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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세계]
아미타불 수인手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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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자  /  2019 년 10 월 [통권 제78호]  /     /  작성일20-05-29 10:12  /   조회5,615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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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자 | 동국대 겸임교수 · 미술사

 

극락에서 오시는 아미타불

 

 

사진1. 아미타내영도, 남송(13세기),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아미타불은 서방 극락 정토에 계시는 부처님으로 임종 때 극락에 왕생하려는 이들을 맞으러 오시기도 한다. 아미타 내영도來迎圖는 오른손을 내밀어 극락에 왕생하고자 하는 이를 맞으러 극락에서 내려오는 아미타불을 그린 불화를 말한다(사진 1). 내영도 속 아미타불의 아래로 향한 자애로운 눈빛이 머무는 곳에는 표현되지 않은 왕생자가 상상된다. 보는 이로 하여금 아미타불께서 내민 손을 잡고 극락에 동행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품게 한다.

 

아미타불이 왕생자를 맞기 위해 취한 수인을 내영인來迎印이라고 한다. 언뜻 보면 바라는 바를 모두 들어준다는 여원인與願印과 유사하지만, 내영도 속 아미타불이 이 수인을 하면 내영인이라고 부른다.

 

아미타불의 명호와 극락極樂

 

아미타불은 한량없는 목숨을 상징하기 때문에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고 하며, 한량없는 빛을 발하는 분이기 때문에 무량광불無量光佛이라고도 한다. 아미타신앙의 소의경전은 정토삼부경인데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등을 말한다. <아미타경>에서는 ‘아미타불’이라고 하며 <무량수경>과 <관무량수경>에서는 ‘무량수불’이라고 하는데, 아미타불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미타불이 계시는 극락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경전은 <아미타경>과 <무량수경>인데, <아미타경>에서는 극락과 아미타불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곳으로부터 서쪽으로 10만억 불국토를 지나면 극락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곳에는 아미타불이 지금도 설법하고 계신다. 그곳의 중생은 어떠한 괴로움도 없으며 다만 모든 즐거움만 받기 때문에 극락이라고 이름한다.…(중략)… 부처님의 광명이 무량해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도 걸림이 없으므로 아미타불이라고 하며, 부처님의 수명과 중생들의 수명이 한량없고 끝없기 때문에 아미타불이라고 이름한다.’” 

 

즐거움이 끝없는 세계가 극락이며 그곳에는 무량한 광명과 무량한 수명을 가진 아미타불이 계신다는 것이다.

 

상배자上輩者, 무량수불을 따라 곧바로 극락에 왕생

 

극락에 왕생往生하고자 이들을 언급하고 있는 경전은 <무량수경>과 <관무량수경>인데 <무량수경>에서는 왕생자를 상배자上輩者, 중배자中輩者, 하배자下輩者 등 세종류로 구분하였다. <관무량수경>에서는 상배자는 상품상생 · 상품중생 · 상품하생으로, 중배자는 중품상생 · 중품중생 · 중품하생으로, 하배자는 하품상생 · 하품중생 · 하품하생 등으로 세분했는데 이것은 서방정토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9품品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무량수경>은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과 위데희 왕비 사이에 태어난 아들 아사세 태자 사이의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경이 설해졌다. 아사세 태자가 아버지 빔비사라왕을 감옥에 가두어 굶겨 죽이자, 어머니 위데희 왕비는 영축산에 계신 석가여래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위데희 왕비에게 극락을 관觀하는 16가지의 방법을 말씀하셨는데 제14, 15, 16번째가 바로 극락에 왕생하는 9종류의 중생들에 관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세계의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극락에 태어나기를 원하는데 세 종류의 무리가 있다. 상배자上輩者는 출가해 욕심을 버리고 사문이 되고 보리심을 일으켜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며 여러 가지 공덕을 쌓아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생이 임종할 때는 무량수불께서 여러 대중들과 함께 그 앞에 모습을 나타내신다. 그는 곧바로 무량수불을 따라서 극락국토에 왕생해 칠보로 된 꽃 가운데 자연히 화생化生해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고 지혜를 갖추고 용맹하며 신통력이 자재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아난아, 어떤 중생으로서 지금 세상에서 무량수불을 친견하고자 원하는 자는 마땅히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공덕을 닦고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한다.’”

