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탁소리]
『고경』 제100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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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 2021 년 8 월 [통권 제100호] / / 작성일21-08-04 14:05 / 조회3,932회 / 댓글0건본문
“8월호는 『고경古鏡』 제100호가 됩니다. 지령紙齡 100호를 맞은 『고경』에 발행인 스님의 ‘특별한 인사말씀’을 실었으면 합니다.”
『고경』 편집장의 청탁을 받고 글을 쓰기 위해 잠시 회상에 잠기니 28년 전 사리탑 불사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성철 대종사께서 열반에 드시고 2년이 지나 사리탑 불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사리탑 건립과 관련된 소식을 전할 생각으로 1996년 3월 계간季刊으로 『고경』 봄호를 창간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고, 경험도 부족한 상황에서 계간 잡지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성철 스님 사리탑 불사가 3년여에 걸친 불사 끝에 마무리되자 『고경』도 1998년 가을 통권 11권을 끝으로 종간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발간됐던 11권의 계간 『고경』을 다시 넘겨보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불면석佛面石」 난에는 당대의 큰스님을 찾아다니며 대담한 내용이 실렸습니다. 혜암 큰스님, 법전 큰스님, 일타 큰스님, 일각 큰스님, 도우 큰스님, 서옹 큰스님, 인홍 큰스님, 묘엄 큰스님들과의 대담은 훌륭한 역사기록으로 남았으며, 각호에 실린 신도님의 기도체험기는 모든 불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신행수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고경』을 종간하니, 안타까움과 서운함을 호소하는 신도님들의 하소연이 이어져 감당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2012년 3월에 6·7대 조계종 종정 성철 대종사 예하의 탄신 100주년 다례제를 조계사에서 봉행했습니다. 법당 전면을 무대로 장식하여 마당을 가득 메운 사부대중의 축하 속에서 성대히 진행되는 다례제를 보고 그 자리에 참석한 백련암 신도님들이 흔연해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2013년 10월은 성철 대종사 예하의 열반 20주기 추모제가 거행된 해로 2013년 5월 문도 스님들과 협의하여 『고경』을 월간으로 복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탄생한 『고경』이 어느덧 8년 4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러 금년 8월호로 통권 100호가 된다고 하니 감개무량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2013년 5월 월간으로 다시 태어난 『고경』은 가로 12cm, 세로 18.4cm 크기의 64쪽짜리 자그만 소책자 형태로 발간되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다 2018년 6월호 『고경』 제62호부터 책 판형이 가로 14.7cm, 세로 21cm로 바뀌었고, 쪽수도 124페이지로 대폭 증면되었습니다. 발행 호수가 높아짐에 따라 내용도 많아지고 자연히 페이지도 늘어나 『고경』 제100호는 200쪽에 달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특히 제62호부터 “승조 대사의 『조론』은 어떤 책인가?”를 주제로 연재를 시작하여 제74호에 끝을 맺었습니다. 당시 독자님들은 - 죄송한 표현으로 - 멘붕에 빠진 것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반 불자가 이해하기엔 글들이 적지 않게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교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아져야 되고 그런 내용을 잡지에 담아야 된다는 편집 방침은 확고했습니다. 최근엔 대중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내용 수위를 조금씩 조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현직에 있는 한 일간신문의 수장을 만나고 온 편집장이 말했습니다.
“요즈음 시대는 모든 것이 모바일에서 이뤄집니다. 종이책 보다 전자책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고경』도 손 안의 모바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두세 달 동안 홈페이지와 모바일 버전을 새롭게 구축했습니다. 『고경』의 모든 내용은 모바일 시스템으로 서비스하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는 편집장의 열정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시대상황을 반영하여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고경』’으로 전환하지만 여전히 종이 책에 익숙한 독자들을 고려하여 종이 잡지도 발간한다고 하니 독자의 입장에서는 편리한 매체를 선택하면 되리라 봅니다.
끝으로 『고경』 제100호를 기념하여 「중도의 철학적 의미」라는 제목의 별책부록을 발간합니다. 울산대학교 박태원 교수님이 쓴 이 글은 성철 큰스님의 중심사상인 중도사상이 갖는 철학적 의미를 소상히 밝히고 있습니다. 훌륭한 글로 『고경』 제100호를 축하해 주신 박태원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고경』을 통해 성철 큰스님의 사상, 교리, 불교역사, 불교문화 등을 널리 전할 것을 다짐하며 지령紙齡 100호를 맞은 『고경』과 함께 독자 여러분들께 인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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