람이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성불成佛하니 뭐하니 반본환원하니 견성見性하니 도道가 있니 하는 것은 전부 꿈속에서 하는 소리지 실제 깨치고 나면 그런 것은 없습니다. 

 

사진 1.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예불하고 계신 성철스님. 사진: 주명덕.

 

본래무주불명가本來無住不名家

 

본래 주처住處가 없으니 어떻게 환향을 하는가? 그래서 집이니 뭐니 이름을 지을 수가 없습니다. 본래무주本來無住인데 집이고 환향이고 할 수 있나 말입니다. 이것은 일체언설一切言說이 다 떨어진 데서 하는 소리입니다.

 

만년송경설심복萬年松徑雪深覆

 

만년이나 되는 솔이 꽉 찬 길에 눈이 허옇게 덮여 있습니다.  

 

일대봉만운갱차一帶峰巒雲更遮

 

일대봉만一帶峰巒은 산을 말하는 것이거든? 그 산에 구름이 가려 보이지 않게 막혀 있더라 이것입니다. 고인古人들도 늘 말했듯이, 만년송경萬年松徑 설심복雪深覆이 좋긴 좋은 것 같은데, 거기에 집착하면 참말로 큰 일납니다. 일대봉만운갱차一帶峰巒雲更遮, 구름이 꽉 덮었을 때 일대봉만一帶峰巒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 것이지만 탐착貪著하면 안 됩니다. 파환향破還鄕에도 탐착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빈주목시전시망賓主穆時全是妄

 

빈주賓主가 화목和睦할 때라 했는데, 빈주라는 것은 조동종曹洞宗에서 쓰는 말입니다. 동안상찰同安常察 스님은 조동종曹洞宗 계통 스님인데, 조동종에서는 빈주가 서로 만나고 군신君臣처럼 화합和合할 때를 구경처究竟處라 이렇게 말합니다. 만년송경萬年松徑과 일대봉만一帶峰巒 같은 일체처一切處를 완전히 떠난 구경처를 빈주목賓主穆이라 하고 군신합君臣合이라 한다고 조동종에서는 표현합니다. 그런데, 빈주목시전시망賓主穆時全是妄이라 했습니다. 빈주목賓主穆할 때 이것이 실제로 구경처究竟處냐 하면 아니다 이 말입니다. 이것은 전부 꿈 장난이지 실상이 아니다 이것입니다.

 

사진 2. 포행 중에 걸음을 멈추고 먼 산을 바라보는 성철스님. 사진: 주명덕.

 

군신합처정중사君臣合處正中邪

 

군신합처君臣合處는 군신君臣이 화합한 곳인데, 조동종에서 말하는 구경처究竟處라 하는 것이거든? 그러면 군신합처가 실지 구경究竟이라 할 수 있느냐 이것입니다. 『화엄경』에서도 이렇게 나오거든? 그렇지만 군신합처도 보통으로 보면 구경처 같지만 정중사正中邪라 했습니다. 정正 가운데 사邪지 정도正道, 정견正見이 아닙니다. 일체처도 떨쳐버린, 군신이 합한 구경처도 사실에 있어서는 꿈에서 꿈 장난이지 실지는 아니다 이것입니다. 그래서 파환향곡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거든? 

 

환향곡조여하창還鄉曲調如何唱

 

그러면 고향 돌아온 곡조를 어떻게 부르느냐

 

명월당전고목화明月堂前枯木花

 

명월당전明月堂前에 달이 환하게 밝아 있는데 고목화枯木花는 바짝 마른나무, 죽은 나무라는 말이거든. 바짝 마른 죽은 나무에 꽃이 피었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빈주목시賓主穆時나 군신합처君臣合處가 구경처 같지만 실지는 병病이더라 이것입니다. 그러면 환향곡還鄉曲을 어떻게 말해야 되겠느냐? 환향곡조還鄉曲調를 다 부숴놓아 버렸거든? 그러면 환향곡조를 안 부르는 것이냐? 분명히 환향곡을 안 부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뭐라고 표현하겠느냐? 명월당전고목화明月堂前枯木花라. 캄캄한 밤에 밝은 달이, 명월이 여주如晝거든? 명월이 대낮같이 밝은데 바짝 마른 나무에 꽃이 환하게 피어 있다는 것입니다. 죽은 나무에 어떻게 꽃이 필 수 있느냐 하는 그것은 나중에 공부해 보면 실제로 다 알아. 망상 가지고 사량분별하면 못씁니다. 넘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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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성철스님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여 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으로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20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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