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이 본 선승들 모습 생생히 담아 [문화일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06-04 16:25 조회16,403회 댓글0건본문
성철스님이 본 선승들 모습 생생히 담아
‘선문정로’에 강설 붙여 ‘옛 거울을 부수고…’로 재발간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밥먹는 놈 따로 있고 법문하는 놈 따로 있고 잠자는 놈 따로 있는가? 제정신일 때 바로 깨쳤으면 되지 오매일여(寤寐一如·잠을 자면서도 화두를 드는 것)는 뭐고, 뭐 그딴 소리하고 있어….’ 이렇게 덤비듯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흔하디흔한 요즘이다. 허나 심하게 아프거나 생사에 오락가락할 지경을 한번 겪어보라. 대단하게 여긴 자신의 견처가 과연 그때에도 여전히 자신을 자유롭게 하던가?”
1993년 열반한 성철스님이 자신의 대표 저술중 하나인‘선문정로(禪門正路)’를 교재로 삼아, 1983년 해인사에서 강설한 내용 중 일부다. 성철스님이 책을 낸 뒤 스스로 “부처님께 밥값했다”며 만족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진 ‘선문정로’는 선승들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기 위해 역대 조사들의 법문을 모아 풀이한 것. ‘돈오돈수(頓悟頓修·한번 완전히 해탈하면 더 이상 닦을 필요가 없다)’를 강하게 주장하며 한국 불교계에 돈점논쟁(‘돈오돈수(頓悟頓修)’가 맞느냐, 한번 깨친 것으로는 불완전하므로 끝없는 닦아감이 필요하다는 ‘돈오점수(頓悟漸修)’가 맞느냐를 놓고 벌인 논쟁)의 불을 지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이 최근 성철스님의 1983년 강설을 붙여 ‘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장경각)라는 제목으로 재발간되면서, 성철스님이 보고 느낀 당시 불교 선승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주목을 끌고 있다.
“요즘은 몽중일여(夢中一如)는 고사하고, 동정일여(動靜一如)도 되지 않고서 견성했다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근래에도 어떤 이가 하도 깨쳤다고 떠들어 대기에 시자를 시켜 물어보게 한 일이 있었다. 미친 소견이 충천해 부처고 조사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큰소리쳐 대지만, 실제로는 동정일여도 되지 않은 자였다….”
스님은 이 밖에 “흔히 참선하다 기특한 소견이 생기면 그것을 두거 ‘견성했다’거나 ‘한소식했다’고들 하는데 정작 만나서 살펴보면 견성하지 못한 사람하고 똑같다”며 “견성에 대한 그릇된 견해와 망설은 자신만 그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종의 종지(宗旨)를 흐리고, 정맥(正脈)을 끊은 심각한 병폐”라고 주장한다. 이런 이들이 ‘견성했다’거나 ‘한소식했다’고 떠들고 다니면서 자신만 망칠 뿐 아니라 선종의 종지(宗旨)를 흐리며 정맥조차 끊고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와 함께 한번 깨치면 곧장 여래의 지위로 들어가는 것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아마도 100년, 200년 전 사람이 비행기 얘길 했으면 미친 소리라 했을 것”이라며 “이렇다 저렇다 입씨름할 것 없이 직접 비행기를 타 보면 안다”며 부지런히 화두 들고 정진에 몰입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1/18
‘선문정로’에 강설 붙여 ‘옛 거울을 부수고…’로 재발간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밥먹는 놈 따로 있고 법문하는 놈 따로 있고 잠자는 놈 따로 있는가? 제정신일 때 바로 깨쳤으면 되지 오매일여(寤寐一如·잠을 자면서도 화두를 드는 것)는 뭐고, 뭐 그딴 소리하고 있어….’ 이렇게 덤비듯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흔하디흔한 요즘이다. 허나 심하게 아프거나 생사에 오락가락할 지경을 한번 겪어보라. 대단하게 여긴 자신의 견처가 과연 그때에도 여전히 자신을 자유롭게 하던가?”
1993년 열반한 성철스님이 자신의 대표 저술중 하나인‘선문정로(禪門正路)’를 교재로 삼아, 1983년 해인사에서 강설한 내용 중 일부다. 성철스님이 책을 낸 뒤 스스로 “부처님께 밥값했다”며 만족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진 ‘선문정로’는 선승들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기 위해 역대 조사들의 법문을 모아 풀이한 것. ‘돈오돈수(頓悟頓修·한번 완전히 해탈하면 더 이상 닦을 필요가 없다)’를 강하게 주장하며 한국 불교계에 돈점논쟁(‘돈오돈수(頓悟頓修)’가 맞느냐, 한번 깨친 것으로는 불완전하므로 끝없는 닦아감이 필요하다는 ‘돈오점수(頓悟漸修)’가 맞느냐를 놓고 벌인 논쟁)의 불을 지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이 최근 성철스님의 1983년 강설을 붙여 ‘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장경각)라는 제목으로 재발간되면서, 성철스님이 보고 느낀 당시 불교 선승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주목을 끌고 있다.
“요즘은 몽중일여(夢中一如)는 고사하고, 동정일여(動靜一如)도 되지 않고서 견성했다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근래에도 어떤 이가 하도 깨쳤다고 떠들어 대기에 시자를 시켜 물어보게 한 일이 있었다. 미친 소견이 충천해 부처고 조사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큰소리쳐 대지만, 실제로는 동정일여도 되지 않은 자였다….”
스님은 이 밖에 “흔히 참선하다 기특한 소견이 생기면 그것을 두거 ‘견성했다’거나 ‘한소식했다’고들 하는데 정작 만나서 살펴보면 견성하지 못한 사람하고 똑같다”며 “견성에 대한 그릇된 견해와 망설은 자신만 그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종의 종지(宗旨)를 흐리고, 정맥(正脈)을 끊은 심각한 병폐”라고 주장한다. 이런 이들이 ‘견성했다’거나 ‘한소식했다’고 떠들고 다니면서 자신만 망칠 뿐 아니라 선종의 종지(宗旨)를 흐리며 정맥조차 끊고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와 함께 한번 깨치면 곧장 여래의 지위로 들어가는 것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아마도 100년, 200년 전 사람이 비행기 얘길 했으면 미친 소리라 했을 것”이라며 “이렇다 저렇다 입씨름할 것 없이 직접 비행기를 타 보면 안다”며 부지런히 화두 들고 정진에 몰입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1/1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