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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묵향을 더듬다]
유형과 무형이 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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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섭  /  2018 년 3 월 [통권 제59호]  /     /  작성일20-05-22 08:32  /   조회5,368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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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최원섭

 

여하튼 정신상(情神上) 일대(一大) 변환으로 막대한 정신력이 발휘됨은 부동(不動)의 사실이다. 그러나 또한 수도과정상(修道過程上) 종종 변환이 있으나 이것은 구경 변환 즉 무심위(無心位)에서의 일대 변환과는 천지현격(天地懸隔)(주1)한 것이다. 그럼으로 진정한 변환이란 무심위 이후 변한이라야 되나니 이도 또한 물체의 최미(最微)(주2)인 핵변환에서만 원자력이 발휘됨과 동일한 사실(事實)이다.

 



 


무심위에 도달키도 지난(至難)(주3)한데 무심위에서 또한 근본적 변환이라면 불가능한 사실로 의구(疑懼)할런지도 모르나 핵원자력은 핵변환에서만 한(限)하듯이(주4) 진정한 오도(悟道)는 무심위의 변환에서만 오는 것이다. [37b] 무심위의 일대 변환으로 진여위(眞如位)에 도달하여 획득한 능력만으로서 전술한 전(全) 사실을 확증하는 것이니 이 구경위(究竟位)에 도달치 못하고 공연히 전기(前記)의(주5) 제반이론과 체험만 배격(排擊)한다면 기술의 부족으로 핵변환을 못식히고(주6) 원수폭(原水爆)(주7)만 용인함과 갓흔 것이다.

 



 


이 물질의 최후 변환인 핵변환과 같은 무심위에서 변환된 진여위의 상태는 실로 불가설(不可說) 불가념(不可念)인 부사의 경계(不思議境界)에서 필설(筆舌)이 난진(難盡)이지만은(주8) 석가는 비언(比言)(주9) 정유리(淨瑠璃) 내에 보월(寶月)을 담음과 갓다[여정유리내함보월(如淨瑠璃內含寶月)] 즉 깨끗한 유리 속에 밝고 맑은 보배달을 담아둔 것 갓다는 말이다. 숙면중에서도 명명불매(明明不昧)(주10)한 무심위에서 [38a] 보면은 유심위는 암실(暗室) 심야(深夜)와 갓흐나 무심위에서 전환하여 진여위에서 보면 무심위 역시 심야갓흔 것이 정유리(淨瑠璃) 내 보월(寶月)을 비언형용(比言形容)함(주11)이니 즉 상적조(常寂照)(주12)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하니 요(要)는 핵변환을 하여 원자력을 이용하여야 하며 여하한 노력을 하던지 무심위에 기어(期於)코 도달하여 그 곳에서 일대 변환을 하여 진여증지(眞如證知)를 얻어 영원한 자유인이 될 것뿐이다. [38b]

 

라. 색공불이(色空不二)와 등가원리(等價原理)

 

막대한 원자력은 핵변환으로 질량에너지로 이용되는 때 발생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질량과 에너지는 당량(當量)(주13) 관계로 상호 가환(可換)되여 질량과 에너지가 각립(各立)(주14)한 것이 안이요 질량이 즉 에너지요 에너지가 즉 질량이라는 것이 명백하여진 것이다.


금일 원자과학의 위대한 업과(業果)(주15)는 여기에 있는 것이니 에너지와 질량 동등원리 즉 등가원리(等價原理)를 확립하였으며 따라서 원수폭(原水爆) 제조에 성공한 것이다. 핵의 분열 혹은 융합으로써 질량과 에너지를 상호 변환식히지 못하면은 이 세기적(世紀的) 경이(驚異)인 원수폭(原水爆)은 불가능한 것이니 이 질량 - 에너지의 상호변환의 [39a] 성공은 수천년간 인지(人知)의 합동 금자탑(金字塔)(주16)일 것이다.


불교에 있어서는 삼천(三千) 전에(주17) 발써 이러한 동일 원칙에 도달한 것이니, 즉 유형(有形, 색[色])을 무형(無形, 공[空])으로, 무형(에너지)을 유형(질량)으로 상통환동(相通換同)(주18)한 것이다. 이에 대하야 부동(不動)의 명문(明文)이 있으니 불교에서 최(最)근본시(根本視)하는(주19) 『반야심경(般若心經)』이 즉 그것이다.

