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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및 특별서평]
방편혜·실혜를 중심으로 『유마경』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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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  2019 년 6 월 [통권 제74호]  /     /  작성일20-05-29 11:33  /   조회5,072회  /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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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 도서출판 중도 편집실장

 

『유마힐소설경』에 대해 길장(吉藏, 549~623)이 주석한 『유마경의소』를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인 김호귀 박사가 번역해 도서출판 ‘중도中道’에서 출판되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유마경』은 비유와 역설의 수사학을 통해 대승불법의 도리를 펼치며 불교수행에 대한 지침서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중국의 선종에서는 보리달마로부터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었고, 초기선종의 시대부터 선종의 문헌에서도 어떤 경전보다도 빈번하게 인용되어왔으며, 현재에도 가장 보편적으로 읽히고 있는 대승경전 가운데 하나이다.

 

 

 

동국대 김호귀 교수가 번역하고 도서출판 중도가 펴낸 길장의 유마경의소.

 

『유마경維摩經』의 완전한 명칭인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은 『불가사의해탈경不可思議解脫經』·『유마힐경維摩詰經』·『정명경淨名經』·『불법보입도문삼매경佛法普入道門三昧經』·『설무구칭경說無垢稱經』이라고도 하는데, 반야부 계통 경전 이후에 성립된 경전으로서 반야개공般若皆空의 사상에 의거하여 대승보살의 실천을 보여준다. 비야리성의 장자인 유마힐(維摩詰, Vimalakīrti)이 소승의 견해를 지니고 있는 불제자들을 일깨워 대승에 눈뜨게 하려고 방편으로 병을 보이고 문병을 유도하여 찾아온 그들에게 대승의 이념에 바탕 한 보살행에 대하여 설법한 내용을 담고 있다. 후대에 화엄종·삼론종·천태종·선종 등에서도 널리 유통되었다. 

 

후진後秦의 구마라집(鳩摩羅什, Kumārajīva)이 406년에 장안長安의 소요원逍遙園에서 번역하였는데 3권 14품이다. 현존의 한역 이역본으로 오吳의 지겸支謙이 번역한 『불설유마힐경佛說維摩詰經(유마힐소설부사의법문지칭일명불법보입도문삼매경維摩詰所說不思議法門之稱一名佛法普入道門三昧經)』 2권본 14품, 당唐의 현장玄奘이 번역한 『설무구칭경說無垢稱經』 6권본 14품 등이 있다.

 

길장의 『유마경의소』는 경전의 원문에 대한 낱낱의 대목마다 주석을 붙이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있어서 길장의 학문적인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방편혜方便慧와 실혜實慧의 이혜二慧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길장은 『유마경의소』에 앞서 『정명현론』을 지었다. 저술을 통해 『유마경』의 대의를 비롯하여 경전 전체의 구성과 의의 등에 대하여 기술해 당시 사부대중이 『유마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유마경의소』의 대의는 이 책의 제1권 제1인 ‘깊고 얕음을 결정하다[정천심定淺深]’에 잘 나타나 있다. 설명을 덧붙이면 사족蛇足이 될 것 같아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

 

“대저 지극한 취지趣旨는 언설이 없지만 현묘한 책들이 널리 퍼져 있고, 법신은 형상이 없지만 미혹한 중생은 곧 형체가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언설이 없지만 언설로 말하지 않을 수 없고, 형상이 없지만 형상으로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언설이 없지만 언설로 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장대한 교망敎網이 생사의 바다에 펼쳐져 있고, 형상이 없지만 형상으로 나타내지 않을 수 없은 즉 일체의 유위법이 ‘환幻과 같은 줄 이해하는 지혜[여환지如幻智]’에 머물며 육도를 유희한다. 이런 까닭에 이 『유마경』에 대해 인人과 법法의 두 가지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그 인人이라는 말은 소위 정명淨名이다. 청정한 덕성이 안으로 충만하고 아름다운 명성이 밖으로 충만하여 천하에 널리 가득하므로 정명이라 말한다. 어찌 번뇌의 원적怨賊을 항복시키는 것에 그치겠는가. 모든 외도를 제어하고, 또한 오백의 성문이 스스로 불민不敏하다고 말하며, 팔천의 보살이 상대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렸다. 말한 바 법法은 소위 불사의해탈不思議解脫이다. 안으로는 공용功用이 없어 사량에 의거하지 않고, 밖으로 교화가 유미幽微하여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으므로 부사의라고 말한다. 자재하게 노닐면서도 진루塵累에 구속되지 않고, 말씀과 관찰이 함께 어울려서 심心과 혜慧의 두 가지 지혜가 항상 병립하므로 해탈이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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