 


그림2. <관무량수경>의 상품상생 변상도, 1853년,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관무량수경>에 삽입된 상품상생 변상도(그림2)의 화면 왼쪽에는 아미타불이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등 여러 대중과 함께 임종자를 맞으러 오는 장면이 표현되었고, 아미타불의 오른손에서 뻗어나온 광명은 방형의 상 위에 앉은 임종을 맞은 수행자의 머리 위를 비추고 있다. 화면 위쪽에는 수행자가 극락에 왕생하는 모습이 구름 위에 생동감있게 묘사되었다. 오른손을 내밀어 왕생자를 내영하는 아미타불이 앞서고 관세음보살이 가지고 온 금강대金剛臺에 앉아 잠깐 사이에 극락에 왕생한 수행자가 표현되어 있다.

 

중배자中輩者, 화현한 무량수불을 따라 극락에 왕생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중배자中輩者는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여 비록 사문이 되어서 큰 공덕을 쌓지 못했지만,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켜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는 사람이다. …(중략) … 공덕을 회향하고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임종할 때 무량수불께서 화신으로 모습을 나타내는데, 광명과 상호가 구족되어 실제의 부처님과 같은 모습으로 여러 대중들과 함께 그 사람 앞에 나타난다.’”

 

<관무량수경>에 삽입된 중품상생 변상도(그림3)의 화면 오른쪽에는 화신으로 오신 아미타불이 오른손으로 빛을 발해 임종을 맞은 수행자를 비추고 있다. 화면 위쪽에는 연꽃 위에 앉은 화신 아미타불을 따라 극락에 왕생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는데, 아미타불이 직접 내영한 상품상생과는 차별이 있다.

 

 

그림3. <관무량수경>의 중품상생 변상도, 1853년,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하배자下輩者, 꿈결에 무량수불을 뵙고 극락에 왕생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하배자下輩者는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설령 온갖 공덕을 짓지 못했지만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고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단 10념念만이라도 무량수불을 염하면서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한다. 혹은 심오한 법을 듣고 환희심으로 믿고 즐거워해 의혹을 일으키지 않으며, 한 생각만이라도 저 무량수불을 생각해 지극한 마음으로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이 임종할 때에 꿈결에서 부처님을 뵙고 왕생하게 된다.’”

 


그림4. <관무량수경>의 중품상생 변상도, 1853년,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 

 

<관무량수경>에 삽입된 하품상생 변상도(그림 4)에는 왕생자를 맞으러 오는 아미타불은 없고 오직 보살만이 있을 뿐이다. 왕생자 역시 수행자가 아니라 속인俗人이다. 화면 위쪽의 극락에 왕생하는 모습은 “보석으로 된 연꽃을 타고 화신불을 따라가 보배 연못 속에 태어나는데 일곱 이레를 지나야 연꽃이 핀다”는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왕생자는 아직 연꽃 속에 있다. 생전의 수행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 극락 왕생의 모습은 <관무량수경> 변상도에 집약되어 있다.

 

아미타구품인

 

“극락세계에 왕생하면 한량없는 수명을 얻고 지극한 즐거움이 끝이 없다”고 설한 <관무량수경>에는 앞에서 보았다시피 극락에 왕생하는 중생이 9품으로 세분되어 있다. 9품의 중생에게 어울리는 아미타불의 설법은 아미타신앙이 유행하면서 아미타구품인阿彌陀九品印으로 정착되었다(그림 5). 상품상생인 ․ 상품중생인 ․ 상품하생인, 중품상생인  ․중품중생인 ․ 중품하생인, 하품상생인 ․ 하품중생인 ․ 하품하생인이 그것이다. 아미타구품인은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설법을 달리하는 아미타불의 설법인이면서, 극락에 왕생하는 아홉 종류의 중생들을 의미한다.

 

아미타구품인 가운데 한 손은 위로 들고 한 손은 배 앞에 둔 수인을 ‘하품중생인’ 또는 ‘중품하생인’이라고 한다(사진 6). ‘품品’은 손이 놓인 ‘위치’ 또는 ‘엄지손가락을 중심으로 맞닿는 손가락’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아미타불의 ‘하품중생인’ 또는 ‘중품하생인’은 우리나라 불상과 보살상이 가장 많이 짓고 있는 수인인데 아미타불이 아닌 경우에는 설법인說法印이라고 부르면 된다.

 


그림5. 아미타구품인 

 


 

사진6. 개운사 아미타불상, 1274년 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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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자
「간다라 불전도상佛傳圖像의 연 구」로 문학박사학위 취득,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불교미술전공 초빙교수, 강원도 문화재전문위원. 저서에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 기록 연구』, 공동 저서로 『치유하는 붓다』·『간다라에서 만난 부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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