 



 

 

관자재보살이 깁흔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 오온(五蘊, 물체 총칭)이 개공(皆空)한 것을 빛어보와 일체 고액(苦厄)을 버서낫나니라.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행심반야바라밀다시(行深般若波羅蜜多時)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

 

반야는 지혜란 말이요 바라밀은 도피안(到彼岸)이니 즉 깊흔 대지혜의 힘으로 상주불멸(常住不滅)하는 진여의 피안(彼岸)[39b]에 도달할 때 유형[오온(五蘊)]이 전부 무형(공[空])임을 보고 일체 고액을 해탈하였다는 뜻이다. 심심(深深)한 지혜로써 진여를 증(證)할 때 유형이 즉 무형임을 보왔다는 말이니 곳 계속(繼續)하여 색(色, 유형)이 즉 공(空, 무형)이요 공이 즉 색이라 갈파(喝破)(주20)하였으니 이를 색공불이(色空不二)라 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 제법(諸法)의 공상(空相),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인 공상[空相])인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 불감(不減)(주21)이라 고창(高唱)(주22)한 것이다. 심심(深深)한 지혜력이 안이면은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 유형이 곳 무형이며 무형이 곳 유형인 색공불이(色空不二)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주)

(주1) 천지현격(天地懸隔) : 하늘과 땅 사이의 간격만큼 심한 격차.
(주2) 최미(最微) : 가장 작음.
(주3) 지난(至難) : 매우 어려움
(주4) 한(限)하드시 : “한정하듯이”
(주5) 전기(前記)의 : “앞에서 적은”
(주6) 못식히고 : “못 시키고”
(주7) 원수폭(原水爆) :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주8) 필설(筆舌)이 난진(難盡)이지만은 :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가 무척 어렵지만”
(주9) 비언(比言) : 비유로 말하다.
(주10) 명명불매(明明不昧) : 밝고 밝아 어둡지 않음.
(주11) 비언형용(比言形容)함 : 비유로 설명함.
(주12) 상적조(常寂照) : 항상 고요하면서 비춤. ‘고요함’과 ‘비춤’은 성철 큰스님이 교학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신 방식이다. 굳이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수행을 통하여 나의 힘을 기르는 일이 ‘고요함’이고, 그렇게 완성된 나의 지혜의 힘을 발휘되는 것이 ‘비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단계적이거나 순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새로 나의 힘을 기르거나 지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는 완전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철 큰스님도 ‘고요함’과 ‘비춤’으로 일단은 나누어 설명하신 다음에는 고요함이 비춤이고 비춤이 고요함이라는 설명을 반드시 붙인다.
(주13) 당량(當量) : 화학반응에서 화학량론적으로 각 원소나 화합물에 할당된 일정한 물질량.
(주14) 각립(各立) : 각자 개별적으로 성립함.
(주15) 큰스님이 적으신 원문은 ‘성과(成果)’로 적었다가 앞의 ‘성(成)’을 ‘업(業)’으로 고쳤다. 그러므로 여기의 ‘업과(業果)’는 ‘업적(業績)’ 등 다른 단어를 의도했을지도 모른다.
(주16) 금자탑(金字塔) : 큰스님의 원문은 ‘금자탑(金子塔)’으로 되어 있다.
(주17) 삼천(三千) 전에 : 맥락적으로 ‘삼천년 전에’를 의미한다.
(주18) 상통환동(相通換同) : 서로 통하여 서로 바꾸어도 같음.
(주19) 최(最) 근본시(根本視)하는 :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보는”
(주20) 갈파(喝破) : 큰 소리로 꾸짖어 기세를 눌러 버림, 또는 정당한 논리로 그릇된 주장을 깨뜨리고 진리를 밝힘.
(주21) 불감(不減) : 잘 아는 것처럼 실제 『반야심경』은 ‘부증불감(不增不減)’으로 되어
있다.
(주22) 고창(高唱) : 높이 목소리를 높여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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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섭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상미디어의 불교 주제구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원과 금강대학교 인문한국연구센터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외래강사. 대중문화를 통해 불교를 전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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