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및 특별기고]
성철 큰스님 큰 빛으로 나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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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철스님 / 2021 년 10 월 [통권 제102호] / / 작성일21-10-05 10:20 / 조회7,395회 / 댓글0건본문
특별기고
퇴옹당성철대종사 열반 28주기 추모
성철 큰스님께서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나신 지 벌써 28주기가 다가옵니다. 진리를 향한 철저한 구도심과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셨던 큰스님의 수행 가풍은 모든 불자들에게 무명을 밝히는 횃불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가야산을 처렁처렁 울리시던 큰스님의 사자후를 그리워하며,
1993년 큰스님 열반에 맞춰 고 이창섭 옹이 쓰신 <근도퇴옹대선사謹悼退翁大禪師>를 한글로 옮깁니다.
혜운 이창섭 옹 근서
근도퇴옹대선사謹悼退翁大禪師
동방대사엄운서東方大士奄(주1)云逝
소수문천하처거搔首問天何處去
초목조령풍석력草木凋零(주2)風淅瀝(주3)
산하적막인무어山河寂寞人無語
오매일여진묘오寤寐一如眞妙悟
사생불이철반야死生不二徹般若
자등응세위진량慈燈應世爲津梁(주4)
조도중맹만겁허照度衆盲萬劫許
계유癸酉(주5) 구월九月 염칠일念(주6)七日
속가제자俗家弟子 혜운慧雲 이창섭李昌燮(주7) 곡배만哭拜輓
삼가 퇴옹 대선사를 애도함
동쪽 땅의 대사께서 문득 돌아가셨다고 말하니
머리를 긁적이며 어디로 가셨냐고 하늘에 반문하네.
초목은 시들어 가고 바람마저 휑하니 부는데
산과 물은 적막하고 사람들은 모두가 말을 잊었구나.
자나 깨나 성성한 화두로 참으로 깨달았으니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닌 진정한 지혜의 경지로다.
자비의 등불은 세상사람의 나루터와 다리가 되시고
만겁토록 눈먼 중생을 밝게 비추어 구원하옵소서.
계유년(1993) 9월 27일
속가재자 혜운 이창섭 통곡하며 슬퍼하나이다.
1993년 11월 10일, 해인사 연화대에서 거행된 성철 큰스님 다비식 중 거화 장면. “스님, 불 들어갑니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사진 주명덕.
주)
(주1) 엄奄:문득.
(주2) 조령凋零:조락凋落. 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
(주3) 석력淅瀝: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쓸쓸한 모양.
(주4) 진량津梁:나루와 다리. 물을 건너게 해 주는 것.
(주5) 계유癸酉:1993년.
(주6) 염念:이십. 스물 입.과 같다.
(주7) 이창섭李昌燮:유儒·불佛·선仙을 두루 섭렵한 대 한학자. 이순耳順이 넘은 나이에 고전 번역을 시작, 선림고경총서의 『인천보감人天寶鑑』을 비롯하여 선서禪書 및 어록語錄, 천태종의 교의서, 조선시대 성리대전으로 꼽히는 이만부李萬敷의 『도동편道東編』 등 10여년 만에 280여 권의 주옥같은 고전을 번역함. 2000년 7월 16일, 75세를 일기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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